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편직기용 바늘을 수입해 국내에서 생산한 일본 고급 브랜드 바늘로 둔갑시켜 국내외에서 수년간 유통한 일당이 지난 2월 법원 판결에서 수출 관련 대외무역법 및 관세법 위반으로 벌금 5천만 원의 형을 받았다.
대구지법은 국내 바늘 판매업자들이 중국산 저가 편직기용 바늘을 수입한 뒤 ‘PRODUCTED BY KOREA MILL’ 등 마치 원산지가 대한민국인 것처럼 포장갈이를 하고 세관 서류에도 허위로 신고하여 수출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판결했다.
이들은 ‘SAKURA’라는 일본 고급 브랜드 바늘로 재포장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 154회에 걸쳐 합계 4억 1천만 원 상당의 중국산 편직기용 바늘 약 210만 개를 원산지가 대한민국인 것처럼 가장하여 터키, 페루, 싱가포르, 이집트 등에 수출해왔다.
지난 2023년 서울세관에서 조사한 결과 이들이 수백만 개의 중국산 바늘을 일본 고급 브랜드 바늘로 국내에 유통한 사실도 확인됐다. 일부 섬유공장은 해당 바늘을 일본 고급 브랜드 바늘로 믿고 구매했다가 품질 불량 원단을 수억 원어치를 생산해 파산에 이르는 피해까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기계에 장착하는 바늘은 원단 품질과 직결되는 핵심 부품”이라며 “저품질 중국산 바늘이 일본 고급 브랜드 바늘로 둔갑해 유통됐다면 국내 섬유업계 신뢰도 전반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로 일부 피해 사실이 드러났지만, 전국에 있는 수백 개의 편직 업체들이 여전히 자신들이 사용 중인 바늘이 일본 고급 브랜드가 아닌 중국산 저가 바늘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불량 원단 생산이라는 위험을 안고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익제보자는 “당시 ‘SAKURA’라는 일본 고급 브랜드 제품이 독일산 제품보다는 저렴하면서 국산 제품보다는 좋다는 식으로 판매했고, 오히려 의심을 피하기 위해 국산 제품보다 가격을 조금 더 받았다”며 “또 일본에 ‘SUGIURA’라고 실제 편직기 바늘 생산업체와도 이름이 비슷해 혼동을 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막상 사용해보니 품질이 너무 안 좋아 브랜드에 대한 의심을 계속 품다가 결국 터진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 판결이 유죄로 나왔지만 이번 중국산 바늘 라벨갈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업체들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섬유업계 전반에 이 사실이 조속히 알려져 더 이상 불량 원단 생산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2022년에도 대구세관이 2015년부터 중국산 바늘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수출해온 업체들을 적발한 바 있어, 국산 섬유 제품의 불량으로 인한 신용도 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섬유기계 부품 원산지 단속 강화 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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