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유예기간 종료 후 7월 9일부터 미국 상호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전 세계가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 목을 매고 있다. 특히 국내 섬유 제조 및 수출기업들이 대거 진출한 베트남의 협상이 성사되지 않고 있어 더욱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베트남이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의 베트남 국빈 방문 기간 양국은 더욱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전면적인 협력 패턴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공동 성명에서 개발 전략 간 시너지 효과를 가속화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와 양회랑(兩回廊) 일경제권 전략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공동 협력 계획 이행을 약속했다.
양국은 성명을 통해 철도, 고속도로, 항만 인프라의 상호 연결성을 강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해 중국 관영 언론 역시 양국 항공사들이 시장 수요에 맞추어 운항을 재개하고 추가 운항을 장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5월 13일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난닝과 남서부 윈난성 쿤밍에서 동시에 화물열차가 출발해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다. 이번 노선은 ‘광역 메콩강 유역 국경 간 운송 원활화 협정(the Greater Mekong Sub-region Cross-border Transport Facilitation Agreement)’에 따라 운영되는 중국 화물차량이 새로 개통된 노선을 통해 베트남 내륙 지역에 직접 도착한 첫 사례다. 특히 이전 노선과 비교해 트럭 한 대당 운송시간을 약 1일 단축하고 비용은 최대 138.97달러까지 절감할 수 있다.
한편 5월 9일 러시아 전승절 모스크바를 방문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베트남 첫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등을 돌린 틈을 푸틴 대통령이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양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서 원자력과 방사선 안전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 원전 개발을 약속했다. 베트남 과학기술부와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은 ‘2025~2030년 원자력 평화적 이용 협력 로드맵’에 서명했다.
베트남은 2009년 남부 닌투언성 원전 1호기 건설업체로 로사톰을 선정한 바 있다. 한동안 공전하다 이번에 로사톰 원전을 베트남 1호 원전으로 확정지었다.
또한 올해 2월 베트남 팜 민 찐 총리는 2개의 국영기업에 2030년까지 2개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완료할 것을 지시했다. 베트남은 이전에도 원자력에너지 프로그램은 운영한 바 있다. 중부 닌투언성에서 2009년 승인을 얻은 프로젝트에서 러시아산 VVER-1200 원자로가 사용될 예정이었지만,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2016년 사업이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의회는 해당 프로젝트 재개를 위한 정부의 제안을 승인했다.
양국은 러시아산 원유와 LNG를 베트남에 공급하고 상대국 에너지 기업의 자국 내 사업 확장을 지원하는 등 석유·가스 산업 협력을 강화한다. 실제로 페트로베트남과 자루베즈네프트가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
양국이 한동안 공전했던 베트남 원전 건설을 올해 들어 신속하게 결정한 배경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통한 중국의 우회수출을 막고자 관세장벽을 설정했다. 결과 미국향 제품을 베트남에서 제조하던 다국적기업이 베트남 내 생산을 줄이는 등 파장이 일었다. 그래서 베트남은 경고 차원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아닌 러시아 로사톰에 원전 건설을 맡겼다는 분석이다.
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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