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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종합
‘개성공단 폐쇄’ 한국 섬유산업 왜 침묵만 하나
최동진 ㈜디엠에프·㈜대명위더스 대표
기사입력: 2020/02/22 [01:05]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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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최동진 ㈜디엠에프·㈜대명위더스 대표는 개성공단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아는 섬유패션산업 유관기관들이 정부 눈치만 보면서 공단 재개에는 나몰라라 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 TIN뉴스

  

 

물류시간·언어·기술력 장점… 소롯트 다품종 한국시장에 최적
개성공단 중요성 아는 섬유패션 기관들 재개 위해 함께 나서야
입주기업들 재가동 될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 절실


개성공단 폐쇄 4년이 되던 2월 10일,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던 그 시각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뒤편으로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곧 이어 미대사관을 배경으로 “미국은 남북협력 막지 말라”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 선언하다” “다시 열자 개성공단” “다시 가자 금강산”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열어내자” 등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입주기업들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즉각적인 재개 촉구 선언과 미국의 남북협력 방해에 대한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위해 모였다.


이 자리에는 국내 유명브랜드 청바지 납품 1위업체로 지난 2009년 4:1의 경쟁을 뚫고 후발업체로 개성공단에 입주했다가 두 번의 공단 폐쇄를 통해 적지 않은 피해를 본 최동진 ㈜디엠에프·㈜대명위더스 대표도 있었다.


최동진 대표는 4년 전 공단 폐쇄로 악몽이 현실이 된 상황에서도 천신만고 끝에 베트남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은 개성공단에 가 있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개성공단 폐쇄 4년을 맞아 재개 촉구 각계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미국은 남북협력 막지 말라”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 선언하다” “다시 열자 개성공단” “다시 가자 금강산”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열어내자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하고 있다. © TIN뉴스

 


섬유패션산업 살 길은 오직 개성공단

 

“1차적으로 전 세계 어디에도 개성공단만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은 없다. 위치는 북한에 있지만 한국에 있는 공장과 똑같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시장 자체가 소롯트 다품종 생산의 소비자 반응 생산체제로 가고 있는데 개성공단은 바이어가 요구하는 것을 하루 또는 2~3일만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다.”


“개성공단과 베트남의 물류시간을 비교하면 개성공단이 1시간이라면 베트남은 최소 7~10일이 걸려 바이어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체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


“시간 타임으로 봤을 때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나. 무엇보다 베트남은 공장 라인이 커 소롯트 생산은 아예 할 수가 없다.”


“예전에 우리도 경기가 좋고 장사도 잘되고 했을 때는 봄에 팔 거를 겨울에 미리 대량으로 생산해 봄이 되면 팔았다.”


“그러다 잘되면 대박이고 안되면 재고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데 이런 시장 흐름은 국내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없어졌다. 그런 점에서 베트남은 지금의 한국시장과는 전혀 맞지가 않다.”


“반면 개성공단은 한국시장에 특화되어 있다. 동대문시장처럼 오늘 저녁에 원단을 갖다 주면 내일 물건을 팔 수 있도록 셋업이 되어 있다. 소비자 반응에 따라 바로 기획해서 생산해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최동진 대표는 언어가 같은 개성공단이 베트남에 비해 기술력에서 5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 TIN뉴스


“개성공단과 베트남의 인건비는 크게 차이 없지만 기술력은 개성공단이 베트남보다 5배는 우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생산량도 훨씬 좋다. 무엇보다 개성공단은 서로 대화가 되다 보니 기술에 대한 전달력이 뛰어나다.”


“그에 비해 베트남은 기술에 대한 전달력이 거의 없다. 기술용어의 경우 통역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게 있다. 통역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전달이 안되면 이해를 못하게 되고 결국 돌아서서는 딴 짓을 하게 된다.”


“베트남에 규모가 작은 공장들은 통역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보다 그전에 한국에서 공장생활을 하며 어깨 너머로 한국말을 배운 사람에게 통역을 시킨다.”


“전문적인 통역 지식이 없다보니 전달 과정에서 다른 걸로 이해해 제품에 문제가 생기는 사고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런 점에서 통역의 중요성이 굉장히 크다. 같은 언어를 쓸 수 있다는 것이 개성공단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다.”

 

 2016년 개성공단상회를 방문한 박원순 시장이 최동진 대표가 생산한 청바지를 살펴보고 있다. © TIN뉴스


“개성공단을 만든 정권이 지속적으로 갔으면 점차적으로 개성공단이 확대 발전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남북관계가 안 좋아지면서 개성공단이 중단이 되고 사업도 진전이 안됐다.”


“처음부터 개성공단에는 염색단지까지 할 수 있게끔 조성이 되어 있었다. 대구에서도 시장조사를 몇 번 했는데 남북관계가 안 좋아지면서 정치적으로 묶여버리는 불안한 상황에 놓이자 결국 못 들어갔다.”


“개성공단에서 생산하기 위해서는 모든 원부자재가 남측을 거쳐 직접 들어갔다. 원부자재 뿐만 아니라 5만3천명이 생산 활동 하는데 필요한 것 모두가 남측에서 들어갔다. 개성공단이 중단되면서 대구염색단지 뿐만 아니라 관련된 곳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그런 곳을 우리가 과감하게 계획도 없이 문을 닫아버렸다. 개성공단은 입주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섬유패션산업이 다 같이 살 수 있는 확실한 길이다. 그럼에도 한국섬유산업연합회나 패션산업협회, 염색공단 등 섬유패션산업 관련 단체나 기관들은 침묵만하고 있어 안타깝다. 개성공단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면서도 정부에 대한 눈치 때문에 재가동 촉구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지 않는지  이유를 묻고 싶다.”

 

 2013년 8월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에서 최동진 대표가 정상화 염원 서명을 하고 있다. © TIN뉴스

 

 

정권 바뀌면서 발전 기회 발로 차

 

“3번째 후발업체로 입주하다보니 개성 주변에서 채용할 수 있는 인력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기숙사를 만들어 다른 지역 인력을 데려오기로 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없던 일이 됐다.”


“없는 인력을 받다보니 연령층이 높아지고 봉제인력도 여자가 부족하니까 남자를 넣어줬다. 결국 20~30대 중반까지 일할 수 있는 연령층의 노동자가 50대 55세까지 올라갔다. 북한의 정년이 58세정도 되는데 북한의 58세와 우리의 58세는 일의 능률면에서 천지차이다.”


“개성공단은 시범단지, 본단지 1차, 본단지 2차 순으로 단계별로 인력이 투입 되는데 기숙사가 무산되면서 우리 같은 후발업체들은 인력이 부족해서 굉장히 어려웠다. 정부가 안전하게 사업할 수 있다고 해서 개성공단에 들어갔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기존 계획을 싹 무시해버리고 갈아엎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외부적으로는 나타나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인력문제 같은 것에서 선발업체와 후발업체들 간의 갈등도 있었다. 2005년에 처음 들어간 업체들은 개척할 때 나름 고생을 많이 했다. 반면에 1000명의 인력을 요구했으면 1000명에 대한 인원을 20대로 다 받을 수 있었다. 한 번에 받아서 전체적으로 가르치고 개성공단이 중단 될 때까지 10년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최동진 대표는 후발업체로 개성공단에 입주해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성토했다. © TIN뉴스

 

“특히 언어가 되다보니 기술을 가르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6개월, 7개월 이후부터 생산되는 양이 어마어마했다. 반면 후발업체들은 인력 부족에 남북관계까지 안 좋아져서 바이어 이탈 등 여러 가지로 굉장히 어려웠다. 입주시기별로 환경이 다르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우리 같은 경우 2009년 2월 1000명을 수용하는 시설을 오픈해 1차 40명을 받아 교육시켜 1개 라인 만들어 그렇게 3~4년 동안 총 41차례에 걸쳐서 700명 인원밖에 못 받았다. 그 700명의 평균나이도 45세였다. 그러다보니 딸하고 어머니가 같이 근무하기도 했다.”


“41차례에 걸쳐 인원을 받아 그때그때 가르쳐 2012년 겨울이 되면서 바이어가 자리 잡고 수익구조 날만하니까 2013년 4월 개성공단이 중단됐다. 당시 홈쇼핑에서 메인드인코리아 청바지로 16만장을 완판시키면서 추가 오더를 왕창 받아놨는데 6개월동안 공단이 중단되면서 당시 원부자재 등 손실본 게 30억 정도 됐다.”


“개성공단에 두고 온 원단이나 운영 못 한 것 손해보고, 무엇보다 바이어들한테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다시 원단을 재발주하고 중국과 베트남에서 비싼 비용으로 생산해 납품을 해주다보니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라도 정부에서 영업 보상이라든가 개성공단에 설치된 설비나 인프라에 대한 미래가치와 개성공단 사업이라는 시너지에 대해서 인지를 해줘야 한다.”

 

▲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장충동의 양복등 의류를 생산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방문,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개성공단을 응원하는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뒤에 최동진 대표가 서있다.  © TIN뉴스

 

실태조사와 기업별 맞춤형 지원 절실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다시 폐쇄 됐을 때도 그 다음해 정권이 바뀌면 재가동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잔뜩 하면서 사업을 시작을 했다. 차라리 그런 기대라도 안 했으면 그때 바로 사업을 접었을 것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4년 동안 문재인 정부 들어온 후 10원짜리 하나 해준 게 없다. 그러니까 얼마나 원망스럽겠나. 차라리 기대를 안했으면 안했지. 그래서 우리가 요구를 하는 게 개성공단이 재가동 될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실태조사를 통한 기업별 맞춤형 지원이다.”


“개성공단이 폐쇄됐어도 기존에 국내나 해외에 생산기지를 가진 기업들은 버틸 수 있는 반면, 개성공단에만 인프라를 가진 기업들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입주업체 간에도 입주시기에 따라 수익 차이도 커 보상에 대한 절실함이나 온도차가 크다. 그래서 통일부나 지원재단에서 진행하는 각각의 기업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고 거기에 따른 자금 지원이나 이자 감면 등의 맞춤형 지원을 해야한다.”


“우리도 4년 동안 있다가 죽기는 너무 억울해 있는 것 없는 것 다 끌어 쓰면서 베트남에 나가 발버둥 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래서 힘들다. 버티다 죽어버리면 재가동이 된다 해도 들어갈 수가 없다.”


“우리처럼 개성에 인프라가 있다가 베트남에서 처음부터 다시 인프라를 만들어 수익구조를 내려면 보통 3년에서 4년 걸린다. 개성공단이 중단이 안됐으면 편하게 갈 수 있는데 중단되면서 대출받은 것, 베트남에 투자했던 것에 대한 이자를 내면서 힘들게 버티고 있다.”

 

 2018년 최동진 대표를 비롯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악수장면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 TIN뉴스


“내 잘못에 의해 그런 게 아니고 남이 해코지를 해서 무거운 짐을 지게 됐는데 누가 책임을 지나 정부가 져야 한다. 통일부가 존재하는 이유가 개성공단이나 남북경협에 있다면 어떻게라도 가지고 가야 하는데 600명 정도 되는 통일부 직원 누구도 개성공단 입주기업 이렇게 만들어 놓고 관심 갖는 직원이 없다.”


“개성공단이 중단됐을 때 통일부 관료가 기업이 왜 돈이 없냐고 물었다. 그래서 기업이 당신네들 같이 국민세금에서 일 년 예산 받아서 창고에 넣었다가 때 되면 월급 주는 줄 아냐고 되물었다. 기업은 한 달 벌어서 한 달 월급 준다. 기업을 생각하는 공무원들의 태도에 너무 실망했다.”


“2013년 개성공단 재가동을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진행하고 앞으로 당시 어떠한 정세에도 영향을 받지 않게 하겠다고 대통령이 약속했다. 그러면서 기업들도 하루라도 빨리 들어가려는 생각에 정부한테 그동안의 보상이나 피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했다.”


“당시 이렇게 해서라도 사업을 하겠다는 기업의 생리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 다 같이 피해에 대한 보상 없이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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