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EXA의 최신 데이터를 보면 2025년 초부터 미국 의류 조달 행동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된다. 이러한 변화는 패션기업의 신중한 사고방식과 의류 공급망에서 점차 심화되는 글로벌 과제를 모두 보여주는 반증이다. 미국 델라웨어대학교 패션의류학과 Sheng Lu 교수는 이러한 변화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① 의류 수입 증가세 둔화
2024년 말과 2025년 1월의 급격한 증가 이후, 미국 의류 수입 증가율은 이제 정체되기 시작했다. 2025년 2월 수입액은 3.2%, 물량은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소폭 상승은 몇 달 전의 18~19% 증가율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는 초기 급증의 상당 부분이 최종 소비자 수요의 실질적인 증가보다는 관세 인상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신중한 분위기에 더해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도 급락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2025년 3월 92.9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기대지수가 2013년 이후 최저치인 65.2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다가오고 상호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제기됨에 따라 많은 미국 패션 브랜드들이 주문량을 줄이거나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 ② 의류 수입 비용 계속 상승
의류 업계 전반에서 가격 압박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2025년 1월과 2월 동안 수입 의류의 평균 비용(SME)은 3.0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했다. 주요 공급업체들은 모두 눈에 띄는 가격 상승을 경험했다. 중국은 2.9%, 베트남은 3.6%, 방글라데시는 2.6%, 멕시코는 4.7%, CAFTA-DR(중앙아메리카 FTA)은 0.6% 상승했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인건비, 원자재, 물류비 등 전반적인 비용 상승을 반영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정책 변화에 따라 새로운 관세가 시행될 경우, 가격은 더욱 상승해 조달 예산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③ 다각화 요구에도 지역 의존성은 지속
소싱 전략 다각화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패션 기업들은 소싱 지역에 있어 변화는 소극적이다. 2025년 2월 아시아 공급업체들은 전체 수입액의 71.5%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년과 동일한 수치다. 더욱이, 대미 의류 수출 상위 5개국(중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인도)의 점유율은 2024년 초 59.7%에서 63.7%로 증가했다.
중국의 시장 점유율도 안정적으로 보이며, 가치 기준 18.4%, 수량 기준 32%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는 브랜드들이 공급망을 대대적으로 재편하는 데 주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거의 모든 소싱 지역에 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기존의 다각화 전략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위험 완화 효과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아시아 수출국들의 미국 의존도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베트남, 스리랑카, 아세안(ASEAN) 국가들은 의류의 약 40%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반면, 중국과 방글라데시는 미국 수출 비중이 훨씬 낮아 약 20%에 불과하다. 반면 멕시코와 CAFTA-DR 회원국들은 지역 무역 파트너십과 공급망 통합으로 인해 여전히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④ 니어 쇼어링의 변화 증거 없어
여기에 니어 쇼어링(Near-shoring)은 주춤하다. 업계 기대와는 달리 서반구에서 니어 쇼어링으로의 전환에 대한 증거는 거의 없다. 2025년 2월 CAFTA-DR 국가들은 미국 전체 의류 수입의 7.6%만을 공급했는데, 이는 전년도 9.6%에서 감소한 수치다. 멕시코의 점유율 또한 전년도 2.4%에서 2.3%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 CAFTA-DR 특혜 이용률은 2025년 1월~2월 기준 81.1%로 전년 동기 73.8%에서 상승했다. 또한, 이 지역 의류 수입의 75% 이상이 Yarn Forward 원산지 규정을 충족해 무역 협정 요건 준수가 개선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족’ 규정의 적용률은 2025년 현재까지 2%에 불과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미국 의류산업이 경제적 역풍에 대비하는 가운데 패션기업들은 비용, 신뢰성 그리고 무역 정책 위험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찾고 있다. 수입 둔화, 가격 상승 그리고 의미 있는 소싱 변화의 부재는 앞으로 그 어느 때보다 더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요구될 것임을 시사한다.
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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