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이 4월 1일 퇴임했다. 1973년 도레이첨단소재 전신인 삼성그룹 제일합섬 입사 이후 52년 만이다. 이영관 회장은 퇴임식에서 “산업기술의 역사적 변화를 화학공학도로 체험한 것과 경제 발전을 위해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땀 흘렸던 시간이 인생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회장의 퇴임식은 그의 입사 후 첫 발령지이자 입사 당시 공장부지 기초공사를 진행했던 경북 구미1공장 강당에서 진행됐다.
이 회장은 이날 약 70명 직원이 참석한 ‘조촐한’ 퇴임식을 가진 뒤 전북 군산 공장, 충남 공주 공장을 1박 2일 일정으로 돌며 직원들에게 인사와 앞으로 당부를 전할 예정이다.
후임 회장은 일본인 경영진 규노 모토히사 현 부회장이 취임한다. CEO는 작년 4월 취임한 김영섭 대표이사 사장이 계속 맡는다. 이 회장은 회사 고문 역할과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 이사장을 그대로 맡는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이 회장이 퇴임 후에도 한국도레이과학진흥재단 이사장으로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홍익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후 1973년 도레이첨단소재 전신인 삼성그룹 제일합섬에 입사해 1999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1999년 380억 원의 적자를 낸 도레이첨단소재를 이듬해 309억 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필름과 섬유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메타 아라미드 섬유, 탄소섬유복합재료 등 고부가가치 소재로 넓힌 덕분이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이후 지난해까지 2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금탑산업훈장, 2009년 한국의 경영자상, 2012년 한일경제인대상 등을 받았다. 2013년에는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회장은 2023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화학섬유 시장 태동기에 일을 시작해 화학섬유산업 발전과 함께해왔다”며 “‘못 하는 것, 안 하는 것, 없는 것’을 이루기 위해 부딪히며 도전해온 시간”이라고 소회했다.
또한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킨 원동력으로 주인의식, 인내의 힘, 화합의 정신, 변화와 혁신의 정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 등을 꼽았다. 그는 “모든 것이 쉽게, 그리고 빨리 변하는 요즘 시대에 50년 동안 외길을 걸어왔다는 것이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쉽게 금방 이뤄지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맨바닥에서 시작한 화학섬유산업이 최첨단 신소재 산업으로 성장·발전하는 과정을 함께한 것을 커다란 행운으로 여긴다”며 “앞으로 많은 후배가 그 도전을 이어받아 새롭게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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