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반발하는 주요국들이 뭉치고 있다. 먼저 유럽연합(EU)이 환태평양국제동반협정(CPTPP) 합류를 검토 중이다. EU가 CPTPP에 가입할 경우 미국이 빠진 세계 최대 규모의 새로운 무역 연대로 거듭나게 된다. 여기에 영국도 인도와 연내 양자 FTA 타결을 추진 중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5월 3일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고위급 관리들과 외교관 전언을 토대로 EU가 CPTPP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상호관세로 세계 교역 질서로 혼란스러워지자 미국발 질서 붕괴를 막고 유럽산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경제 운동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해당 사안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선을 그었지만 CPTPP 회원국과 EU 간 구조화된 협력을 검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논의가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CPTPP와 EU 경제권이 상품과 서비스 장벽을 없애는 통 큰 결단에서 나선다면 전 세계 국내 총생산(CDP)의 31%에 육박하는 초거대 자유무역지대가 출현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이 빠진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간에 혼합된 세계 최대 무역지도가 그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99% 상품관세 철폐를 목표로 2018년 일본 주도로 출범한 CPTPP는 호주,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영국, 베트남, 브루나이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2023년 12번째 회원국으로 합류했다.
EU는 이들 회원국 중 이미 9개국과 양자 FTA를 체결하고 있으나 CPTPP에 추가로 참여하려는 대기자 명단에 중국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EU 입장에서는 더 매력적인 선택지다. 회원국 중 현재 EU 참여를 적극 지지하는 국가로는 뉴질랜드, 캐나다. 싱가포르다. 여기에 일본도 조용한 지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세실리아 말룸스트룀 前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느릿한 EU의 트럼프 취임 후 지난 3개월간 움직임을 보면 규칙에 기반한 무역질서를 지키려는 노력이 절발하게 이루어졌다”며, “CPTPP 가입이 일어나려면 연내 상당히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EU는 트럼프 관세전쟁 이후 중국과도 과거 중단했던 포괄적 투자협정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사안이 EU에 절실해진 배경에는 비단 대미 수출시장 완총 효과 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 과정에서 미국의 유럽 패싱에 대한 각서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 내 러시아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영국도 인도와 양자 FTA를 추진하고 있으며, 수개월 내 협상을 타결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와 함께 단절된 EU와 걸프 국가들 뿐 아니라 한국과 진일보한 무역 합의를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유럽의 태세 전환 속에서 한국도 CPTPP 가입을 위한 움직임 활발해질지 주목된다. CPTPP 발효 4년 뒤인 2022년 한국은 가입 추진을 결정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한파 일본 경제학자인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말 국내 한 학술행사에서 “경제안보가 강화되고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는 등 세계 경제가 부정적인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한일 간 협력을 강화하면 이런 추세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CPTPP 참여를 당부한 바 있다.
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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