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유니폼 전문기업 굿유(Good.U·대표 김휘종)는 월드컵 4강 신화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했던 2002년 설립됐다. 김휘종 대표가 14년간의 유니폼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창업한 굿유는 올해로 22년째 병원 유니폼시장에서 선도기업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유니폼 제작 과정은 굿유가 기획, 디자인을 하고 자체 개발 소재(원사)의 편직·가공을 외부에 맡긴 후 원단이 완성되면 이를 본사에서 패턴을 뜨고 재단해 20~30개 봉제 협력공장으로 보내는 신속하고 분업화된 협력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대신 최종 완제품 검수 및 패킹은 물론 완성된 유니폼에 병원명이나 의사명, 간호사명 등을 새겨 넣는 자수공정을 본사에서 직접 한다. 여기에 일부 소량 다품종으로 외주에 맡기기 어려운 경우 사옥 내 봉제팀에서 직접 유니폼을 제작한다.
봉제팀은 병원 유니폼 외에도 굿유가 신규 주력사업으로 신규 런칭한 워크웨어 ‘탱크릭스(TANKRIX)’ 제품도 직접 제작한다. 워크웨어 ‘탱크릭스’는 김휘종 대표가 자신 있게 근무복을 직장 밖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 편안한 착용감과 캐주얼한 디자인에 공을 들인 제품이다. 아울러 경영혁신과 고객 만족을 통해 2015년 54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151억 원으로 연평균 성장률 12.3%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주문 제작에서 기성복 온라인 판매 전환
창업 초기 김휘종 대표는 무작정 병원을 찾아 영업을 뛰었다. 서투른 영업 탓에 병원장 만나는 건 하늘의 별 따기. 1시간 이상 무작정 병원에서 기다리는 건 다반사였다. 그렇게 만나 계약을 따도 개인 병원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합쳐봐야 3~4명 남짓.
그렇게 유니폼을 팔아도 50만 원 내외였다. 대학병원이나 대형 병원 영업은 꿈도 꾸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병원 의료진들은 유니폼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국내 병원 유니폼(메디컬) 영업은 크게 두 부류다. ‘대학병원, 대형병원에 입찰을 통해 유니폼을 납품하는 영업’과 ‘발로 영업을 뛰는 동네병원 영업’으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굿유는 양쪽의 교차점, 즉 틈새시장을 노렸다. 유니폼이 필요한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개인이 구매하면서 병원으로 확대되고 차츰 증급 병원으로, 다시 대형 병원으로 한 단계 한 단계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품질’이다. 고객들은 가격이 싸더라도 좋은 품질을 원한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주문 제작 대신 기성복을 만들어 온라인을 통해 고객(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디자인과 컬러를 보고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사업을 전환했다.
동시에 기존 영업 인력을 줄이는 대신 연구개발 인력을 확대해 기술경쟁 우위를 위한 자체 소재 개발에 집중했다. 굿유는 2013년 연구전담부서를 설립, 매년 매출의 5~10%를 소재 연구개발비로 사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실 각종 병원 유니폼에 항균·방오 기능 등을 넣고 있지만 정작 의사들은 관심이 없다. 차라리 의사들이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유니폼 소재를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오히려 차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굿유의 강점을 자체 소재 개발을 할 수 있는 원단 기술력을 꼽는다. 특히 굿유는 병원 유니폼으로 최초 면 레이온(TR)소재를 개발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소재 개발팀이 개발한 소재만 ▲이지텍스(Easy Tex) ▲뉴얼라이브(New Alive) ▲리커버리(Recovery) ▲유라이트(U-Light) ▲커버픽(Cover Pick) ▲유프레쉬(You Fresh) ▲필라이트(Feel Light) ▲애니웨어(Any wear) ▲포에스티(Four ST) ▲굿텍스(Good tex) 등 총 10가지다.
현재는 유니폼 특성별로 세탁 견뢰도와 내구성, 내마모성 등 세탁 후 유니폼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제조혁신을 위한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병원 유니폼의 컬러화를 열다
그리고 창업 10년째이던 2012년 굿유의 성장가도의 발판이 된 귀인을 만나게 된다. 당시 시청률 15.5%를 기록하며, 히트를 쳤던 화제작 MBC 의학 드라마 <골든타임> 제작진에서 병원 유니폼 협찬을 제의해왔다.
의사 가운이나 간호사복의 컬러 대부분이 ‘화이트’ 또는 ‘핑크’였던 시절. 굿유의‘네이비(Navy)’ 컬러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드라마 히트와 함께 굿유의 유니폼도 대박을 치면서 병원 유니폼의 컬러 시대를 열었다.
이어 히트 의학 드라마 SBS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3’,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2’에 협찬된 병원 유니폼 역시 굿유 제품들이다. 이 중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2와 3에 협찬했던 ‘에비슨509 상하세트’는 10년째 굿유 유니폼 중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향후 일본 유니폼 시장 진출…현지화 전략
김휘종 대표는 향후 일본 유니폼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금융권, 관공서마저 근무복이 캐주얼화되면서 국내 유니폼 시장은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여전히 기업과 관공서에서 근무복 착용을 고집하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일본 유니폼 시장 규모는 메이커 출하금액 기준 5,065억 엔(약 4조6,28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1.9% 급증했다.
주력인 병원 유니폼 대신 근무복 등의 유니폼에 집중할 생각이다. 일본 소비자를 타깃한 현지화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휘종 대표는 “시장 조사 차 일본을 여러 차례 방문해 보니 일본인들이 한국 옷을 좋아하고 패션기업들이 대부분 유니폼을 하고 있다. 특히 유니폼 온라인 시장이 잘 구축되어 있고 활성화된 점이 우리가 기대를 걸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SG 경영 도입 등 친환경 기업 도약
김휘종 대표는 지속가능한 환경 개선 사업도 해볼 생각이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개발한 에코 제품은 총 6개, 이 중 리사이클 의사가운의 경우 2023년 기준 판매수량(1만1,1107개)은 전년 대비 11배 증가했으며, 재활용된 PET병 누적 개수는 15만4,000개로 추정된다.
실제 화장실과 구내식당에는 폐원단으로 만든 손수건을 비치해 5년째 사용 중이다. 1인당 1장씩 사용하면 이를 수거해 다시 세척해 재사용한다. 폐원단으로 에코백, 파우치 등을 제작해 고객 사은품으로 제작해 증정하고 있다. 아울러 2023년부터 ESG 경영을 도입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검증 및 홈페이지에 고시하고 있다.
다양한 복지정책 및 사회 기부
굿유는 직원 행복이 업무 생산성과 능동적 업무의 원동력이라는 확신 하에 다양한 복지정책을 시행중이다. 전 임직원 대상의 성과보상 및 동기부여를 위한 독창적인 ‘스마일 뱃지’ 운영, 소통 캠페인, 동아리 활동 지원, 사내 식당 운영, 가족사랑 식사비, 의료 종합검진 지원, 등이다. 특히 굿유아카데미, 신입직무교육, 일학습 병행, 온라인 교육 등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취재 차 방문한 굿유의 사옥은 지하 1층(주차장)과 지상 8층 등 총 9층 규모로 시내 중심가 대로변에 위치해 있었다. 직원들의 출퇴근 편이성을 위해 5년 전 이전을 계획하면서 새롭게 지은 사옥이다. 그리고 현재 바로 옆 부지에는 봉제·자수공장을 이전시킬 공장동 건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김휘종 대표는 “이러한 다양한 복지정책을 통해 최근 서울에서 근무한 경력의 젊은 20·30대 지원이 늘고 있어 회사에 큰 활력과 기업 발전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굿유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진심이다. 2019년부터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부를 해오고 있다. 2023년 기준 누계금액만 1억7,500만 원, 또한 지난해부터는 지역 내 위기 청소년 2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섬유패션산업 발전과 함께하는 경제전문 언론 TIN뉴스 구독신청 >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TIN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