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대금 지급대신 사과

2020~2024년 4년 연속 영업·당기 ‘적자지속’
“정산대금 확정되는대로 늦어도 3월 28일까지 지급” 약속

TIN뉴스 | 기사입력 2025/03/27 [17:26]

 

㈜발란(대표 최형록)은 정산대금 지급일로 못 박았던 3월 28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대신 최형록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대표, 창업자로서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을 뿐 구체적인 지급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에는 자칫 발란의 입점사 판매대금 미지급 사태가 제2의 티메프가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직원들 책상에서 기업회생 관련 문서가 목격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는데다 전직원이 재택근무 중이다. 

 

사실 최근 4년간의 실적을 보면 과연 정산이 가능할까 싶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 원 안팎. 전체 입점사는 1,300여 개사다. 2020~2023년까지 4년간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액의 증감을 제외하고 영업손실과 당기손실 적자 규모가 매년 눈덩어리처럼 쌓였다. 

 

2021년 경우 매출액(521억7,961만 원)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영업당기적자 지속, 특히 적자 규모는 각각 2배, 3배 가까이 증가했다. 185억5,038만 원, 190억8,794만 원, 그리고 2022년 영업손실 373억5,882만 원, 당기손실 379억6,23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적자가 커졌다. 그나마 2023년 들어 적자 규모는 영업손실 99억8,013만 원, 당기손실 122억5,163만 원으로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발란의 정산주기는 1개월 반 정도 걸린다. 발란이 대외적으로 14일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대치된다. 공휴일이 많을 경우에는 2개월까지 걸린다. 구매확정일까지 7영업일,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상 7일이면 되는데 7영업일로, 구매확정 이후 15영업일 뒤에 정산을 하는데 이미 22영업일이라 한 달이 넘어간다.

 

또한 구매확정일이 끝나는 날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눈다. 전반부에 확정될 경우 매달 15일로부터 15영업일 후, 후반부에 확정될 경우 매달 말일로부터 15영업일 후에나 정산을 해준다.

 

정산기준은 1일~15일까지 구매 확정된 주문 건의 경우 15일+15영업일 후 정산 → 16일 00시 이후 정산 캘린더에서 확인가능하다. 예를 들면 8월 13일 구매확정건의 정산일은 9월 5일이다.

 

16일~말일까지 구매 확정된 경우 말일+15영업일 후 정산 → 01일 00시 이후 정산캘린더에서 확인가능하다. 예를 들면 8월 22일 구매확정건의 정산일은 9월 25일이다. 거의 한 달이 넘어간다. 

 

실제 8월 6일 발송한 제품의 정산일은 9월 25일이었다. 업계는 이를 두고 정산 주기를 늘리기 위한 말도 안 되는 꼼수에 꼼수를 붙인 격이라고 지적했다. 셀러는 이미 상품을 보냈고, 구매자는 이미 물품대금을 송금했는데 정작 발란은 왜 이처럼 한 달 반 후에나 판매대금을 정산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발란은 티메프 사태 이후 정산문제가 지속적으로 이슈화되자 소속 판매기업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해 8월 에스크로를 도입해 정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에스크로(Escrow)’는 상거래 시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신뢰할 수 있는 중립적인 제3자가 중개해 금전 또는 물품을 거래하도록 하거나 그러한 서비스를 말한다. 거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이용된다. 쉽게 말해 고객이 발란의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지불한 돈을 PG사와 같은 제3자가 보관했다가 고객이 제품을 정상적으로 받으면 상점에게 돈을 지급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입점사들이 PG사가 어디냐고 여러 차례 문의했음에도 알려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으며, 이후 입금자명이 발란이 아닌 하이퍼OOO라는 PG사 사명으로 변경되면서 모두가 안심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반전은 에스크로를 도입했다는 발란의 주장과 달리 해당 PG사는 정산대행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을 뿐 발란이 에스크로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발란은 앞서 3월 24일 업주들에게 보낸 공지내용에서 “당사는 신규 투자 유치 전후 진행 중인 재무 검증 과정에서 파트너사의 과거 거래 및 정산 내역에 대해 정합성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 발견됐으며, 이에 따라 투자사 및 파트너사와 신뢰를 더욱 강화하고 정산금 계상 및 지급 내역의 정합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체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과거 정산 데이터를 면밀하게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산금 오류가 확인되는 경우 이를 조정해 재산정된 정산금이 지급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정산금이 기존보다 적거나 많아질 수 있고, 아울러 당초 3월 24일 지급 예정이던 정산금은 재검토가 마무리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지급을 보류한다”고 공지했다.

 

또 “3월 26일까지 재정산 작업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늦어도 3월 28일까지 파트너사 별 확정 정산금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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