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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부직포 기반 MB필터 고집하는 식약처
나노소재 마스크, 의약외품 미지정으로 마녀사냥
기사입력: 2020/09/14 [09:08]  최종편집: TIN 뉴스 이 기사 후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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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뉴스

나노 필터, “미국은 O.k vs 한국은 No”

톱텍 ‘에어퀸’, 美 FDA 인증·한국선 기준 없어 안 돼

KF 인증 받지 못해도 사전

보건부 지정 시험기관서 마스크 성능효과 테스트 성적서 발급 

식약처, 의약외품 외 공산품은 우리 소관 아니다 ‘국민 불안 키워’ 

 

 세계 최초 끈 없는 의료용 마스크

“마스크로 고통 받는 전 세계 의료진을 위해 개발했다”며 끈 없는 투명 마스크가 국내외 언론을 통해 화제를 모았다. 미국 콜럼비아대학교 디자인 및 소재 기술 담당 교수를 역임한 앨리스 민수 천(Alice Min Soo Chun)이 개발한 ‘Seeus95’다. 일단 등급은 0.3㎛ 미세입자를 95% 이상 차단할 수 있는 ‘N95 등급’이다.

 

키토산, 실리콘 재질로 제작되어 피부 자극이 없고, 탈부착형으로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어 통증과 불편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만약 이 마스크가 국내 수입된다면 과연 개발자 의도대로 의료진에게 제공될 수 있을까?

원칙대로라면 이 마스크는 의약외품이 아닌 ‘공산품’이다. 의약외품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KF 인증을 획득해야 하는데 일단 기준 미달이다. 정확히 말하면 부직포 필터 이외의 키토산, 실리콘 소재에 대한 기준이 없다. 

 

최근에는 부직포 이외 소재 마스크가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의 망사마스크 착용 논란으로 나노소재 등 MB필터 이외의 소재 마스크가 된서리를 맞았다. 자신의 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의 질의 자리에서 버젓이 업체 이름을 실명으로 표기한 프레젠테이션까지 띠우며 의도적이고 부적절한 처신으로 관련 업체들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을 사게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가 된 나노 소재 마스크는 당초 황사먼지 차단 방충망 필터로 개발(전기방사처리)된 제품으로, 공산품으로 제작됐다. 이후 마스크 수요가 늘자 나노 필터를 마스크에 적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단지 KF 인증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나노필터이지만 사전 보건복지부 지정 마스크 시험분석기관에서 마스크 성능 관련 테스트를 거쳐 성적서를 발급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실은 배제된 채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장의 답변은 적절하지 못 했다.

 

“비말 차단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해당 마스크는 식약처 관리도 아니고 의약외품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후 언론에서도 식약처와 국가기술표준원 간에 책임 떠넘기기 논란까지 가세했다.

일부 언론은 MB필터 마스크 외에는 의약외품이 아닌 공산품이기 때문에 이는 식약처 소관이 아닌 국가기술표준원에게 책임이 있다는 식의 양 부처 간의 책임 회피로 몰아가는 자해적인 보도들도 쏟아지고 있다.

 

의원과 주무부처의 적절치 못한 발언은 일파만파 국민들의 불안만 가중시켰고, 해당 업체들은 허위광고와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소비자들의 항의와 구매 취소, 반품 등 막대한 피해를 떠안게 됐다. 

더 나아가서는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언행도 기름을 붓고 있다.

 

일간지에 밝힌 식약처의 입장은 “안전성을 인증 받지 못한 제품”이라는 해명은 자칫 오해 소지가 있다.

자칫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인증을 받지 못했다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

마스크 제품들이 안전성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관련 기준이 없어 아예 인증과 검사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빼놓고 있다.

 

또한 식약처의 의약외품 인증에 앞서 FITI시험연구원, KATRI 등 국내 시험분석기관에서 관련 시험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한해 관련 시험성적서를 발급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 식약처의 의약외품 인증을 받는 것은 업체의 선택이다. 

 

그러나 언론과 식약처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울본부 김병수 회장(부산패션칼라조합 이사장)은 “마스크 제품들은 국내 시험분석기관들을 통해 마스크에 필요한 각종 검사를 통과 후 성적서를 발급 받고 있는데도 언론들은 이 같은 사실은 빼놓고 마치 안전하지 못한 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식약처장과의 국회 질의과정에서 나노필터 마스크에 대한 안전성을 묻고 있다. 

 

현재 식약처 지정 시험기관에서는 보건용 마스크(KF)와 일반마스크(일회용/방한용)를 구분해 성능시험과 일반시험으로 나누어 정확한 검사 후 합격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대해서만 성적서를 발급하고 있다.

 

더구나 보건용이 아닌 일반 마스크(일회용/방한용)도 국가기술표준원의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일명 전안법)’과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따라 일반마스크의 안전성확인 시험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케이엔케이(쉐마 97)는 일간지 전면광고를 할애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회사 역시 반박문 첫 줄에 “식약처도 기준이 없어 검증을 해줄 수 없다는 이유로 의약외품이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 하지 말고 국민의 건강과 마스크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본사 제품을 검증해주시고 진위를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망사 나노 필터에 대한 기준이 없어 오직 MB 필터만을 검사 대상에 한정하고 나머지는 공산품으로 분류해 해당 기관에서 인증을 해줄 수 없다는 상황인데도 이를 마치 식약처 인증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행위로 몰고 가는 ‘마녀사냥’식 언론 몰이는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업체들도 답답하다. 최근 부직포 기반의 소재 외 구리, 그래핀, 나노 소재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들이 안전성 문제로 의약외품 지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해외에서는 인증을 받아도 정작 국내에서는 인증을 받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올 초 식약처와 인증 여부 논란을 빚었던 톱텍의 나노필터 마스크 ‘에어퀸(Air Queen)’이다. 지난 4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수술용 마스크로 승인을 받았다. 

 

안전성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나노 소재 필터가 미국에선 인증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 관련 기준조차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최근 다이텍연구원(DYETEC)이 대구시 학교에 보급했다 회수된 마스크 역시 안전성 논란을 빚으며, 현재까지도 소비자 단체 등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식약처는 나노 필터의 경우 국내에서 의약외품에 사용되지 않은 신물질이기 때문에 안전성·유효성 심사 기준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올초 식약처와 안전성 논란으로 공방을 펼쳤던 톱텍의 나노필터 마스크 에어퀸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TIN뉴스

 

부산 섬유업계, 면 마스크 KF 인증 촉구

중기벤처부 옴부즈만 제도 통해 정부에 건의 

 

부산 섬유패션 및 봉제업계도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면 마스크의 KF 인증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 사하구의 섬유업체가 자체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쿨 3D 마스크’는 면 소재다. 

 

산업환경연구센터를 통해 통기성과 비말 차단 효과를 검증받았다는 것이 업체 측의 주장이다. 특히 표면 습윤 저항성 테스트에서 최고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마스크에 일정량의 물을 담은 상태에서 물이 얼마만큼 새어 나가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으로, 5등급은 거의 물이 통과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식약처로부터 KF 인증은 취득하지 못했다. MB필터 등 부직포 필터가 없는 면 마스크는 인증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산 지역 섬유패션 및 봉제업체들은 자체적으로 면 마스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KF 인증을 받지 못해 비말 차단 효과 등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낮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업체들도 “비말 차단 효과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음에도 단지 부직포 필터가 없다는 이유로 인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공산품인 부직포 필터가 오히려 인체에안 좋은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검증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식약처는 마스크 제조를 위한 자동화 설비 요건을 갖추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봉제업체들은 단순히 수작업이나 미싱으로 단순 박음질 수준의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자동화 설비를 갖추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것.

이에 중소기업중앙회 부울본부는 이 같은 업체들의 의견을 모아 부산중소벤처기업청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KF 인증 관련 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 업계의 고충을 전달하고 해결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울본부 김병수 회장(부산패션칼라조합 이사장)은 “일단 부산중소벤처기업청이 나서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 제도를 통해 정부에 내용을 건의하기로 했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경영 위기에 빠진 부산 패션칼라 및 봉제산업이 부활할 좋은 기회다. 만약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나아가서는 부산 지역 패션칼라 및 봉제산업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9월 6일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증을 받아 등록된 마스크 수만 2,537개. 이 중 보건용 마스크는 1,864개, 비말용 마스크 406개, 수술용 마스크 276개다. 등급별로는 KF94 1,180개, KF99 21개다. KF94 이상 마스크가 개당 1만장씩 생산해도 하루 1,200만장, 여기에 KF 인증을 받지 못한 마스크까지 합치면 수천만장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들 수만큼 수입산 장비들이 국내로 수입되면서 각종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설비 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생산 장비는 대만, 한국, 중국 순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대만의 2~3개 글로벌 메이커가 코로나 이후 급증하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우후죽순으로 장비 업체들이 생겨났고, 이들 업체들의 장비들이 국내로 수입된 상황.

 

문제는 장비가 고장이 났을 경우 대만, 중국 등 엔니지어의 점검이 필요한데 입국 제한과 밀려드는 점검 요청에 제때 정비를 수리하지 못해 장비가 멈췄다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설비 관련 전문가는 “장비가 고가 또는 저가의 문제가 아니라 엔지니어들이 들어오지 못하면서 방적설비 엔지니어 등 비전문가들에게 장비 셋업을 조건으로 수백만 원의 돈을 지불하면서 생겨난 문제다. 장비마다 고유 인식번호가 있어 업체 엔지니어가 직접 입력 후 셋업 또는 장비를 점검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생략된 채 무리하게 장비를 가동하려다보니 이렇게 점검을 마친 장비 중 실제 작동률은 고작 30% 안팎. 이 중에도 100% 정상 가동률은 절반 수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의 말대로 국민 안전과 건강을 위한다면 현재 인증을 받지 못한 마스크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준을 신설해 관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묻고 싶다. 또한 부직포 마스크로 인한 폐기물 처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여러 국가들이 면 마스크와 같은 천연소재 마스크 사용 또는 착용을 권고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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