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입는다’…스마트 의류 구현

부산대·서울대 공동연구팀, 50m 전자섬유 개발

TIN뉴스 | 기사입력 2025/05/15 [09:17]

 

부산대학교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이건희 교수팀이 서울대 박성준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로 50미터(m)급 신축성 전자섬유를 연속 생산하고, 이를 실제 착용 가능한 스마트 의류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전자섬유’는 사용자 친화적인 웨어러블 소자와 헬스케어 기기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아 왔지만, 기존 섬유형 전극은 인체의 움직임에 취약해 내구성과 전기적 안정성이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기계적 변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액체금속(Liquid Metal, LM) 기반 전도성 소재가 연구되고 있으나, 누액(leakage) 위험과 대면적 생산의 어려움으로 실제 의류 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금속 입자(LMP, Liquid Metal Particle)를 기능화된 고분자(TPU)로 감싸는 복합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고출력 소니케이션(sonication·초음파 처리 분해·응집)을 이용해 고분자 사슬의 말단을 화학적으로 활성화하고, 입자 간 물리적 응집을 유도해 자연스러운 상분리(flocculation) 구조를 형성했다. 그 결과, 전도성 영역과 기계적 지지 영역이 이중 구조로 분리된 섬유가 완성돼 누액 없이 안정적인 전도성과 뛰어난 강인성, 신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이렇게 제작된 섬유 여러 가닥을 정밀하게 꼬아내는 비틀림 섬유(TSFtw) 구조를 도입해, 실제 봉제가 가능할 정도의 두께와 기계적 강도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옷감 위에 바느질하듯 전자섬유를 통합할 수 있었으며, 전원, 센서, 처리 모듈 등 다양한 전자 부품을 안정적으로 연결해 운동 중에도 끊김 없는 작동을 구현했다.

 

개발된 섬유는 얇고 유연하면서도 기계세탁이나 1만 번 이상의 강한 스트레칭, 실생활의 반복적인 꺾임 동작 등에도 우수한 전기적·기계적 성능을 유지하며, 의료용 스마트 의류, 웨어러블 인터페이스, 디지털 제어 장치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 섬유를 이용해 심박 측정 센서, 무선 키보드, IMU 기반 모션 트래커,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디지털 의류를 제작하고, 일상 환경에서의 안정적인 작동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 5월 9일 자에 게재됐다. 

 


‘3차원 압전 섬유 센서’ 개발

산사태 등 자연재해 실시간 감지 가능


▲ a) 섬유의 단면 형상 디자인을 통해 기계적 응력 전달을 최적화 (b) 새로운 무기 나노구조체 첨가를 통한 압전 활성화 향상 전략 (c) 신규 3D 더블 라셀 구조의 구조적·비구조적 요인이 압전 성능에 미치는 영향 규명 위한 디자인  © TIN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환경연구부 임상규 박사 연구팀이 압력을 전기로 변환하는 ‘압전’ 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스마트 섬유 센서를 개발하며, 산사태와 같은 자연재해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에 개발된 섬유는 독창적인 3차원 구조 설계를 통해 기존 섬유 센서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으며, 외부 전원 없이 스스로 작동하는 자가 발전 센서 시스템까지 구현하여 그 의미를 더한다.

압전 섬유는 외부의 압력이나 구부러짐과 같은 물리적 힘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특성을 가진 소재로, 웨어러블 전자기기, 스마트 섬유 센서, 그리고 에너지 수확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일반적인 섬유 구조에서는 섬유 사이에 많은 공기층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공기층이 센서 성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했으며, 구조 자체의 한계로 인해 에너지 출력 성능 향상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DGIST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압전 섬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나노 소재인 주석 티탄산염 나노로드(SnTiO₃NR)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고분자 물질인 PVDF와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압전 섬유를 제작했다.

 

이 섬유는 마치 꽃잎과 유사한 8갈래의 독특한 단면 구조를 가지며, 특수한 편직 기술을 적용하여 두 겹의 층을 정교하게 겹쳐 만든 혁신적인 3차원 ‘더블라셀’ 구조로 직조되었다. 이 특별한 3차원 구조는 섬유 사이에 최적화된 공기층을 형성시켜 외부 충격 흡수 능력을 향상시키고, 가해진 압력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며, 생성되는 전기 신호를 효과적으로 증폭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실험 결과, 3차원 구조 압전 섬유를 활용하여 제작된 센서는 불과 5㎝×5㎝의 작은 면적에 1Nm⁻²의 압력만 가했을 때, 최고 92.8V의 높은 전압과 4.13㎃의 상당한 전류를 생성하는 뛰어난 성능을 입증했다.

 

이는 외부 전원 공급 없이도 무려 22개의 LED 전구를 동시에 밝힐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출력으로, 일상적인 센서 시스템은 물론 소형 전자기기까지 충분히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섬유의 미세 구조 설계를 혁신적으로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압전 센서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특히, 기존의 일반적인 평면형 압전 섬유 구조에 비해 에너지 출력이 2배 이상 향상되어, 미래 고성능 스마트 섬유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이 고성능 압전 섬유를 활용하여 외부 전원 공급 없이도 스스로 작동이 가능한 블루투스 기반의 실시간 산사태 감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미세한 압력 변화까지 정확하게 감지하고, 감지된 데이터를 무선으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어,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의 발생 징후를 사전에 효과적으로 감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헬스케어 분야에서 생체 신호 모니터링, 운동 기록 추적 등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5년 4월 2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습도 전력원 ‘섬유형 인공근육’ 개발

지속가능한 물 에너지 변환 기술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부 최창순 교수와 김선정 교수 연구팀이 공기 중 습도에 반응해 전기를 생성하는 섬유형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기존 섬유 기반의 물 에너지 변환 기술은 주로 하나의 반응 메커니즘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는 시스템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떨어뜨려 물이 지닌 막대한 잠재 에너지(potential energy)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에 한양대 공동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비대칭 구조’로 설계했다. 윗부분은 물에 젖지 않는 소수성, 아랫부분은 물에 잘 젖는 친수성을 갖도록 했다. 이 섬유가 공기 중 수분에 노출되면 친수성 부분에서 방출된 양성자가 확산돼 전기를 생성하는 동시에 물이 스며들며 섬유가 팽창해 회전하는 움직임을 생성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섬유형 인공근육은 100㎷ 이상의 전압과 함께 두 바퀴 이상의 회전 구동을 생성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물로부터 전기와 기계적 구동, 두 에너지를 동시에 수확한 세계 최초의 연구 사례다. 기존 물 에너지 변환 기술이 안고 있던 낮은 효율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로 평가받고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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