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진출 韓기업들, 생산캐파 확대

미중 무역 분쟁·바이든 행정부 親정책…반사 이익 수혜

TIN뉴스 | 기사입력 2021/02/28 [06:06]

현지 진출기업 버티컬 시스템 구축

…미주 및 유럽 바이어 니즈 충족

전통적인 면 니트 제품 외

기능성 및 화섬 소재 다양화…물량 급증 견인

 

 

지난해 미국 섬유의류시장에서 베트남 점유율이 처음 20%를 넘어섰다.

베트남 현지 매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섬유의류시장 불황이 지속됐음에도 베트남은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렸다며, 지난해 8월 발효된 베트남-EU FTA로 유럽 수출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리고 미중 무역 분쟁으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과테말라다. 과테말라의류섬유산업협회(VESTEX)에 따르면 약 169개 의류공장 중 대부분이 한국 소유다. 생산량의 90%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 등 대형 밴더사들을 비롯해 문도, 영신물산, 정우섬유(비나) 등 염색 및 편직 임가공업체들이 대거 포진해 현지 섬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0~2019년 사이 연평균 성장률은 2% 정도. 여기에 과테말라 초창기 맨 손으로 시작해 현지 로컬 기업으로 성장한 로컬 벤더들의 수도 현재 20곳 이상으로 늘어나며 과테말라 섬유산업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영신물산과 문도 등 과테말라 현지 진출기업들이 증설을 통해 생산캐파를 늘리고 있다. 영신물산과 문도가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선염, 프린트 등 염색물량만 총 20만㎏ 이상/일. 여기에 텐터기까지 추가로 늘렸다.

 

영신물산 과테말라 김정영 사장은 “요즘 과테말라 섬유공장들은 눈코 뜰새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우리를 비롯해 현지 공장들이 염색부터 봉제까지 일괄 생산할 수 있는 버티컬 생산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미주와 유럽 바이어들의 오더 물량이 급증했다. 정확하게 수치로 밝힐 순 없지만 50% 정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과테말라 섬유산업은 전통적으로 면제품 위주에서 주력수출시장인 미국 소비자들의 기능성 의류 수요가 늘면서 화섬 오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영신물산 등 주요 진출기업들이 발 빠르게 일괄생산으로 전화하며 버티컬 시스템을 구축, 면 니트는 물론 화섬, 기능성 등의 소재 다양화와 염색(선염, 프린트)부터 봉제 일괄생산에 기모, 항균 등의 다양한 후가공까지 소화해내면서 미주와 유럽 바이어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과테말라는 면 니트만 할 줄 알았는데 이제는 어떤 소재나 공정이든 가능하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염색물량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편직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과테말라에 편직공장 수가 부족한 상황. 이에 처음 해외로 진출하는 ㈜창우섬유(대표 박창숙)는 편직공장 건립 및 설비 세팅(편직기 160대)을 완료하고 오는 7월 이후 과테말라에서의 본격 가동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미국의 과테말라 투자액 전체 22%

미국과의 근접성…카리브해에서 美 마이애미까지 이틀이면 도착

 

김정영 사장은 이 같은 과테말라로의 오더가 급증한 원인을 몇 가지 꼽았다.

우선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의 親중남미 정책 등의 우호적인 관계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과테말라의 최대 교역국이다. 2020년 기준 외환송금액이 과테말라 GDP의 13%, 대미 수출액은 전체 수출의 31%를 차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중미 불법 이민의 근본적 해법으로 경제발전을 강조하며, 미국 기업의 중미 내 투자를 장려하고 인프라 개선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KOTRA 과테말라무역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의 과테말라 직접투자규모는 1억2,000만달러 전후, 전체 투자 유입액의 약 22% 이상을 차지했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과의 지리적 위치다. 즉 근접성이다.

배로 카리브해에서 출발해 미국 마이애미항까지 길면 이틀, 평균 하루 반나절이면 도착한다. 육로로도 3일 이면 도착하는 거리다. 갈수록 납기일이 단축되는 상황에서 이동시간만 줄이더라도 비용과 생산 스케쥴 관리 차원에서 이득이다.

 

400달러 육박하는 높은 임금

주 5일 근무에 주말 수당까지

베트남 대비 10% 이상 높은 임가공료

장당 7~8달러 가격대의 기능성 제품으로 고급화 

 

 

다만 아쉬운 점은 중미국가대비 높은 임금이다.

과테말라의류섬유산업협회(Vesetex)에 따르면 과테말라는 다른 중미국가들보다 임금이 높다.

최저임금은 월 391달러(수출주력기업은 361달러), 반면 엘살바도르 의류노동자는 월 203달러, 니카라과는 월 166달러다.

 

과테말라 현지 진출기업들의 경우 주 5일 근무에 8시간 근무 시 월 350달러 정도다. 여기에 주말 근무 시 특별수당이 붙고, 인센티브와 상여금 등까지 합하면 500달러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미국과의 근접성 그리고 Full package 설비와 Bureau Veritas, Intertek, SGS의 시험·검사 설비가 완비돼 있다는 점에서 다른 중미국가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장 큰 메리트는 베트남보다 10%이상 높은 임가공료다. 

봉제공장의 경우 과테말라 노동자들이 손재주가 좋고, 기후가 덥지 않아 봉제 시 원단이 밀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베트남에서 6장이 나올 것이 과테말라에선 10장이 나올 만큼 생산효율성이 높다.

 

동남아에서 되돌아온 봉제공장들은 높은 인건비를 감안해 기존 4~5달러에서 7~8달러 선의 중저가격대로 전환하고, 여기에 날염을 가미하면서 기능성 소재 쪽으로 눈을 돌려 최근 기능성 소재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기능성 티셔츠가 장당 7~8달러로 고급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거 니트류 일변도에서 점차 기능성, 스포츠의류로 생산 전환하는 임가공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향후 시장 내 화섬원사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과테말라 정부도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회사 설립 및 폐업 절차 완화, 세제 혜택 제공, 행정 처리 신속화, 시급제 도입, 최저임금 차등 정책, 노동 규제 완화, 수출·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신규 대출 정책 마련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과테말라 정부도 아시아에서 중앙아메리카로 생산 이전 시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현지 한국 법인들은 북미 수출과 함께 일부 현지 내수시장 판매로도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직접 판매보다는 로컬 벤더들의 오더인데 가격은 그리 높지 않지만 재고회전율이 높다. 평균 15회 이상/연 정도로 시장에 나가면 바로바로 팔린다는 이야기다.

 

美와의 다수 무역협정 체결

…의류수출 시 면세효과 커

 

과테말라는 미국과 다수 무역협정을 체결해 관세혜택을 누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CAFTA(중미자유무역협정)는 미국과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등 중미 4개국 간에 체결된 자유무역협정으로 2004년 이후 섬유, 농산물에 대해 향후 10년간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고 있다.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의 TPL(Tariff preference levels) 관세특혜수준에 따라 원산지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섬유사, 직물 및 의류 에 대해서는 역내공급이 부족해 수입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세번 변경과 더불어 역내에서 재단 및 봉제가 이루어진 경우에 한해 특별관세 혜택이 부여된다.

 

최근에는 ‘DR-CAFTA(도미니카 공화국-중미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얀포워드(Yarm Foward) 원산지 기준이 적용되면서 미국 수출 시 무관세와 저렴한 인건비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의류 전 생산 공정의 공장들이 벤더들과 함께 과테말라로 진출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특히 과거 미국에서 원단과 기타 부자재를 수입해 봉제만 해 재수출하던 방식에서 탈피하고 있다.

 

세아상역㈜도 2019년 과테말라에 5년간 2억달러를 투자해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 및 염색편직 등 버티컬 시스템 구축과 함께 봉제 생산 캐파 확대 등 중남미 집중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정수 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테말라는 대미 수출 전초기지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과테말라가 글로벌 의류소싱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국내외 생산업체들의 관심과 투자, 현지 생산설비 확장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만약 과테말라 진출을 계획 중이라면 자사의 강점, 타깃 시장, 브랜드와의 기존 협력 여부 등에 따른 전략과 진출 계획을 세운 후 도전해볼 것을 권유해본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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