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관세’로 美 여성이 더 큰 부담

美 싱크탱크 PPI, “남성보다 여성 피해가 더 클 것”
여성복, 남성복 대비 3%p 관세 높아…연간 20억 달러 추가비용 부담

TIN뉴스 | 기사입력 2025/04/17 [17:00]

 

 

미국 트럼프 관세 인상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경우 남성의류보다 여성 의류의 관세가 더 높기 때문이다.

 

미국 CNN은 “수십 년 동안 미국 관세 체계는 여성 의류에 남성 의류보다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해 왔다”고 지적했다. 현재 여성 의류 관세는 남성의류보다 2.9% 높은데 이는 ‘핑크 관세(Pink Tariff)’ 알려진 정책 때문이다. 동일한 여성용 제품을 남성용보다 더 비싸게 만드는 핑크 세금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 진보정책연구소(PPI, Progressive Policy Institute)에 따르면 2022년 여성의류의 평균 관세율은 16.7%인 반면 남성의류는 13.6%였다. 에드워드 그레서(Edward Gresser) PPI 부회장은 “여성이 남성보다 의류 한 벌당 평균 1달러를 더 지불하며, 그로 인해 연간 20억 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 품목별 관세율은 예를 들어 2017년 여성 정장에는 15.1%, 남성 정장에는 13.3%, 여성 속옷에는 12.8%, 남성 속옷에는 8.6%가 각각 적용됐다.

 

여기에 여성이 남성보다 의류에 더 많은 지출을 한다는 점도 여성이 관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요인 중 하나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3년 여성복에 대한 가계 지출은 평균 655달러였고, 남성복은 406달러였다.

 

텍사스 A&M대학교 공공서비스 및 행정학과에서 무역정책을 연구하는 로리 테일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남성 의류에 대한 관세 하한선을 높여 의도치 않게 성별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는 궁극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성이 의류에 평균적으로 더 많은 돈을 쓰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3년 여성 의류에 대한 가계 지출은 평균 655달러였고, 남성 의류는 406달러였다.

 

테일러 교수는 “격차를 줄이기 위해 남성복과 여성복 모두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것이 정책적 선호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여성의류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은 미국이 1930~1940년대 글로벌 자유무역 체계를 구축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에서 남성복 산업은 주요 고용 창출 산업이자 경제 산업 동력이었던 반면 여성복 산업은 소규모였다. 이에 미국 섬유 및 의류 제조업체들은 남성복 관세를 인하하고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데 주력했고 결국 남성복 관세만 인하된 채 지금까지 이어졌다.

 

여성 외에도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이 관세 인상으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렴한 기본 의류에 대한 관세가 더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델라웨어대학교 셩 루 패션 및 의류학과 교수는 “관세는 원단 구성에 따라 달라지기에 양말, 속옷, 티셔츠, 운동화 같은 기본 의류 제품이 고급 제품보다 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무역 전문가들도 관세로 인해 고급 제품보다 기본 제품의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본 제품의 경우 마진이 낮아 기업이 비용 상승을 흡수할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그레서 PPI 부회장은 “비용 상승은 고급 제품 시장보다 저가 제품 시장에서 더 클 것”이라며 “시간제로 일하는 미국인들이 관세 부담의 상당 부분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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