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룰루레몬의 추락

“영원한 1등은 없다”…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까지
나이키, “젊은 소비자로부터 브랜드 선호도 낮아져”
룰루레몬, ‘브리즈스루’ 출시 실패…실적 부진 및 시장전망치 밑돌아

TIN뉴스 | 기사입력 2024/09/01 [21:47]

 

“영원한 1등은 없다”. 요즘 스포츠 브랜드와 애슬레저 브랜드의 1위 나이키(Nike, Inc.,)와 룰루레몬(Lululemon Athletica)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양 기업 모두 주가와 실적 하락세로 각각 연간 가이던스,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한껏 움츠리는 모양새다.

 

먼저 “나이키에 대한 젊은 소비자 층의 브랜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경고와 함께 매출 성장과 수익성이 우려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8월 20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스티펠 파이넌스그룹(Stifel Finance)의 애널리스트인 짐 더피(Jim Duffy)가 나이키에 대한 투자 의견 ‘보유’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88달러에서 79달러로 10%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나이키 주가는 전일대비 0.6% 상승한 83.26달러에 마감했다. 즉 5% 가량 내려야 적정주가란 의미다.

 

짐 더피의 이 같은 분석은 8월 25일 스티펠이 공개한 ‘연례 학교용 운동화 설문조사(17th Annual back-to-school athletic footwear survey·신발 브랜드별 스타일 레퍼런스)’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스티펠은 매년 8월 개학 시즌 해당 설문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공개해오고 있다.

 

조사 결과, 나이키는 지2023년 88.2%에서 2024년 61.4%로 26.8%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뉴발란스(7.7%→15.5%)와 아디다스(0.5%→13.6%)는 각각 7.8%p, 13.1%p 상승했다.

 

짐 더피는 “나이키는 스포츠 신발 업계 최고의 자리에 있다. 특히 덩크 라인은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른 라인은 잠식되면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고, 반면 경쟁사들은 트렌드에 맞추어 과감한 대안을 제시하며 탄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젊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트렌드에 걸쳐 새로움을 받아들이면서 기존 1위 리더에게 도전하는 챌린저 브랜드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2가지 트렌드로 뉴발란스나 아디다스 브랜드 전반을 아우르는 ‘Dad’ 슈즈와 아디다스의 삼바(Samba), 가젤(Gazelle), 캠퍼스 라인인 ‘테라스(Terrace)’ 슈즈다. 반면 복고풍 코트 스타일의 나이키 핵심 라인인 ‘에어포스1’, ‘조던1’, ‘블레이저’ 등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짐 더피는 “나이키 시장 지배력의 기반이었던 ‘조던 에어맥스 270’과 ‘베이퍼 맥스’ 등의 인기도 떨어지고 있다”며 매출 성정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짐 더피는 나이키 북미 사업에 대한 이익 추정치를 선제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나이키 주가는 2022년부터 내리막이다. 올해에만 23% 하락하며,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룰루레몬, 내년 중 브리즈스루 재런칭

 

▲ 룰루레몬이 출시한 브리즈스루(Breezethrough)  © TIN뉴스

 

‘요가복계의 샤넬’로 불리며, 전 세계 레깅스·애슬레저 시장을 호령하던 룰루레몬 역시 신제품 출시 실패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며, 고전 중이다. 룰루레몬은 윌가의 기대치를 밑돌며, 2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꾸준히 떨어져 하락률은 거의 50%에 달한다.

 

CNBC는 같은 날 나이키 보도와 함께 룰루레몬의 7월 28일 마감된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7% 증가한 23억7,000만 달러(한화 약 3조1,734억 원)로 시장 전망치(24억1,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매장 동일 매출 역시 2% 증가에 그치면서 예상치(5.9%)를 밑돌았다. 

 

이러한 부진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제품의 실패 때문이다.

7월 기대를 모으며, 런칭한 ‘브리즈스루(Breezthrough)’의 디자인이 촌스럽다는 소비자들의 혹평과 미주 지역에서의 성장 둔화 영향 탓이다. 이에 룰루레몬은 연간 가이던스를 당초 연간 순이익을 107억~108억 달러로 예상했으나 최저 103억8,000만 달러(한화 약 13조8,988억 원)로 하향 조정했다. 연간 주당순이익 역시 14.27달러~14.47달러에서 13.95~14.15달러로 조정했다.

 

다행히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하락했다가 시간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했다.

부진한 실적과 달리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이 이미 침체된 전망을 예상해 주가에 이미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룰루레몬 주가는 연초 500달러를 넘었다가 8월 들어 230달러대로 반 토막이 났다.

 

또한 룰루레몬이 신제품 실패를 즉시 인정하고 바로잡음으로서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캘빈 맥도날드(Calvin McDonald) 룰루레몬 최고경영자는 컨퍼런스 콜에서 “브리즈스루 라인을 재출시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디자인팀의 우선순위이며, 해당 라인의 초기 출시 규모는 작았고 테스트하고 배우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자인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판매를 중단한 것이 옳은 결정이었고 재출시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에 따르면 룰루레몬은 6~7% 매출 증가를 예상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9.2%)보다 낮은 수준이며, 주당 순이익도 2.68달러~2.73달러를 전망했는데 역시 시장 예상치(2.7달러)를 소폭 밑도는 수치다.

 

알로 요가, 하반기 한국 직진출

7월 한국 법인 설립…직접 유통·판매

 

▲ 요가복의 에르메스로 불리며, 룰루레몬 대항마로 맹추격 중인 미국 애슬레져 브랜드 알로요가(Alo Yoga)  © TIN뉴스

 

한편 ‘요가복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룰루레몬의 대항마 ‘알로 요가(Alo Yoga)’의 추격도 부담스럽다. 알로 요가는 2007년 설립된 브랜드로 코로나 기간인 2020년 1억 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2022년 10억 달러로, 2023년에는 119억7,000만 달러(한화 약 16조278억 원)로 매년 증가세다.

 

알로 요가의 급성장의 원동력은 ‘디자인’과 ‘소매 확장’을 꼽는다.

기존 애슬레저복은 무채색 계열의 디자인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알로 요가는 형광색 등 색상이 다채롭고 몸매 라인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강점이다. 디자인만 놓고 보면 과연 운동복이 맞나 싶다. 운동복이라기보다 캐주얼하다.

 

소매 확장은 알로 요가의 성장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에 50개 이상의 매장과 여러 해외 매장을 보유한 이 브랜드는 2024년까지 런던과 파리와 같은 주요 시장을 포함하여 10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 할 계획이다.

 

이 같은 인기에 알로 요가의 한국 직진출이 임박했다.

여전히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젝시믹스와 안다르가 1,2위를, 룰루레몬과 뮬라웨어가 3,4위로 뒤를 잇고 있다. 1,2위의 총매출이 2,000억 원대, 룰루레몬이 1,173억 원 수준이다.

 

알로 요가는 올해 하반기 강남구 도산대로 에르메스 매장 옆에 국내 첫 플래그십스토어 매장을 열 예정이다. 알로 요가의 한국 진출은 7월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정사실로 됐다. 더구나 국내 기업에 라이선스를 주고 수수료만 받는 대신 직진출로 이익 규모를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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