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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공정거래 속에 벤더-협력사 상생 꽃 핀다”
원단 및 염색가공업체, 생사기로 ‘마지막 승부수’
기사입력: 2020/03/16 [00:21]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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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국내 섬유 생산기반

무너지면 모두가 공멸” 경고

 


상생(相生)은 ‘둘 이상이 서로 북돋으며 다 같이 잘 살아감’을 의미한다. 또는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연 국내 대형 벤더와 협력사의 상생은 이러한 의미에 부합하고 있을까?, 양 쪽 모두가 만족하고 있는가? 아니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 있지는 않은가?

 

일부 벤더사와 협력사들은 ‘한 쪽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불공정 거래’라고 단언한다. “상생은 없을뿐더러 앞으로도 상생은 없다”라고 단언하는 이들도 있다. 

 

국내 대형 벤더와 섬유업체들의 해외 생산기지 이전으로 국내로 돌아오는 일감은 매년 줄어들고 있고, 그나마 돌아오는 일감도 정상(공정거래) 수준의 임가공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협력사들은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시행, 각종 기업에 대한 규제 때문에 날로 인건비 비중만 높아지고 정작 손에 쥐는 돈은 적다. 일부 업체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경영 개선에 돌입한 상황.

 

과거와 달리 대량 오더가 줄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소비 행태와 브랜드들의 운영 전략이 전환되고, 여기에 더 이상 소비자들의 옷 구매력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 벤더들의 횡포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협력사들이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벤더들 배만 불리는 거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러니 만큼 벤더와 협력사 간 상생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재고되어야 할 적기임이 분명해 보인다. 이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협력사들의 생존에 대한 위협일뿐더러 더 나아가서는 국내 섬유 생산기반이 무너질 경우 벤더를 포함한 업계가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따라서 오랜 관행처럼 굳어졌던 샘플료 미지급, 에어 차지 과잉 청구, 라인 블랭크 과잉 청구 등등 소위 일부 벤더사들의 부당거래 행위는 반드시 근절되고 시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와 함께 벤더들이 지급하는 임가공료도 현실성을 감안해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모 섬유염색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나라 섬유산업에서 협력사라는 말조차 껄끄럽다. 그냥 하청업체 일 뿐이다. 근본적으로는 시작부터가 잘못 됐다. 실례로 벤더 발주 시 편직물량을 가공 후 무게 측량 시 오버차지에 대해서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바이어들의 경우는 무게 오버 부분에 정확히 인정하고 비용을 추가 지급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클레임 부분 역시 기본적으로 발주 계약금액에 2~3%는 클레임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근본적으로는 이것은 벤더 오너들의 문제다. 오너들의 경영방식과 협력사에 대한 개념이 따르지 않으면 결국 그 밑에 직원들은 실적을 위해 온갖 갑질 행위를 저지를 수밖에 없다. 나 역시 벤더들이 변하리라고는 생각지는 않는다. 요즘 더 어렵고 힘겨운데 벤더들의 횡포가 더 극에 달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염색임가공료 부분에 대해서도 “그동안 염색임가공료의 경우 수십 년째 제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30% 이상 더 깎였다. 솔직히 가격을 많이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다. kg당 100원이라도 올려주기를 바라는 정도인데 이마저도 들어주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모 섬유업계 관계자는 “우리처럼 수출보다는 내수 비중이 큰 경우 벤더들과의 접점이 크지 는 않지만, 벤더들의 부당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분명히 수출오더를 진행하는 업체들로서 더 어렵고 힘겨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벤더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벤더 관계자도 이러한 협력사들의 주장에 동의하는 이야기를 건넸다. 

“벤더들의 갑질은 누군가의 입을 통해 언젠가는 터져 나올 일이었다. 요즘 다들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에서 협력사들도 이제는 더 이상 눈치를 볼 여력이 없다. 그럼에도 벤더들은 변할 것 같지 않다. 욕심들이 너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공정거래 측면에서 각 벤더들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부당한 거래를 해온 건 사실이다”면서 “분명한 건 벤더와 협력사 간에 상생은 반드시 필요하다. 동시에 벤더 입장에서도 글로벌 바어이들의 무리한 요구를 온전히 떠안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라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규모가 크건 작건 간에 일부 국내에 생산기반이 남아있고 없고는 다르다. 이러한 부당 거래는 결국 그나마 남아 있던 국내 협력사들마저 모두 공멸시키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대형 벤더의 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러 벤더들의 갑질로 지목된 샘플료 미지급의 경우 연중 오더를 진행하거나 스팟의 경우 100% 샘플료를 지급하고 있다. 또 우리와 거래가 없더라도 샘플 요청을 진행한 경우 마찬가지로 샘플료를 지급하고 있다.

때론 샘플 진행 과정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벤더와 협력사가 반반씩 부담할 수도 있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라인 블랭크의 경우 공장 라인이 한 번 삐거덕거리면 하루 손실액이 크다. 함부로 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뿐더러, 그런 식으로 거래를 지속한다면 국내 원단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임가공료 인상 요구에 대해서도 “임가공료 인상 부분도 서로 협의가 필요하다. 벤더 입장에서도 올려달라는데로 무조건 다 올려줄 수도 없을뿐더러 벤더들이 더 이상 바이어들로부터 오더를 받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현실을 뻔히 알면서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또 “혹여 직원들의 개인 행위일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장담할 수 없지만 회사 방침은 원칙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면서 일방적인 보도보다 쌍방의 의견을 모두 들어보는 공정한 보도를 요구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역시 협력사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국내 제조기반이 살아야 우리 벤더들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들이 잘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다른 A 벤더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관련해 내용에 대해 답변할 이야기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B 벤더도 서면을 통해 “당사는 해외 40여개 브랜드 및 바이어와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과의 관계를 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혀왔다.

 

그동안 벤더의 부당거래에 대한 시정요구는 늘 있어왔고, 그럼에도 변화하지 않고 있다.

벤더들은 국내 생산 기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당거래가 지속된다면 결국 국내 생산기반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다.

 

혹자는 “공단 내 업체들도 오늘∙내일 근근이 버티고 있다. 길어야 3~4년이면 남아있는 공장들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남아 있는 국내 생산 공장들이 공멸한다면 결국 벤더들도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건 자명하다. 이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벤더와 협력사 상생은 이상일 뿐일까? 벤더들에게 묻고 싶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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