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쟁력 선택 기로에 서다

TIN뉴스 | 기사입력 2021/12/13 [11:05]

“이제는 비가격 경쟁력 시대”

개발도상국과의 동등한 품질 수준에선 가격 경쟁력은 무의미

품질 개선 및 디자인·차별화 아이템 등 비가격 요소에 집중해야

 

 

길어야 두 달, 아님 석 달이면 상황은 종료될 것이라고 믿었던 코로나가 벌써 2년 가까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위드 코로나(With Covid)’다. 이제는 마스크가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출근 때 가장 먼저 챙기는 게 마스크다.

 

이렇듯 우리 삶 속 일부가 되어버린 코로나는 역설적이게도 그동안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거나 그냥 묻어두었던 것들, 그리고 불편했던 일들을 하나둘씩 끄집어냈다. 편중된 해외 소싱 기반의 글로벌 공급망, 높은 대중국 의존도 등등.

 

저임금 생산을 쫓아 안착한 아시아 국가는 코로나 기간 반복되는 록다운으로 생산 차질을 초래했으며, 몇몇 선박 및 항운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은 물류 사태를 겪어야 했다. 여기에 높은 중국 의존은 전력난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각종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전 세계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소싱 다각화 등의 전략 수정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반대로 코로나는 고질적인 공급 과잉 생태계의 구조조정을 가속화시켰다. 정확히 말하면 가격 후려치기로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무너트렸던 일부 얌체족들을 솎아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남의 아이템을 카피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덤벼는 얌체족들을 스스로 발목을 잡으며 사라졌다. 대신 독자적인 차별 아이템이나 품질 개선,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력을 갖춘 기업들은 악재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 전략이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는 이야기다. ‘경쟁력’은 주어진 시장에서 기업, 산업, 국가가 재화와 서비스를 판매하거나 공급하는 능력과 매출을 비교하는 개념이다. 단 ‘완전 경쟁시장’이라는 전제 하에서 비교가 가능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수출 경쟁력’은 완전 경쟁에 가까운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상품이 다른 경쟁국들의 상품과 경쟁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다시 ‘가격 경쟁력’과 ‘비가격 경쟁력’으로 구분한다.

 

가격 경쟁력은 상품의 품질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그 상품 가격에 따라 경쟁력이 결정되는 것이며, 비가격 경쟁력은 가격이 비슷한 경우 품질이 얼마나 좋은가에 따라 결정된다.

 

수출상품의 이 같은 경쟁력은 임금수준과 기술 격차, 경영능력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특히 섬유패션산업과 같이 노동집약적 상품일수록 임금수준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결국 많은 제조공장들이 저임금을 쫒아 개발도상국 등 저임금 국가로 옮기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할 것은 ‘비가격 경쟁력’이다. 제품 가격이 아닌 품질·디자인·상표·특허 등의 측면에서 볼 때 기업의 경쟁력과 제품개발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은 가격 경쟁과 더불어 품질을 중심으로 한 비가격 경쟁력의 강약이 중요해지고 있다.

 

반면 단순 가격 경쟁력의 격화는 경쟁 상대의 대항 조치 등에 의해 이윤 저하를 가져오기 쉽기 때문에 기업은 이윤의 안정적 확보를 목표로 품질이나 차별화 디자인 등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처럼 비가격 경쟁력의 강화는 더욱 중요한 기업 경영전략이 되었다.

 

경제 전문가들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 측면의 요소보다 비가격적인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중국과 베트남 등 경쟁국들의 품질 수준은 이미 한국을 따라잡거나 동등한 수준에 올라섰다. 일부 품목은 우리를 뛰어넘기도 했다. 

 

따라서 품질이 동등한 수준에서는 가격 경쟁력은 무의미해졌다. 결국은 품질과 디자인, 차별화 아이템이다. 각종 국내외 보고서는 내년 섬유패션산업 경기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모두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는 의미인 동시에 과연 누가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어낼지는 기업의 몫이다. 여러분들은 과연 어느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김성준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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