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 울리는 외국인력 제도 ‘민낯’

“사업주가 봉이냐?”…외국인근로자, 사업장 변경 요구 갑질
섬유염색업계, “외국인 근로자 사업장 변경 횟수 제한 또는 축소” 촉구
태업·무단결근 등 현행 제도 악용 급증…정부 개선 의지 안 보여

TIN뉴스 | 기사입력 2023/11/17 [15:06]

 

정부가 중소 제조업체들의 인력난 해결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 수를 확대하거나 비취업 비자(E-9)에서 숙련기능인력(E-7-4)으로 전환하는 등 숙련인력 공급 등의 외국인 근로자 제도 개선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운영 및 사후관리가 아쉽다. 

제조현장에서 가장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이 ‘외국인 근로자의 잦은 사업장 변경 허용’이다. 고용노동부가 2022년 4월 13일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외국인고용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과 시행규칙 시행 이후 제조현장에선 사업장 변경 횟수를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줄곧 이어져 왔으나 주무부처는 복지부동이다.

 

외국인고용법 제25조에 의거,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은 사업장이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한해 총 5회가 가능하다. 즉 입국 후 최초 3년(3회)+재고용 1년 10개월(총 2회)을 더해 총 5회다. 

단 외국인 근로자는 사업주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는 경우 횟수 제한 없이 사업장 변경이 가능하다(고용노동부고시 제2021-30호).

 

그러나 다수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수도권, 기입국한 친척, 동료들이 근무하는 인근 지역 사업장 또는 급여조건 등의 근무환경이 좋은 사업장으로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면서 사업장과의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근로자(E-9(비전문취업))는 고용허가제에 따라 국내 사업주와의 근로계약 체결을 전제로 입국이 허용되기 때문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다. 실상은 외국인 근로자가 현행 제도를 악용해 무리한 이직 요구와 태업 등의 의도적 행태로 인해 사업주들은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 제조업체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위해 평균 2~3개월 기간과 수수료 등의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고용 및 근로계약 체결 후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은 타 업체와의 급여, 복지 등을 비교하며, 입국 후 얼마 되지 않아 사업장 변경과 퇴직금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사업주가 외국인 근로자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외국인 근로자는 사업주가 사업장 변경에 합의해줄 때까지 태업 및 무단결근 등으로 일관하며, 사업장 변경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사업주는 이에 대해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가 원하는 대로 사업장 변경에 합의해 주고 있다.

 

 

불법 외국인근로자, 

출국 시 미납부 세금 미추징 및 퇴직금 100% 수령

 

무엇보다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사업장을 이탈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합법적으로 사업장에 근무하는 경우 세금과 4대 보험료를 급여에서 공제 후 임금을 수령하는 반면 오히려 불법 외국인 근로자는 급여에서 세금 및 4대 보험료를 미공제하고 전액을 수령해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불법 외국인 근로자는 출국 시 퇴직금도 100% 수령이 가능하고 미납부 세금에 대한 추징도 없이 출국할 수 있다. 

 

사실 사업장 변경 횟수가 확대된 이유는 그간 일부 악덕 사업주들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권 침해와 체불 등의 악행을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실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부는 사업체가 불법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수시로 사업장을 이탈한다며, 사업주만 탓만 하고 있다.

 

외국인력 운영 제도상의 문제점으로 인해 불법 외국인 근로자가 양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정부의 현 상황 인식과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한국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연합회 한상웅 회장은 “현행 사업장 변경 횟수로 축소해 외국인 근로자가 합법적으로 한 직장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불법 외국인 근로자 출국 시 인건비에 대한 세금 및 미납비를 추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아울러 최근 염색가공업종 뿌리산업 지정에 따라 뿌리기업에 재직 중인 외국인 근로자 체류자격 변경 시(E-9 -> E-7-4) 가점 부여(최대 10점)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염색업체에 근무 중인 외국인 근로자에 한해 비자 전환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체공휴일, 250% 휴일근무수당 지급

염색가공업종, 매출액의 28.2%가 인건비…부담 가중

 

 

한편 정부가 근로자들의 휴식권 보장을 위해 2021년부터 대체공휴일제를 모든 공휴일에 확대 적용하면서 영세중소업체에겐 인건비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면서 제도 개선 목소리가 높다. 특히 섬유염색가공업체의 경우 가공품의 6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는 업종이자 단납기 구조로 해외 바이어 또는 밴더와의 납기일 준수가 곧 경쟁력이다.

 

때문에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말에도 공장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주말 또는 휴일, 대체공휴일에도 근무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휴일 근무에 따른 250% 수당을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한국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과 대체 공휴일 시행에 따른 휴일 근무수당까지 더해져 염색가공업종의 인건비 비중은 매출액의 28.2%다. 올해와 같이 긴 추석 연휴와 대체공휴일이 있는 경우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진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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