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한파에 섬유경기 ‘꽁꽁’

1월 섬유 수출, 전년 동월대비 27.6%↓
섬유 내수수출 침체 장기화에 투자 답보
유관산업 여파…영세중소섬유기계업체, 폐업 러시

TIN뉴스 | 기사입력 2023/02/06 [09:21]

 

이제 겨울이 지나 봄에 접어들었지만 국내외 섬유 경기는 여전히 한 겨울이다. 더 불안한 건 올해 첫 섬유 수출 실적이 저조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1월 1일~25일) 섬유류 수출액이 전년 동월대비 27.6%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섬유사(-29.7%) ▲섬유직물(-28.0%) ▲섬유제품(-25.0%) 등 20% 이상 감소했다.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채산성은 일부 개선됐지만 주요 소싱국의 조업일수 감소로 수출 물량과 단가가 동반 감소했기 때문이다.

 

섬유산업 불황 장기화는 유관산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섬유산업 경기와 수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섬유기계 업계 상황만 봐도 유추가 가능하다. 일성기계공업㈜, ㈜이화글로텍 등 몇몇 중견 이상 규모를 제외하곤 사실상 ‘휴업’ 내지 ‘폐업’ 상태다. 그렇다고 중견 이상 기업들도 상황이 나은 편도 아니다.

 

올해 들어 기대를 모았던 국내 주요 의류 벤더 기업들의 중남미 등 해외 투자 활동이 답보 상태다. 수년 전부터 과테말라 생산기지 투자를 공언했던 국내 굴지의 의류 벤더 기업 역시 투자를 미루고 있다. 해당 벤더 기업들과 기계설비 구매 등을 논의해왔던 섬유기계 업체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해외 섬유수출 경기 침체와 미국 등 주요 수출지역의 수요(주문) 감소 등을 이유로 투자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진출해 있던 섬유업체들도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해 공장 가동률도 떨어져 주 4~5일 가동이 대부분이다.

 

또한 환율 덕을 톡톡히 봤던 의류 벤더(OEM)들도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달러 약세에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달러 약세 전환으로 올해 매출, 영업이익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의류 수요 감소도 예상되면서 1분기 실적 악화를 점치고 있다.

 

내수 시장도 지난해 11월 이후 하락세로 주춤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2년 11월 유통 통계에 따르면 패션의 경우 백화점 기준, 2022년 4월 이후 11월 매출증감률이 크게 줄었다. 여성정장의 경우 2021년 11월~2022년 11월 1년 중 최저치(1.8%), 같은 기간 남성의류는 0.4% 감소, 아동스포츠 0.4% 증가에 그쳤다. 백화점의 효자 품목인 해외 유명 브랜드의 11월 매출 증가율이 11.3%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과 내수시장이 급속도록 얼어붙기 시작했다.

디스커버리 등 국내 패션기업 중 가장 잘 나간다는 ㈜F&F도 지난해 4분기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줄었다. 매출액(-0.8%),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15.9%, 당기순이익은 13.7%로 10% 이상 감소했다. 물론 지난 한 해 4분기를 제외하면 전년도 실적은 모두 60% 이상 급성장했다.

 

수출·내수 상황이 이러다보니 국내 역시 편직, 염색공장 등 주요 섬유기계 수요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반월·시화·양주검준·대구 등 주요 염색단지 내 염색공장들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반월염색단지 내 대표적인 교직물 염색가공업체 대동텍스㈜ 폐업에 이어 동두천염색단지 내 염색가공업체 ㈜칼라랜드도 현재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으로 유지되어온 업체들이 돌연 폐업을 결정해 주변의 안타까움이 더 크다.

 

한편 한국가스공사가 도시가스(LNG)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기점으로 국제 LNG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최고 11배 이상 올랐다. LNG 도입 가격과 판매 가격의 격차는 고스란히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으로 쌓였다.

 

현재까지 10조 원, 이 미수금은 소비자들이 가스공사에 갚아야 하는 빚이다. 이에 정부는 가스공사 미수금을 2026년까지 해소하겠다며, 올해에만 메가줄(MJ)당 1.04원 즉 지난해 인상액의 2배를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비용에 민감한 섬유염색가공업계는 이미 지난해 유연탄 가격 폭등에 따른 스팀료 폭탄에 상흔이 아직 아물지도 않았다. 산업용 도시가스요금 인상까지 더해진다면 매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스팀료와 가스비 등 에너지 비용 비중 증가로 섬유염색가공업체들의 적자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섬유패션 스트림의 허리이자 국내에 남아 있는 섬유염색가공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줄어

한국은행 L/C 대금 지급 ‘난색’…부도 처리 빈번

 

최근 방글라데시의 경우 L/C가 열려도 은행에 달러가 부족해 거래가 부도 처리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C 특성상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달러 보유액이 급감하면서 대금 결제할 달러가 부족해졌고, 이를 의식한 우리나라 은행들이 대금 결제를 거부하고 대신 해당 대금 지급 건에 대해 부도처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품 선적을 마쳤음에도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외화보유고 정책 변화 때문이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은 지난해부터 미국 달러당 타카(Tk)화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며, 보유하고 있는 외환을 팔기 시작했다. 지난해 7~8월 사이에만 25억7,000만 달러(3조1,667억5,400만 원)를 매각했다.

 

이 때문에 2021년 486억 달러(59조8,849억2,000만 원)로 외환보유고 최고 기록 이후 지난해 9월 22일 369억 달러(45조4,681억8,000만 원)까지 줄어들었다.

 

당시 중앙은행 전 총재는 “외환보유고가 380억 달러(46조8,160억 원) 이하로 떨어져도 수입 대금 결제분 6개월을 확보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우려를 일축했었다. 그러나 세계은행은 2억5,000만 달러(3,080억5,000만 원) 지원을 앞두고 방글라데시 외환보유고 감소와 물가상승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방글라데시 정부는 외환보유고 부족 등 외환위기에 지난해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에 20억 달러(2조4,618억 원), IMF에 45억 달러(5조5,391만 원) 지원을 각각 요청했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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