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시대 ‘낙관은 금물’

脫트럼프 통상정책 기대 VS 자국 산업보호 우선 시

TIN뉴스 | 기사입력 2021/01/25 [11:29]

한일 등 동맹국과의 협력 강조하며 대중국 견제 

동시에 중국과의 협력 코로나 극복 및 기후변화 동참 모색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제46대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면서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행정부의 수장들의 면모와 정책 기조 등이 공개되면서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 시대 통상정책에 대한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 정책은 통상정책은 대기업 위주의 이익보다는 ‘민주주의,’ ‘불평등 해소,’ ‘규범 중심(rule-based)의 질서’와 같은 ‘가치’를 우선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기간 동안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 대내외 불평등을 심화시켰으며, 규범 중심의 국제질서를 교란시켰다고 비판해왔다.

 

또한 앞서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기조로 통상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정책은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이라는 대내 경제정책과 미국의 대외적 리더십 회복을 위한 외교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수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면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대중국 무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무역대표부(USTR)에서 대중국 무역정책을 담당했던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민주당 통상담당 수석전문위원을 차기 USTR 대표로 임명했기 때문인데. 이는 중국 대응을 무역정책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강경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정책 전망’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무역·투자·기술·공급망 관련 동맹국가 간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수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동맹과의 협력을 강조함에 따라 향후 미중 갈등이 통상에서 외교로, 양자에서 다자 차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내 인도태평양조정관(Indo-Pacific Coordinator)을 신설하고 커트 캠벨(Kurt M. Campbell) 前 국무부 아태지역 담당 차관보를 내정했다. 아울러 아시아·태평양 전략과 동시에 미국-유럽 간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강화시켜 중국이 대표하는 독재국가를 견제하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들 중심의 연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쟁 관계를 유지하되 동시에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협력과 공조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나갈 것인지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주시해야하는 대목이다.

 

동맹국들과의 협력 관계 회복 

트럼프 정부 시행 통상 조치 해결 급선무

 

 

다음으로 동맹국들과의 협력 관계 회복이다.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게 취한 각종 통상조치와 통상현안을 해결해야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동맹국들은 국가안보 위협을 근거로 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32조 조치 등 통상조치의 완화 또는 철회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국 산업계는 이미 이러한 조치를 지속해야한다는 취지의 서한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은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지역의 지지가 주요했기 때문에 철강 등 동 지역 산업계의 요구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유럽 간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232조 조치, 유럽 국가들의 디지털 서비스세(稅) 부과, 뿌리 깊은 항공기 보조금 분쟁 등 양자 간 통상 갈등 조정이 불가피하다.

 

Buy America 정책 동일

산업계 요구 수용한 보호무역조치 당분간 지속

 

경기회복을 위해 내세운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은 트럼프 정권 기조와 동일하며, 국내 산업계의 요구에 따른 보호무역조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속에서 선출됐기 때문에 최우선 정책은 미국 경제 재건이며, 이를 위해 국내 투자를 촉진시키고 어려운 산업을 보호하는 통상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의 요구로 미국의 무역구제조치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조사당국의 무리한 규정 적용과 조사관행의 변화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은 “우리 한국 기업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에 대한 통상조치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미중 분쟁 장기화에 따른 미중 연계 공급망을 재점검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 송영관 선임연구위원은 CPTPP가 동아시아 가치사슬 약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회원국 간 외국인 투자와 중간재 거래를 더 촉진시키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누적원산지 제도가 현재 가입하지 않은 한국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누적 원산지 제도로 CPTPP가 활성화될수록 일본이나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 중심의 새로운 글로벌 가치사슬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동아시아 글로벌 가치사슬에 깊이 속해 있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우선 CPTPP에 선제적으로 가입한다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시장 다변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만약 가입하지 않는다면 누적 원산지 제도로 인해 다른 회원국에 비해 한국 중간재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고 지적하며, CPTPP의 신속한 참여를 제안했다.

 

무역대표부 독주 대신

민주당과 의회와의 협의 및 의견 조율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행정부와 의회 간 협력을 강화해 유기적인 관계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해 신행정부의 정책을 추진하는데 유리한 상황인데다 美무역대표로 임명된 캐서린 타이 지명자는 최근까지 하원 세입위에서 통상담당 수석전문위원으로 활약했기 때문에 행정부-의회 간 협력에 능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시에 미국 무역대표부의 역할 변화도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은 “트럼프 정권의 통상정책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이끄는 美무역대표부(USTR)의 독주가 특징적이었다면 바이든 행정부하에서는 USTR이 관련 부처 및 의회와의 협의와 의견 조율에 힘쓸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정권에서는 미국 통상법에 정통하고 외국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 전문 변호사 출신의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의 철학과 경험이 통상정책에 그대로 반영되는 무역대표부의 독주였다면 바이든 정권에서의 캐서린 타이 USTR 대표 지명자는 민주당 주류의 통상에 대한 인식과 입장을 정책화하고 시행하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며, 이를 위해 관련 부처 및 의회와의 협의와 의견 조율에 힘 쓸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견제와 협력 도모 의지

내각 및 참모진 인선에 적극 반영

 

 

현재 공개된 26명의 바이든 행정부 내각과 백악관 참모진 중 재무·상무·국무·통상 분야 8명 중 ▲재닛 옐런(Janet Yellen) 재무부 장관 지명자 ▲브라이언 디즈(Brian Deese)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세실리아 루즈(Cecilia Rouse)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국무부 장관 지명자 ▲자레드 번스타인(Jared Bernstein)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 등 총 5명은 과거 오마바 행정부에 몸담았던 인물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대중국 정책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파들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의 인물들은 다소 온건적이다. 미국 무역 적자 등 모든 것을 중국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미국 내의 문제점을 찾고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과거 발언들이 눈에 띈다.

 

앞서 여러 번 언급됐던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 지명자는 USTR 중국담당 법률 자문위원으로 근무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다양한 무역 의제와 갈등 요소에 대해 면밀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효과적인 대중 무역정책은 ‘공격’과 ‘수비’ 요소를 모두 갖춰야 하며, 수비적이기만 한 트럼프의 정책과 달리 공격적인 무역정책이란 미국이 스스로 체질개선을 해서 효과적으로 중국과 경쟁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2012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 관련 분쟁에서 미국 측 대표로 참여해 WTO에서 승소를 이끌었다.

 

오바마 대통령 국가안보 보좌관과 바이든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했던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국무부장관 지명자는 과거 대중국 정책에 있어 “중국과 완전히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이루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1단계 합의에 대해서는 중국의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지 못하고, 중국이 구매약속의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완전한 실패”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TPP 탈퇴는 중국에 국제무역의 주도권을 내주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선 두 인물과 달리 중국 무역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비쳐왔던 인물들도 있다.

첫 여성 연방준비제도 의장 시절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첫 여성 재무부 장관 지명자 ‘제닛 옐런(Janet Yellen)’이 대표적이다.

 

대중 무역정책에 있어 과거 “관세는 적절한 접근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그 비용은 미국의 소비자들과 제조업 일자리에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가 아닌 미국의 금리인상과 수입 증가가 대중 무역적자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다른 한 명은 미국 EPI(경제정책 싱크탱크) 선임연구원을 거쳐 바이든 부통령 경제자문위원을 역임했던 ‘자레드 번스타인(Jared Bernstein)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이다. 

 

대중정책에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중국의 환율조작, 철강 덤핑 등의 불공정관행을 공론화 시켰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중국과 경쟁하기 위한 방법은 무분별한 관세의 도입이나 중국의 경제구조에 대해 비판하기 보다는 미국 스스로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또한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는 첫 번째로 수입업자에게 전가되며,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균형발전을 위한 워싱턴센터 CEO 출신으로 대중정책에 있어 경제 성장에 따른 불평등을 연구하는 진보 경제학자로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자리 및 사회정책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헤더 바우시(Heather Boushey)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분별한 대중 관세 부과에는 반대하면서도, 자유무역으로 일자리를 잃고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에 대한 대책은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내각 및 백악관 참모진 구성은 중국에 대해 견제하면서도 동시에 중국과의 공조를 도모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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