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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종합
개성공단 입주기업 “이제는 희망이 원망으로”
17일 기자회견 열고 연락사무소 폭파 관련 유감 표명
기사입력: 2020/06/29 [10:09]  최종편집: TIN 뉴스 이 기사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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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입주기업들이 17일 서울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침통한 마음으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 TIN뉴스

 

 

코로나 이중고 “공동선언 이행 지지부진, 억장 무너져”

북측 행위 지나치지만 원인은 미국 눈치 본 우리 정부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면 공단 재개 밀어붙였을 것

 

정기섭 회장을 비롯한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입주기업들이 17일 서울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 7층 협회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침통한 마음으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에서 경고한지 12일 만인 전날 오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당시 김 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남한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연락사무소 폐쇄, 9·19 군사합의 파기, 개성공단 완전 철거 등을 경고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판문점 선언을 통해 설치된 이후 매주 1회 연락사무소 소장회의가 열렸지만 지난해 2월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회의가 열리지 않았고 올해 1월부터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운영이 중단됐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에서 경고한지 12일 만인 전날 오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 TIN뉴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전날 있었던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몰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취재진들이 모여 발붙일 곳조차 없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모인 기업인들은 “북한은 더 이상의 사태악화를 중지하라” “우리 정부는 9.19 평양공동선언 즉각 이행해라” “미국은 남북협력 더 이상 방해 말라”는 구호를 외쳤으며, 곧이어 입장문 낭독을 통해 남북 양측에는 도발 자제와 공동선언의 이행을, 미국 정부에는 지원과 협력을 촉구했다.

 

먼저 북측 정부에는 개성공단이 남북 국민들의 땀과 열정으로 가꿔온 평화공단으로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4년 넘게 공단 재개를 위해 불철주야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공단 재개를 영구히 막는 더 이상의 조치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 정부에는 사태의 발단은 대북 삐라(전단) 살포지만 그 배경은 4·27판문점선언과 9·19공동선언에서의 정상간 합의를 이행하지 못한데 있다며 남북 정상간 공동선언의 이행, 특히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철도도로 연결사업의 조속한 추진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정부의 의지 표명을 촉구했다.

 

끝으로 미국에게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남북협력에 대해 사사건건 제동을 건 결과가 이 같은 초유의 사태를 야기했다며 미국은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사태해결을 위해 남북의 합의를 존중하고 지원할 것과 남북 간 협력에 관련된 사항을 더 이상 방해하지 말기를 촉구했다.

 

▲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관련 입장을 밝힌 후 개성공단 입주기업현황판을 보며 폭파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 TIN뉴스

 

정기섭 회장은 “남북 양측 정부의 약속을 믿고 개성공단에 입주했고 개성공단 재개 희망을 놓지 않았던 우리 기업인들에게 현 사태의 전개는 우리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며 “개성공단은 우리 입주기업인의 희망일 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의 평화와 협력을 상징하는 곳”이라며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남북 양측 정부가 정상회담 등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에 노력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 들어서 진행한 4·27과 9·19선언에 대한 합의 이행을 그동안은 미국의 반대 때문에 진행을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작은 것 하나도 이행하지 않은 것은 북측에게 남측에 대한 신뢰가 깨지게 하고 분노하는 상태가 되게 만들었다”며 “결국 대북전단 살포 문제가 기폭제가 됐지만 실질적인 원인은 우리 정부에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측이 ‘전단 살포하는 쓰레기들과 묵인한 자들에게 내리는 벌’이라고 했는데 대북전단 살포 문제는 박근혜, 이명박 정부에서도 막았던 것인데 문재인 정부는 사실상 방치해왔다”며 “전단 살포하는 사람들은 남북 간에 화해와 협력의 관계가 훼손대고 서로 적대시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연락사무소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속으로는 환호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와 같이 남북 간에 화해와 협력을 바라며 가슴이 미어지고 잠 못 이뤘던 사람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줬다는 것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용 전 회장은 “북측의 이번 조치는 ‘판문점 선언’ 결실이라는 상징을 지닌 연락사무소 폭파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개성공단 관리위원회 청사의 외벽 유리가 무너졌지만 공단내 개별기업의 건물까지는 손상을 주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2018년 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정기섭 회장과 함께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로 참석했는데 당시 개별공장까지는 둘러보지 못했지만 거기서 만난 북측 관리자들의 말에 의하면 개성공단은 북측에서 잘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8년 9월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다녀왔는데 그때 당시 정상회담이 열리고 분위기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외무상 같은 북측 고위급들이 일개 기업인에 불과한 저한테까지 불만스런 어조로 한 얘기가 당시 고위급회담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여러 차례 언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측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또 언론에서도 보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설명했다.

 

이어 “정상 간에 합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4.27, 9.19 선언 약속이 2년여 동안 지켜지지 않았다는데서 이런 상황이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께서 그 동안에 북미회담에 상당히 치중했던 것을 지양하고 남북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서 하겠다는 말씀을 신년사부터 지금까지 쭉 하고 있는데 그 부분이 단초를 가져왔다고 본다”면서 “4.27, 9.19 선언을 우리 정부가 선제적으로 이행을 해야 된다는 게 기업인들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학권 고문은 “대다수의 많은 기업들이 부도를 맞거나 간간히 연명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 TIN뉴스

 

김학권 고문은 “기업별로 투자한 규모는 다르겠지만, 10여 년 동안 개인 자산도 많이 투입됐고, 또 북한 근로자들과 함께 생산 활동을 한 상징적인 장소가 무너진다고 하니 기업인들 입장에서는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라며 “더 이상의 어떤 대립 관계가 진행되지 않고 하루빨리 수습되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평화의 공간으로 다시 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방북 승인과 관련해 정기섭 회장은 “통일부 대변인이 방북 승인 발표와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방북 승인이 오로지 시설 점검을 위한 것이지 재개와는 아무 상관없다며 연결 짓지 말라는 얘기를 했는데 굳이 안 해도 될 얘기를 한 것”이라며 “결국 북측에서 공단 재개도 안할 것이면 올 필요 없다며 승인을 거절했다”며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계속 신청을 했지만 공단 재개에 대한 의지 표명을 먼저 요구하면서 결국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또 “북측 사회의 특성을 역지사지로 생각해야 한다”며 “북측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신격화된 존재나 마찬가지인데 그런 존재가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아무런 조건 없이 대가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얘기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노이 노딜 이후에 우리 정부는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북측 입장에서 보면 심각한 망신을 당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보상과 관련해 김학권 고문은 “공단 폐쇄로 인해 정부로부터 3분의 1정도 피해보상을 받았는데 그마저도 우리가 10여 년 동안 든 보험금을 대출받은 것으로 보상이나 지원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실질적으로 보험금 외에 받은 것은 보험 가입자의 절반정도인 미가입자들에 대한 5% 정도의 지원이 전부라며 그것 외에는 특별히 보상이라는 차원에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것은 없다”면서 “지금 몇몇 기업들만 겨우 견디지 대다수의 많은 기업들이 부도를 맞거나 간간히 연명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날리는 모습  © TIN뉴스

 

정기섭 회장은 “통일부가 집계한 피해가 9000억인데 124개 입주기업들이 파악한 실질적인 피해를 합치면 1조5천억”이라며 “통일부의 집계에는 맹점이 있는데 공단은 2016년에 문을 닫았지만 2010년 5.24 대북제재 조치로 제대로 된 신규투자를 그동안 할 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공장이라는 게 투자하기 싫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투자할 상황이 발생한다”면서 “그러다보니 신규투자의 경우 제대로 된 법적처리가 어려워 1억 원짜리 기계를 5백만 원이라 신고하게 되고 결국 나중에 5백만 원밖에 인정을 못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완제품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인정받았다”며 “보험의 경우 한도가 70억으로 원하는 대로 들을 수 있는 일반적인 보험과는 조건이나 혜택 면에서 여러 가지가 다르다”며 “기업들이 받아야 할 시장 가격에 준하는 보상을 받기에는 보험 자체에도 많은 문제가 있었다”며 “헌재 위헌 결정이 민사상의 국가손배소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헌재의 결정도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정기섭 회장은 “앞으로의 상황이 저희가 뭘 하고 안 하고 할 사항은 아니라 당분간은 지켜봐야 한다”며 “문제는 4년 4개월 이상 지나다보니 기업들도 많이 지쳐있고 의지도 상당히 꺾인 상태”라며 “더욱이 문재인 정부를 믿고 기다려왔는데 우리나라가 이렇게까지 미국에 예속되어 있을지는 생각을 못했다”면서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면 공단 재개를 밀어붙였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지방에서 급하게 올라온 한 기업인은 희망을 버린 지 오래라며 쓴 웃음을 지으며 애써 입장에 대한 표명을 자제한 후 서둘러 서울역으로 향했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입장문(전문)

 

16일 오후 북측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였다. 한반도 평화의 상징 이었던 개성공단에 소재한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침통한 마음으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

 

남‧북 양정부의 약속을 믿고 개성공단에 입주했고 개성공단 재개 희망을 놓지 않았던 우리 기업인들에게 현 사태의 전개는 우리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

 

개성공단은 우리 입주기업인의 희망일 뿐만 아니라 우리민족의 평화와 협력을 상징하는 곳이다.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남‧북 양측 정부는 정상회담 등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입주기업 전체의 뜻을 모아 아래와 같이 요청한다.

 

1. 북측에 강력히 촉구한다. 개성공단은 남북 국민들의 땀과 열정으로 가꿔온 평화공단이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4년 넘게 공단 재개를 위해 불철주야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공단 재개를 영구히 막는 더 이상의 조치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

 

2. 정부당국에 촉구한다. 사태의 발단은 대북 삐라(전단) 살포지만 그 배경은 4.27, 9.19 정상간 합의를 이행하지 못한데서 발생했다. 남북 정상간 공동선언의 이행, 특히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철도도로 연결사업의 조 속한 추진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정부의 의지 표명을 촉구한다.

 

3. 미국에게도 촉구한다. 미국이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남북협력에 대해 사사건건 제동을 건 결과가 이 같은 초유의 사태를 야기했다. 미국은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사태해결을 위해 남북의 합의를 존중하고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

 

2020. 6. 17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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