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획특집
밀라노프젝트를 탐사하다
밀라노프로젝트의 ‘사실’과 ‘오해’를 탐사하다(1)
MP는 정말 실패한 국책사업인가?
기사입력: 2016/09/29 [14:27]  최종편집: TIN 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TIN 뉴스

밀라노프로젝트(Milano Project ; 대구섬유산업육성진흥사업. 1999~2003년. 이하 MP) 추진의 공과(功過)에 대한 조용한 논란이 십 수 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최초의 지방비 연계 초대형 국책사업이라 할 수 있는 MP가 착수된 지 18년, 사업이 종료된 지 13년이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사업 착수 직후부터 있어왔던 부정적 시각, 즉 ‘철저히 실패한 국책사업’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부정적인 인식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산업정책 또는 국책사업이 발주되거나 심의되어질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어김없이 거론되면서, 답습하지 않아야 할 비교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기류는 수도권 등 여타 지역, 여타 산업 뿐 아니라 심지어 대구섬유업계 내에서도 일부 상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 대해 MP사업의 주최 측에서는 매우 안타까워하며, 억울해 하고 있다. 또한 이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도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대구섬유업계 일각에서는 이처럼 실체도 없는 입소문이 수그러들지 않음에 따라 아예 차제에라도 ‘MP’라는 단어를 거론하거나 단어 사용조차 자제하자는 이야기 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MP는 엄연히 그 실체가 현실로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도 좋든 싫든 계속해서 전국적 관심의 대상에서 쉬이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이에 MP와 관련해 앞서 공개된 다양한 보고서와 언론보도 자료, 탐문 등을 통해 그 사실과 오해를 밝혀보고자 한다.

 

▲     © TIN 뉴스

 

◆MP의 태동

“대구를 동양의 밀라노로 육성․발전시키라.”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1998년 3월 11일 대구시를 방문해 사업비 6,800억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 수행을 이같이 지시했다.

 

같은 해 7월 31일 대구시는 국민회의 대구시지부와 시정협의회를 갖고, 섬유산업육성을 위한 패션어패럴단지 조성 등에 필요한 사업비 6800억원이 지원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대구시는 섬유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현재의 대량생산체제로는 한계에 다다른 만큼 정부주도 하에 패션․디자인 및 어패럴 산업의 육성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당에서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구시는 “앞으로 섬유산업 육성을 위해 5년 동안 ‘섬유․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건립과 대구섬유패션대학설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섬유개발연구원 30년사’에서도 MP의 태동 시점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MP 출발은 1996년 10월 26일,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통령후보였던 김대중 총재는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8명과 대구를 방문해 지역 섬유인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이 때 참석자들 사이에서 “비록 대구가 화학섬유도시이지만 당시 세계 최고의 섬유선진도시로 급부상한 이탈리아의 밀라노(모직물과 견직물 중심)와 같은 명품도시로 만들어야 가야한다”는 의견이 오고갔다. 

 

이 날의 간담회가 MP 출발의 시발점이었을까? 당시 다른 현안이 많았음에도 이후 김대중 총재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대구섬유산업육성 지원정책이 우선적으로 발표되며 추진하게 됐다.

 

당시 우리나라 경제는 IMF 국제통화기금, 1997.12.03~2001.08.23)에 금융 지원 요청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섬유업계는 산업합리화 업종 지정기간 만료(1986.07~1995.06) 이후, 섬유업계가 자율로 새로운 발전방안, 즉 21세기형 섬유산업의 新비전 등을 모색하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1998년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그 해 9월 9일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은 섬유패션산업 관계자 2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그동안 신산업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대구지역 섬유산업육성방안(밀라노프로젝트)’을 발표했다. 

 

정부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간 총 6,800억원을 들여 단순 직물단지에 불과한 대구지역을 이탈리아 밀라노에 버금가는 세계 최대의 고급 중간재 공급기지로 발전시키는 한편 생산․패션․유통산업이 복합된 섬유패션도시로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우선 2002년까지 정부예산 770억원과 민자 1,000억원을 투입, 대구시 동구 봉무동 일대에 30만평 규모의 ‘패션어패럴밸리’를 조성해 패션디자인과 봉제부문을 적극 육성키로 했다. 또 섬유산업의 고급화를 위해 중소 섬유직물․의류업체의 신상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03년까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내에 신제품개발센터와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대구염색산업단지 내에 염색디자인실용센터 등 각종 기반시설을 설립키로 했다. 

 

기존 섬유기술대학(2년제)은 노동부 산하 섬유기능대학을 흡수․통합해 2002년부터 섬유패션대학으로 확대하고, 패션디자인과․한복디자인과․패션유통과 등의 5개과를 신설해 전문기술인력의 양성에 주력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400억원을 투입, 화섬업체의 고급직물 제조용 신섬유소재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첨단염색가공기술개발사업에도 190억원을 지원, 산학연 협동개발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은 예산당국이 부처 간 충분한 조정과정 없이 뜬구름 잡기 식으로 수립·발표된 각종 중장기계획을 상반기 중 대폭 정비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이 1999년 2월 19일 발표한 1999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이 중 건교부 소관 국도대체 우회도로 기본계획(30년), 국가지원지방도중장기사업계획(30년), 21세기 국가철도망구축기본계획(23년), 산자부의 대구섬유산업육성사업계획(5년), 중소형항공기개발사업(8년), 다목적실용위성개발사업(10년), 핵심자본재국산화 5개년계획, 해양부의 수산진흥종합대책, 교육부의 제2차 교육입국을 위한 교육발전 5개년계획 등은 법적근거조차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MP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각종 보고서 내용을 종합해보면, 1999년부터 동시에 시작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 연계 산업정책(5개년 사업)이라 할 수 있는 ‘4대 지역 지역산업전략사업(부산 신발산업, 광주 광산업, 경남 기계산업)’으로 발전하게 되는 근거가 되었고, 더욱 확대되어 3개 권역(대전·충청권, 전라·제주권, 울산·경북·강원권) 9개 시․도 지역산업진흥사업으로 확장되는 모태가 됐다. 

 

MP는 섬유산업 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수단 개발능력 배양과 표준화된 모델 시범사업 전개로 국가균형발전계획 입안의 단초가 됐으며, 중소기업 참여 중심의 연구개발(R&D)과 스트림사업 확산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마침내 MP로 인해, 정부(산업자원부)가 2000년대 초 산업연구원에 용역을 주어서 정부정책의 과제를 오늘날처럼 시스템화 시키는 제도적 근거를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물론 그 시행과정에서 정부와 국회, 기업 간에 일부 논란과 논쟁도 있었지만, 이후 국가 정책과제는 기계, 전기전자, 메디컬 등 전 산업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는데, 실제로 현재와 같은 신 성장산업 발굴 및 융합첨단산업 전개, 예비타당성사업 수행 등으로 확산·진전하여 나가게 되는 단초가 됐다. 좀 더 부언하면, 이전까지 특정 법령 제정에 의해서만 시행되던 중앙정부 중심의 국가 산업정책이 지방정부와 민간이 참여하여, 정책과제화로 추진되는데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 2000년 2월 28일 김대중 대통령 한국염색기술연구소를 방문했다.     © TIN 뉴스

 

◆MP 추진과정

MP의 시행과정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갈등의 연속’이었다. 정책수립과 집행에 있어 지방정부와 민간에게 처음으로 참여기회가 주어진 외형적 대형 국가정책사업이다 보니 추진과정에 서 곳곳에서 시시때때로 크고 작은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했다. 

이러한 내부적 파열음은 섬유패션산업의 안팎, 그리고 대구지역 내외의 산업 환경 등으로부터 불신과 질시를 불러온 계기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서 MP는 시행 초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도 뚜렷한 근거도 없이 잘못된 국가정책을 논할 때면 의례적으로 못난 오리털처럼 뭇사람들의 입방아에 쉽게 오르내리는 등 자유롭지 못하다.

 

다음은 연합뉴스 등의 보도 기사를 중심으로 MP 추진 상황 관련 자료를 시기별로 발췌 편집한 내용이다.

 

#보도 1

총사업비가 6,800억원에 이르는 MP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갈등으로 시행 초기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1999년 2월 25일, 대구지역 섬유산업육성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MP가 시행 원년인 올해 1,3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등 의욕적인 출발을 했으나 해당 지자체인 대구시가 갑자기 MP의 전반적인 주도권을 요구하고 나서는 바람에 추진 자체가 답보상태에 빠졌다. 

산자부에 따르면 대구시는 정부가 전체 예산의 54%인 3,670억원을 지원하지만 섬유산업 육성에 대한 방안 마련과 구체적인 추진 계획 등은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해당 지자체에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내고 있다. 대구시는 또 MP 추진의 중심이 될 ‘대구지역섬유산업육성추진위원회(가칭)’의 구성도 안정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원로를 중심으로 한 위원회 구성을 계획하고 있는 업계 및 산자부 생각과는 달리 패기와 의욕을 갖춘 업계의 신세대 관계자들도 구성하기를 강력히 희망하는 바람에 구성자체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이런 사정으로 사업 자체가 표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자체의 의견은 듣되 기본 계획은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올 상반기 중에 중소기업청 대구지청에 대구사무소를 개설, 직접 사업을 관장할 방침이다. 대구사무소에는 국장급 1명을 포함해 모두 3명의 산자부 직원이 상주하면서 프로젝트의 개별 사업 등을 추진하게 된다. 정부는 MP를 위해 이미 작년에 신제품개발지원센터와 염색디자인실용화센터 등 2개 사업을 위해 40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도 1,352억원의 예산 가운데 정부 지원분인 835억원을 올 1.4분기에 지원하기로 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보도 2

산업자원부는 섬유산업 육성을 위한 대구 MP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오는 6월 국장급을 단장으로 한 가칭 ‘MP 추진단’을 대구 현지에 설치키로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1999년 3월 31일, 올해부터 오는 2003년까지 모두 6,800억원이 투입되는 산업부문 최대 프로젝트인 MP를 정부 주도로 추진하기 위해 추진단을 설치키로 행정자치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국장급을 단장으로 과장 1-2명, 사무관 3명을 두며 2003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산자부는 추진단 파견요원들은 별도 정원으로 하기로 행자부와 실무적으로 합의했고 다음 주 직제개편에서 발생한 잉여인력을 활용키로 했다. 추진단은 MP가 원만하게 추진되도록 이해집단간의 갈등을 종합조정하고 프로젝트 추진과정에서 문제점을 점검, 정책에 반영하는 임무를 띤다. 또 대구시 주도로 4월 중에 구성할 섬유산업육성추진위원회에도 멤버로 참석해 조정역할을 맡는다. MP는 대구시와 섬유업계간의 주도권 싸움으로 초기 단계에서부터 갈등이 빚어지는 등 문제점을 노출시켜왔다. 김대중 대통령도 3월 31일 산자부 국정개혁 보고회에서 이 문제를 지적, 이해집단간의 갈등을 해소해 당초 계획대로 프로젝트가 원만히 추진되도록 박태영산자부장관에게 지시했었다.

 

#보도 3

대구시는 1999년 4월 19일 MP 및 2002년 월드컵대회의 특별상황실을 이번 주 내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의 MP특별상황실 설치와 함께 한국섬유개발연구원, 한국염색기술연구소 등도 같은 시기에 MP 사업추진의 효율화를 기하여 위하여 산업자원부 역임자를 영입하기도 했다).

 

#보도 4

국민회의가 MP를 점검하기 위해 당 정책추진 평가단을 대구에 파견키로 했다. 국민회의 대구시 지부는 1999년 5월 3일 밀라노 프로젝트로 명명된 대구의 섬유산업육성정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정책추진 평가단이 오는 4일 대구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장영철정책위의장, 권정달경북도지부장 등으로 구성된 정책추진평가단은 이날 대구시청에서 산업자원부, 대구시, 대구상의, 섬유업체 및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동안 MP현안사항에 대한 간담회를 갖는다. 이어 대구염색공단과 섬유산업 관련 업체도 방문할 예정이다. 정책추진 평가단은 이날 간담회 및 업체 방문에서 파악한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사항과 토론 결과를 분석, 정리한 뒤 이를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MP추진과 관련, 대구시와 섬유업계간에 섬유단체장 세대교체를 놓고 빚어진 갈등이나 대구시의 향후 역할, 프로젝트 추진 주체 등이 앞으로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보도 5

대구시는 1999년 5월 4일 산업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섬유산업육성방안인 MP의 조정권이 중앙에 집중돼 있어 지역실정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에 사업 집행의 권한을 줄 것을 건의했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국민회의 정책추진평가단과 가진 MP 현안사항에 대한 간담회를 통해 “올해부터 2003년까지 6,800억원을 투입하는 총 17개 사업 가운데 산자부(12건)와 노동부(1건), 중소기업청(2건) 등 중앙정부가 15건을 주관하고 지방자치단체 주관 사업은 2건에 불과해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미흡하다”고 지적, 이같이 건의했다. 대구시는 “중앙정부는 섬유산업구조개선 기본계획 수립 등 기본정책을 결정을 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실정을 정확하게 파악, 일관성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집행에 대한 권한을 주는 기능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현행 MP 집행체계는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 노력보다는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로비를 통해 업계의 개별이익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많다”며 “임기가 보장돼 있고 책임소재가 명확한 지자체에서 실질적인 사업의 집행과 사후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일본과 이탈리아가 각각 지난 1967년과 1971년 섬유산업법을 제정해 성공적으로 섬유산업 구조조정을 이뤄낸 사례가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정치적․행정적 책임을 지고 섬유산업의 구조개선을 촉진하고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섬유산업구조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대구시는 법적 근거는 없으나 이미 설치한 MP추진위원회에서 사전 심의․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최대한 수용해 줄 것도 건의했다.

 

#보도 6

문희갑 대구시장은 1999년 5월 14일 대구시를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에게 한 시정개혁보고를 통해 “21세기에는 ‘활력 있는 선진 일류도시’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경제. 문화. 환경. 복지. 질서를 고루 갖춘 도시로 건설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MP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상황실과 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으며 섬유 선진도시인 이탈리아 밀라노 시와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연철 대구시교육감은 “MP 추진과 관련해 섬유전문 인력 공급을 위한 실업계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보도 7

1999년 11월 4일, 대구를 동양의 밀라노로 바꾸겠다는 커다란 밑그림을 가지고 대구시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MP가 10월말 현재 18.5%의 종합 진도를 보이며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MP 17개 사업 중 핵심사업인 패션어패럴밸리 조성과 섬유기능대학 확대개편 사업은 각각 타당성조사 용역발주 지연과 학과 및 부지선정 난항 등으로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4월까지 패션어패럴밸리 조성과 관련, 기초용역 발주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용역방법 등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면서 사업추진이 지연돼 현재 용역기관 선정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 또 섬유기능대학 확대개편도 부지 매입비용과 개교시기 등의 문제가 얽혀 해답을 찾지 못하다가 이달 중 테스크포스 형태의 특별소위원회를 구성해 이 같은 문제를 결정짓는다는 방침만 정해둔 상태다. 반면 2001년 4월 준공 예정인 섬유종합전시장은 가장 빠른 54%의 진도를 보이고 있고 대구시 북구 산격동 종합유통단지 내에 건설 중인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도 53%의 비교적 높은 진도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염색디자인실용화센터와 니트 시제품 가공공장은 지난달 착공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신제품개발지원센터는 이달 중 공사입찰을 통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보도 8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3월 유럽 순방기간 중 밀라노를 방문하여, 대구 섬유산업발전을 위한 MP를 설명하며 밀라노와 대구시간 패션디자인사업의 협력을 당부하고,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이탈리아 섬유연구센터간의 기술교류협력서를 체결했다. 또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패션학교인 세콜리의 대구분교를 내년에 설립하기로 하는 등 대구-밀라노간의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보도 10

대구경북섬유산업육성추진위원회가 문희갑 대구시장 단독 위원장 체제에서 민간업계 대표 1명을 위원장으로 추가 선출하여, 공동위원장 체제를 갖췄다. 2000년 5월 9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섬유산업육성추진위원회 제6차 회의를 개최하고 민병오(조양모방 대표이사)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이는 지난 3월 산업자원부가 제시한 ‘대구경북지역 섬유산업육성사업 운영지침’에 따른 것이다. 추진위는 또 2000년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목적사업인 ‘차세대 기능성 소재 개발’ 등 22개 과제와 한국염색기술연구소 목적사업인 ‘전자빔을 이용한 염색가공기술 연구’ 등 22개 과제의 추진계획안을 각각 의결했다. 대구시는 “공동위원장 체제로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사업추진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효율적인 사업추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도 11

대구경북섬유산업 육성추진위원회는 2001년 4월 3일 오후 시청 상황실에서 ‘제8차 섬유산업육성추진회의’를 개최했다. 공동의장인 문희갑 대구시장과 민병오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회장의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노희찬 대구상공회의소 회장과 함정웅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 안도상 대한직물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등 8명이 추가로 육성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에 따라 육성추진위원회는 기존의 24명에서 32명으로 확대 개편돼 MP추진에 힘을 싣게 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한국염색기술연구소에서 마련한 2001년도 목적보조사업 추진 계획안을 심의, 의결함에 따라 이들 연구소들의 연구 활동이 본격화됐다.

 

◆섬유 불황 도래로 MP에 대한 부정적 시각 대두

2000년 상반기 섬유산업에 불어 닥친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말미암아 MP추진에 대한 또 다른 부정적인 시각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당시 섬유경기 악화로 화섬 원사 및 직물, 염색을 비롯한 섬유업계 전반이 원가상승, 수출부진, 재고누적 등 불황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었다. 

 

국내 최대의 화섬원사 생산지역인 경북 구미공단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생산설비 신증설 확대로 현재 폴리에스테르 일일 생산량이 4천여 톤으로 적정 생산량의 20%를 초과하고 있었다. 

 

직물업계도 임직업체의 주문량이 감소됨에 따라 임가공료도 동반하락, 채산성이 낮아지고 있었음에도, 업계는 혁신 직기의 회전수를 높이는 등 단순 생산량 증대를 통해 가공료 하락에 대처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악성 재고 누적에 의한 경영악화 등으로 악순환이 재연 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견직물공업협동조합은 최근 긴급 이사회를 소집, 조합과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산업자원부 등으로 화섬직물업계 불황의 원인 분석을 위한 실태조사단을 꾸렸다. 

 

지역 염색업계도 배럴당 3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 국제 원유가격이 안정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염료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호소했다. 또한 과다한 근로시간을 동반하는 불법 2교대 근무제와 관련,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지역 100여개 사업장이 검찰의 처벌을 앞두고 있는 등 업계 전반의분위기가 위축돼 있는데다 정부에서 근로시간 단축 문제까지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향후 인건비 부담도 크게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다. 

 

또 업계는 3D 기피 현상으로 당장 부족한 인력 충원도 힘든 실정이어서 갈수록 인력난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밖에도 저임금 노동력으로 무장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추격까지 강화되고 있어 국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마저 줄어드는 등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이에 지역 섬유업계 일각에서는 MP사업에 대해 “천문학적인 국책사업비를 들여 중장기계획을 추진하기 보다는 눈앞에 봉착한 불황을 해소하기 위해 어려움에 처한 업체에게 1억원씩 나누어 지원해주면 6,800개 업체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이상한 풍문이 폭넓게 난무하기도 했다. 

 

당시 광공업통계에 따르면 대기업을 포함한 전국의 섬유제조업체 수는 약 7,000여개. 여기에다 지역의 여타 업종, 여타 분야는 물론이고 수도권에서 조차 대구섬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좋지 않게 전개되어 갔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2001년 6월 10일자 기사에서, 중앙정부는 MP와 관련된 건물과 기초설비 투자 등 예산 집행에만 신경을 쓰고 있을 뿐 국내 섬유산업의 재편성이라는 커다란 틀에는 관심이 미흡하다는 업계의 불만을 그대로 전했다. 당초 관(정부) 주도로 시작돼 관련 업계의 참여가 부족한 것도 문제. 또 수도권에 몰려 있는 패션업체와 디자이너들의 프로젝트 참여와 유인책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다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KIET)이 사업기간이 아직 채 종료되지도 않은 시점인 2003년 10월 정부에 제출한 ‘4대 지역 지역산업진흥사업의 평가와 후속사업 기본방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의 섬유진흥사업(MP)은 생산, 수출, 고용 등의 측면에서 단기간에 실효성을 거두기가 불가능해 대구를 패션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당초의 시나리오 설정은 비현실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구섬유산업은 사업이 시행되더라도 경제파급 효과 면에서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대구를 아시아의 밀라노로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해 이태리 남성정장 업체 등 외국기업의 유치 등에만 혈안이 되는 등 “현실성이 낮다”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보고서는 또 “전시컨벤션센터,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를 별도로 분리해 건립한 것은 철저한 사업계획에 기초하지 않은 것”이라며 “특히 2004년 이후 상당한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시장, 회의실 기능이 중복되는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를 수백 미터나 떨어진 곳에 건립한 것은 불필요한 중복투자”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내용은 보고서의 정부 제출 1년이 지난 2004년 8월 23일 국회에 보고되었는데, 오늘날까지 그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이 자료의 제출을 요구한 산자위 소속 임인배 국회의원은 “전국 4대 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에서 유독 대구섬유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대구섬유 한계론이 지역에서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계기가 되었고, 정부기관 마저 이따금씩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해 대구시와 섬유업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결국 MP에 대한 맹목적 비난이 난무하게 되었다.

 

또 한국경제 2005년 4월 5일자 기사는 최근에는 감사원까지 밀라노프로젝트 추진을 제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감사원은 대구시에게 “패션산업육성이 어려우니 직물과 염색에 충실하고 패션어패럴밸리조성사업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설상가상 일부 지원기관에서 입찰과 관련 비리까지 적발되면서 MP의 총체적인 난맥상이 드러났다. 막대한 국고 낭비가 확인된 셈이다. 

대통령까지 발 벗고 나섰던 국가전략산업이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린데 대해 사업을 주관한 산자부 관계자는 “대통령 지시사업이라는 이유로 기초적인 타당성 분석에서 소홀했던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라고 털어 놓은 일화일까 전해지고 있다.

 

이후 MP는 대선, 총선 등 선거정국과 맞물릴 때마다 지속적으로 부정적 시각만 부각되는 등 전형적인 정치적 정책 사업으로 낙인찍히게 되었을 뿐 지금까지도 객관적이고 냉철한 종합평가 한번 받아 본적이 없는 게 사실이다.

 

박원호 기자 tinnews@tinnews.co.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광고
포토뉴스
FRJ, 여름 겨냥 신규 데님 핏 출시
1/9
광고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