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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찬 삼일방직(주) 회장(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
기사입력: 2010/07/02 [15:36]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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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섬유뉴스
▲ 노희찬 삼일방직(주) 회장(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     ©
열린 생각으로 변화 나서고 자신만의 특화 구축 시켜야

“솔직히 지금은 섬유산지 대구만의 특징자체가 소진된 상태예요. 예전에 수도권에서 되지 않은 것들을 대구에서 찾을 수 있었지만 이젠 수도권에서도 안 되는 게 없습니다. 또 중국으로 대구만의 기술이 많이 넘어갔어요. 대구섬유업계는 이를 똑바로 직시해야 합니다.”

노희찬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의 첫말은 전통적인 세계섬유산지로 명성을 떨쳐온 대구의 지리멸렬에 대한 큰 아쉬움이었다. 그리고 “이젠 그만두던지 아니면 대구산지만의 나아갈 길을 정해 최고를 향한 준비와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직언까지 주저하지 않았다.

지금 국내최대 섬유산지 대구만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다. 생산능력이나 기술, 무엇 하나 산지라고 내세울만한 게 없을 정도다. 그만큼 외부 내부 섬유환경 변화에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도처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비판의 원인은 다름 아니었다. 변화 즉 진화의 대열에 스스로 올라타지 못했다는 그 자체였다.

지난 5월12일 경상북도 경산시에 위치한 삼일방직(주) 노희찬 회장 집무실. 노 회장은 기자와 만나자마자 한국섬유산업의 首長이기 이전에 대구섬유인으로서 지켜본 대구섬유산지에 대한 각별한 감회를 토해냈다. 한마디로 위기의식을 갖지만 이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정신력 결여가 큰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대구섬유인의 계보를 따지자면 자수성가형 1.5세대로 불린다. 또 50년 가깝게 대구섬유산업을 지켜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노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삼일방직은 언제나 진화의 대열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 진화와 변화만이 섬유산업의 생명력을 왕성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에서다. 그의 이 같은 섬유경영은 오늘 삼일방직이 레이온 분야 글로벌 리딩 업체로 우뚝 선 원천이었다.

“대구섬유가 화섬산지라는 명분은 그럴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를 지탱해주는 특기가 없어요. 신제품개발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뜻이죠. 그 지표는 다름 아니예요. 지금 대구공단은 반월공단에 비해 고용이나 매출 면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한마디로 투자·개발 측면에서 CEO들의 시각차가 빚은 결과인 것이죠.”

노 회장은 대구공단의 위상약화는 결국 자충수였다는 논리를 폈다. 자신만의 특화가 아닌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는 것을 예를 들었다. 감량물을 하다 잘 안되니까 폴리 교직물에 뛰어들었지만 이도 안되니 니트로 전환하는 식이었다. 그러다보니 대구만의 특화된 기술 축적보다는 이리저리 흔들리게 됐다는 의미였다.

“우선 물량을 크게 움직이는 대구의 큰 섬유 업체가 사라진 게 근본원인이지요. 70년대에서 90년대 중반까지 볼륨지향 수출업체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기술과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모두 공중분해 됐어요. 대구뿐만 아니라 한국 내 섬유업체가 다 그랬습니다. 지금 대구공단은 벤치마킹이 필요합니다. 반월공단뿐만 아니라 국내 전체를 놓고 비교·분석이 요구받고 있어요. 무조건 감량한다고 해서 풀릴 문제가 결코 아니죠. 적정규모가 돼야 경쟁단위가 되는 것 아닙니까?”

그는 반월공단이 염색·무역 등 섬유분야 투자와 관련, 분위기 자체가 무시 못 할 정도로 큰 존재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TIN 섬유뉴스가 보도(▶본지 5월10일字 1면·386호)한 대구공단과 반월공단을 객관적으로 비교한 통계나 숫자는 좋은 의미의 충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있는 현재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열린 생각으로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나쁜 것은 제재할 수 있는 능력이지요. 대구섬유인들은 보수적이고 배타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부정적인 생각과 닫힌 생각은 발전과 진화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어요. 지금은 글로벌 시대입니다.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이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제 과거의 구태는 과감히 허물어 나가야 합니다.”

노 회장은 대구섬유인들의 사고가 시급히 바뀌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거 대구가 장점이 많았다지만 지금은 이도 없을 뿐더러 아직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식의 닫힌 사고가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대구 섬유CEO는 반월공단을 비롯 수도권 섬유업체의 장점들을 빨리 습득해나가는 것을 무엇보다 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도 대부분 염색업체들이 주문생산 방식에 젖어 있어요. 이젠 직접 뛰어야 합니다. 소극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열린 생각으로 전체를 봐야하는 것이죠. 한마디로 환경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대구에는 그런 업체들이 많지 않아요.”

그는 그런 의미에서 대구공단과 경쟁관계에 있는 각 지역별 공단과의 비교는 대구섬유 발전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섬유산지별 역할 분담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의미였다. 이는 생산능력이 부족할 때는 큰 관계가 없지만 공급 과잉상태가 되면 문제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1%의 과잉상태가 전체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빌미가 된다고 했다. 그래서 공단자체가 수치와 통계를 밝히는 투명성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공단별 선의의 경쟁을 요구한 것이다.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는 내수거래에 있어요. 파는 것도 자료 없이 팔지만 만드는 것도 자료 없이 만들기 때문이지요. 이는 열심히 잘하는 사람만 피해를 보는 셈입니다. 섬유·염색뿐만 아니라 전 산업이 그래요. 그러나 수출은 그렇지가 않아요. 같은 조건으로 파인 플레이 하잖습니까? 이제부터라도 정당하게 세금내고 거래하는 관행을 정립시켜 나가야 합니다.”
 

전상열 기자 syjeon@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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