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창조·문화 산업”

규모·성장 등 산업적 측면에 더해 문화적 가치로 전급해야
업계·학계, “패션산업, 창조산업·저작권 산업에 포함시켜 육성해야” 한 목소리

TIN뉴스 | 기사입력 2025/10/27 [10:52]

 

서울시 vs 대만 문화부·경제부·대만시

한국과 대만의 패션산업을 대표하는 각국의 패션위크 공식 주최기관이다. 오롯이 서울시(경제실 뷰티패션산업과) 주도로 개최되는 서울패션위크(Seoul Fashion Week)와 달리 대만패션위크(Taipei Fashion Week)는 정부부처가 긴밀하게 협력한다. 

 

문화부(우리의 문화체육관광부)가 메인 주최를 맡고 경제부(산업통상부)가 공동 주최 역할을 한다. 여기에 공동 대만시정부 문화부가 공동 주관한다. 이는 양국의 패션산업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즉 경제적, 산업적 가치 측면으로 바라볼 것인지 아니면 문화적 가치까지 평가하고 있느냐의 차이다. 

 

대만은 문화부가 대만패션위크 주요 주최기관을 맡아 패션 행사를 대만 문화의 홍보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제부는 산업발전부문에서 패션산업을 지원하며. 대만시정부는 공동주최자로서 문화적 행사의 하나로 패션위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대만 정부는 패션위크를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주는 도구로 여기며, 패션산업 진흥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문화부 이외에도 경제부 산업개발국은 대만패션위크와 연계해 주관하는 총상금 3만5,000달러 규모의 ‘대만 패션디자인어워드(TFDA)’를 주최하고 있다. 이처럼 대만패션위크는 정부와 민간 부문 협력을 통해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하고 대만 패션산업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예산이 활용되고 있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서울패션위크와 비교해 짧은 역사의 대만패션위크는 정부와 민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단기간 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대만패션위크는 2018년 자국 디자이너들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문화부 주도로 시작됐다. 특히 국내 중심 플랫폼에서 글로벌에서 영향력 있는 쇼케이스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대만 섬유산업과 신진 디자이너 간 공고한 파트너십은 패션위크의 성장 궤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매년 대만과 해외 디자이너들의 최신 컬렉션을 선보이며, 지속가능한 디자인, 문화유산, 학제 간 창의적 협업을 장려하는 아시아의 주요 행사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바이어와 언론인 등 연간 방문객은 약 3만5,000명에 달한다.

 

이러한 패션위크에 대한 대만 정부의 열정은 ‘소프트 파워(Sofr power)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자유주의 이론’의 창시자인 미국 국제정치학자인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석좌교수의 소프트파워(연성 권력) 이론은 설득의 수단으로서 군사력 혹은 경제력으로 대변되는 하드파워(Hard power)와 대칭되는 개념으로 “강제나 보상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을 의미한다.

 

특히 주권국가로 인정받지 못해 공식적인 외교 관계가 부족한 대만으로서는 소프트 파워를 통해 다른 정부를 외교와 경제 측면에서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만 정부는 소프트 파워의 하나로써 패션위크를 통한 대만의 홍보 활동에 막대한 예산과 시간,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다. 

 

이와 달리 서울패션위크는 서울시 예산과 일부 민간 후원을 통해 개최되어오고 있다.

서울패션위크는 ‘뷰티패션활성화 및 제조산업 혁신기반 마련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매년 예산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 5년 간 예산은 2021년 53억 원, 2022년 63억 원, 2023년 64억 원, 2025년 약 55억 원(54억4,342만 원)으로 감소세다.  특히 올해는 55억 원으로 줄면서 신진 디자이너 지원과 활성화 지원사업도 축소됐다. 

 

올해 서울패션위크 2026 S/S의 경우 예산 감소로 신진 디자이너 지원비는 기존 1,000만 원에서 500만 원 수준으로 줄었다. 결국 서울패션위크를 발판 삼아 인지도를 넓히고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려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 

 

서울시의 뷰티패션산업 주무 부서인 뷰티패션산업과가 집행하는 패션 관련 예산은 2025년 기준 ▲서울패션위크(54억4,342만 원) ▲서울패션로드(11억6,300만 원) ▲서울패션허브(76억2,703만 원) ▲하이쇼룸(14억2,227만 원) 등 총 156억5,572만 원 정도다.


“규모·성장 위주 패션 정책,

문화가 주도하는 21세기 산업 환경에 역행”


 

김수갑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패션 선진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영국 등에서 패션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실로 크며, 패션산업은 국가 브랜드 및 도시 이미지를 형성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패션 선진국은 패션산업을 창조산업의 분류에 포함하고 있으며, 국가 문화적 가치와 연계를 위해 문화산업과 함께 같은 정책적 틀에서 육성하고 있다. 현재 패션산업은 경쟁이 심화되는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문화적 관점에서 범세계적 특성과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우리는 경제적 가치와 성장 정책 일변도다. 한국 패션은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디자인에서 선진국 제품에 불리하고, 중저가제품은 아시아 개도국들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김 교수는 “한국 패션산업이 가진 뛰어난 디자인 능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규모 위주의 성장정책은 문화가 주도하는 21세기 세계 산업 환경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국회의원은 “국내 패션시장은 연간 약 85조 원 규모에 이르며, 음식·뷰티·음악과 함께 패션이 한류의 주요 분야로 부상하면서 우리 문화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책은 생산 중심의 산업적 측면에 치중되어 패션의 문화적 가치와 창의성을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단순한 의류 산업이 아닌 문화산업이자 콘텐츠 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패션 관련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등을 통해 의류, 잡화 등 패션디자이너 시제품 제작 지원, 파리패션위크 패션쇼 개최(참가) 지원, 해외 쇼룸 입점 지원 등 해외진출 지원 사업에 국한되어 있다. 

 

이는 패션의 문화적 가치를 발전시키려는 노력보다는 제품 생산 위주의 산업 정책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인데 패션산업을 제조업 영역을 넘어 문화·예술·기술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패션산업을 K-콘텐츠와 연계하고, 문화적 가치 중심으로 발전시켜 국내 브랜드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단순 제조업의 영역이 아닌 창조적 결과물로서 문화적·산업적 가치를 갖는 패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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