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손기술을 대체할 수는 없다”

봉제 자동화의 벽…기술이 넘지 못한 마지막 공정
ITMA ASIA+CITME 2025에서 만날 자동화 흐름
원단 낭비 20% 줄이는 ‘스마트 네스팅’ 기술 주목
패턴 제작 디지털 전환, AI·3D가 바꾸는 설계 현장

TIN뉴스 | 기사입력 2025/06/18 [13:09]

▲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PGM Technology는 ITMA ASIA+CITME 2025에서 패턴 제작 및 재단용 첨단 AI 통합 솔루션과 고효율 원단 펼침 및 놓기 기계를 선보인다.  © TIN뉴스

 

오는 10월 28일(화)부터 31일(금)까지 4일간 싱가포르 엑스포(Singapore Expo)에서 열리는 ITMA ASIA+CITME 2025에서는 섬유산업의 전반에 걸친 Industry 4.0(4차 산업혁명) 원칙의 도입이 확연히 드러날 전망이다.

 

제조업체들이 Industry 4.0 원칙을 점점 더 많이 채택함에 따라 원사 생산에서부터 직물 제직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섬유 제조 부문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자동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자동화가 쉽지 않은 공정이 있다. 바로 재봉틀을 통해 원단을 정확하게 다루고 봉제하는 사람의 숙련되고 섬세한 손재주가 있어야만 자동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패턴 디자인, AI와 3D로 진화 중

 

전체 의류 제작 공정의 출발점인 의류 패턴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려면 과거에는 뛰어난 창의성뿐 아니라 복잡한 CAD 툴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고도의 숙련된 디자이너가 필요했다.

 

하지만 오늘날 의류 디자인은 AI, 디지털 도구, 3D 모델링을 활용한 작업 방식으로 전환되는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훨씬 더 단순하고, 정밀하며, 효율적인 설계가 가능하도록 대체한다.

 

▲ ITMA ASIA+CITME 2024에서 선보인 독일 Dürkopp Adler 자동 재봉기와 생산한 제품  © TIN뉴스

 

자동화되는 패턴 배치와 재단 공정

 

현재 CAD 시스템은 패턴 설계, 그레이딩(Grading), 네스팅(Nesting), 부위 재단 등을 완전히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적시 생산 및 대량 생산 공정 모두을 위한 다중 재단 솔루션은 생산량에 관계없이 수작업 없이도 긴급 주문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으며, 재단 부위당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레이딩(Grading)은 기본 패턴을 사이즈별로 확대 또는 축소하여 다양한 치수의 패턴을 생성하는 과정이고, 네스팅(Nesting)은 이렇게 생성된 패턴들을 원단 위에 효율적으로 배치하여 낭비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의류 생산 공정에서 사용되는 기술로,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패션 브랜드에서 원단이 가장 큰 생산 비용(전체 비용의 약 60~70%)을 차지하고 의류 한 벌을 만드는 데 최대 20%의 폐기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단 시 원단 낭비를 최소화하는 네스팅 기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단에 재단 패턴을 표시하고 배치하는 프로세스인 최적화된 네스팅 작업은 여전히 전 세계 많은 공장에서 숙련된 작업자가 수작업으로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첨단 프로그램을 통해 각 재단 작업마다 생산할 부품을 분석하고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패턴 사이의 공간을 최소화하면서 필요한 수량을 가장 잘 생산할 수 있는 패턴 배치 방법을 자동으로 계산하여 이상적인 재단 패턴의 분포를 결정할 수 있다.

 

또한, 3D 패턴 제작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3D 설계 및 생산에 앞서 디지털 원단 소싱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던 원단 샘플링을 대체하고 있다.

 

▲ ITMA ASIA+CITME 2024에서 선보인 자수 위에 프린트를 하는 Epson SC F2280  © TIN뉴스

 

여전히 숙련 인력이 필요한 봉제 공정

 

강철, 플라스틱 및 기타 단단한 부품과 달리 원단은 뭉치고 구겨지거나 늘어나며 봉제 시 반응하는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질 수 있어 이로 인해 다른 산업에서처럼 완전 자동화가 어렵다.

 

물론, 심리스(무봉제) 편직 기술의 경우 이음새를 완전히 없앨 수 있어 봉제 시 발생하는 방해 현상을 피할 수 있어 일부 고급 프리미엄 제품에서는 봉제 공정을 대체하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류 하나를 제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순히 개별 원단을 재단하고 수작업으로 재봉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린다.

 

그 결과 패턴 제작부터 품질 관리 및 포장에 이르기까지 의류 제조의 다양한 단계에는 원단 생산에 비해 거의 모든 단계에서 더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특히 봉제는 모든 생산 단계 중 가장 노동 집약적이며, 생산되는 의류의 복잡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원사 방적부터 완제품 의류까지 수직적으로 통합된 공장 전체 인력의 30~50%가 봉제에 투입된다.

 

다양한 부품으로 구성된 의류를 최종 조립하는 작업은 다른 일자리가 제한적인 지역, 특히 수백만 명의 개발도상국 여성들에게 정규직 일자리를 보장하고 있다.

 

▲ ITMA ASIA+CITME 2024에서 선보인 AI 기반 운반 장비  © TIN뉴스

 

스마트 공정 장비와 디지털 ID 기술도 주목

 

ITMA ASIA + CITME, 싱가포르 2025에서는 의류 제조업체를 위한 스마트 패턴 제작 시스템부터 고급 브랜드 라벨까지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PGM Technology는 패턴 제작 및 재단용 첨단 AI 통합 솔루션과 고효율 원단 펼침 및 놓기 기계를 선보이며, 싱가포르의 Focus Garment Tech는 자동 니팅기부터 실 트리머, 열전사기 등 다양한 의류 장비와 함께 자체 고효율 봉제 제품군을 소개할 예정이다.

 

의류 제조업체와 소매업체에 공급망의 모든 측면에 대한 실시간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디지털 ID 기술 또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 분야의 전시업체 중 다국적 기업 Avery Dennison은 라벨링 솔루션, RFID(무선 주파수 식별) 인레이 및 태그와 함께 실제와 디지털을 연결하여 공급망 파트너와 최종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브랜드 포장 및 디스플레이 정보를 제공하는 추적 소프트웨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 스웨덴의 ACG Kinna 로봇 기반 베개 충전 시스템  © TIN뉴스

 

홈 텍스타일은 자동화에 한 걸음 더

 

일반적으로 의류보다 구성 요소와 완성 단계가 적어 제작 공정이 단순한 홈 텍스타일(침구, 가방 등) 분야에서는 완전 자동화가 더 현실적이며, 기술도 더욱 진전되고 있다.

 

이 분야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스웨덴의 ACG Kinna는 로봇 기반 베개 충전 시스템을 통해 8시간 교대 근무로 약 3,840개의 베개를 채우고 완성할 수 있다.

 

이 자동화 설비는 섬유의 개봉 및 계량부터 제품 충진, 봉제 및 포장 공정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처리한다. 최근 이 시스템에 도입된 기능으로는 베개 라벨에 QR코드, 배치 번호 및 날짜를 인쇄할 수 있는 통합 마킹 솔루션이 있다.

 

한편 스웨덴의 또 다른 기업인 Automatex는 소비자 가방의 완제품 생산을 위한 재봉 및 조립 유닛을 개발하여 이전에는 모두 수작업으로 수행해야 했던 단 처리(Hemming), 핸들 삽입, 재단, 라벨링, 가방 성형 및 거싯(Gusset) 성형 등 전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자동화 시스템은 시간당 약 540개를 생산할 수 있다.

 

▲ 베트남 의류 공장 내 봉제 공정  © TIN뉴스

 

완전 자동 봉제, 아직은 먼 미래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봉제 공정은 여전히 거의 모든 의류 공급망에서 가장 큰 병목 지점으로 남아 있어 완전 자동화된 로봇 봉제기 개발은 업계의 최종 목표이자 궁극적인 성과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또 다른 장벽이자 현재로선 현실화되기 어려운 이유가 연간 약 2,000억 장의 티셔츠가 대부분 노동력이 저렴한 개발도상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100년 넘게 사용되며 한 세기 이상 패션산업에 기여해 온 전기식 봉제기는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전망이다. ITMA ASIA+CITME 2025에서는 품질을 향상시키고 작업 시간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Industry 4.0 기반의 최신 봉제 기술과 함께 최첨단 개발품 중 일부를 만날 수 있다.

 

기술은 빠르게 진보하고 있지만, 사람의 손끝에서 나오는 섬세함은 아직 기계로 대체할 수 없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는 기술과 인간의 공존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또 어떤 방식으로 균형을 찾아갈 수 있을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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