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전 세계 패션산업은 근본적 재편의 기로에 서 있다. 지난 수년간 업계를 뒤흔든 공급망 혼란, 팬데믹 이후 소비 변화, 미중 갈등 심화 그리고 AI의 급격한 기술 발전은 이제 단발적 충격을 넘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는 글로벌 밸류체인 전반을 흔들며, 브랜드와 제조업체의 전략을 재정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은 가치 중심 소비와 웰빙을 우선시하며,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정체성을 요구하고 있고, AI는 생산·유통·마케팅·소비자 경험 전체를 다시 설계하도록 촉발하고 있다.
■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구조 변화: 패션 성장률의 지속적인 저하
그간 패션 리더들이 가장 자주 언급했던 키워드가 불확실성이었지만 2026년은 도전적이다. 이는 산업이 예상 밖의 변동성을 넘어 구조적 전환의 단계로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Business of Fashion과 Mckinsey & Company가 발표한 ‘패션 현황 보고서(The State of Fashion 2026: When the Rules Change(규칙이 바뀌는 순간)’에 따르면 경영진들과의 설문조사에서 가장 자주 반복된 단어는 ‘도전’이었다. 특히 ‘관세’가 가장 큰 장애물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패션산업은 2025년에 이어 한 자릿수 초반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은 관세 발표 이후 소비자 신뢰지수가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소비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유럽은 고용 안정성 덕분에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 GDP 성장률과 가처분 소득(가계의 수입 중 소비와 저축 등으로 소비할 수 있는 소득) 증가율이 모두 둔화될 전망이지만 스포츠웨어를 중심으로 특정 카테고리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영진 중 46%가 ‘2026년에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응답률 39%보다 높은 수치다. 지리적으로 36%가 북미를 전망이 낮거나 매우 희망적이지 않다고 평가했으며, 이는 작년 점유율의 2배에 달한다.
그렇다고 모두 우울한 건 아니다. 조사 대상 중 25% 즉 작년보다 5%p 더 높은 응답자가 ‘산업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는 일부 플레이어들이 기회의 틈을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에 대한 기대 심리가 마침내 회복되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28%는 ‘2026년 중국시장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평가했으며, 이는 작년 41%보다 낮은 수치다. 2026년 패션업계의 주요 과제는 무역, 소비자 행동, 기술이 급변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애자일 브랜드(Agile Brand)가 승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 AI 활용(Harnessing Artificial Intelligence)
변동성 높은 투입 비용, 공급망 혼란, 성장 둔화 등 불안정한 상황이 패션의 경제 모델에 부담을 주면서 AI(인공지능)는 경쟁력에서 비즈니스 필수 요소로 전환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에 따라 인력을 재편하고 있으며, 일부 기존 직무는 AI 중심으로 전환되어 역할이 더 가치 있는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업무로 전환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 변화를 활용하기 위해 기업들은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며, 패션 생태계를 넘어 AI 인재를 찾아야 하며, 패션을 작동시키는 창의성을 보호해야 한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점진적인 변화만 가져올 수 있는 소규모 시범 사업과 실험에서 벗어나 조직의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에이전트 AI는 사람들의 업무와 협업 방식을 재편하고 있기 때문에, 패션 기업들도 이 신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찾아야 할 것이다.
AI는 사람들의 쇼핑 방식도 변화시키고 있다. 고객들은 제품을 검색하고, 제공하는 상품을 비교하며, 맞춤형 추천을 받기 위해 대형 언어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일부는 이미 AI를 스타일 및 의상 컨설턴트로 활용하며, 무엇을 어디서 사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AI 챗봇 응답에서 패션 브랜드의 존재감을 새로운 SEO(검색 엔진 최적화)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역학은 10년 후반에 에이전트 상거래가 가속화됨에 따라 더욱 두드러질 것입니다. ※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 웹사이트나 웹 페이지로의 웹사이트 트래픽의 품질과 양을 검색 엔진으로부터 개선하는 과정이다.
■ 새로운 고객 우선순위, 새로운 경쟁자
고객 충성도 증진은 고객 확보 경쟁의 중요한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경영진의 절반 이상이 2026년 업계를 형성하는 핵심 주제로 ‘유지 전략’을 꼽고 있다.
고객을 유지하고 유치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하며, 점점 더 가치 제공이 필요하다. 럭셔리 업체들이 제품 품질이나 창의성 개선 없이 가격을 인상한 반면, 중견 시장의 디자인 중심 브랜드는 제품과 매장 경험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제 중견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세그먼트가 되어 럭셔리를 대체하며, 패션의 주요 가치 창출자가 되었다.
패션 브랜드들이 가격을 더 빠르게 올리면서 주얼리도 번창했다. 2028년까지 보석에 대한 강한 수요가 예상되며, 이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인 투자와 자기표현을 원하고, 남녀 모두에서 자기 선물이 증가함에 의해 촉진된다.
한편, 패션과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안경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액세서리 카테고리가 되었으며, 2026년에 추가 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성장을 되살리기 위해 럭셔리는 이제 재창조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2025년 9월까지 여러 대형 럭셔리 하우스들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맞이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높은 가격은 여전히 열망적인 고객들에게 큰 장애물이며, 어쨌든 점점 더 많은 럭셔리 쇼핑객들이 신체, 정신, 건강 등 개인 웰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2017년 처음 언급됐던 추세이기도 하다.
결국 2026년은 패션기업들에게 또 한 번의 혼란의 해가 될 것이며, 시장에서는 고객의 마음과 생각을 사로잡는 기업만이 성장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 2026년 10가지 패션 산업 핵심 테마 ① 관세 충격
미국의 관세는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관세 인상으로 인해 글로벌 무역을 재편하고 있으며, 이는 패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들은 가격 조정, 소싱 변경, 공급망 효율화를 통해 그 영향에 대응하고 있다. 대형 공급업체들은 디지털화, 자동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나, 반면 소규모 업체들은 선택지가 제한되어 있어 점점 더 큰 생존 압박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민첩성은 브랜드와 공급업체가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② 인력 재편 AI 기술이 확산되면서 패션기업의 업무 구조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반복 업무는 자동화되고 기존 직무는 AI 기반 분석, 콘텐츠 생성, 고급 기획 업무 중심으로 재편된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원 재교육, AI 인재 확보, 변화 관리시스템 강화가 필수다.
③ AI 쇼핑객
AI는 이미 소비자들이 패션을 발견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AI 챗봇을 통해 가격 모니터링부터 구매까지 대신해 행동할 수도 있다. 브랜드가 AI 모델에 의해 가시화되고 선호되도록 하기 위해, 의미적으로 풍부한 데이터와 API 접근 가능한 콘텐츠가 성공에 필수적일 디지털 마케팅 및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재고해야 한다. 즉 검색 엔진 최적화보다는 AI 모델 친화적 데이터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
④ 주얼리의 약진
단위 판매 성장이 다른 모든 패션 카테고리를 앞지르면서, 주얼리의 밝은 순간은 2026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상률이 의류 대비 낮은데다 자기 보상 소비, 장기적 가치, 자기표현 욕구 증가 등이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주얼리가 액세서리의 중심 역할을 확고히 하면서, 패션 업계는 이 카테고리의 과도한 성장 시장에서 자신들의 몫을 차지하려 할 것이다.
⑤ 스마트 프레임 스타일에 민감한 다중 모달 AI가 탑재된 기기들이 2026년 웨어러블 환경을 재정의할 것으로 보이며, 스마트 안경이 선도적인 포맷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이미 제품 출시를 일정에 두고 있어 강한 시장 모멘텀을 반영하고 있다. 이 카테고리는 2030년까지 300억 달러(43조9,770억 원)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어, 브랜드들은 기술 리더들과 협력해 고부가가치 소비자 사용 사례를 개척하고 채택을 가속화할 시기적절한 기회를 갖게 되었다.
⑥ 웰빙 시대
웰빙(Wellbeing)은 소비자들이 생활하고 소비하며, 자신을 정의하는 데 중심이 되고 있다. 관심을 끄는 콘텐츠에 지치면, 그들은 변화하는 정체성을 반영하고 감정적 연결을 제공하는 브랜드에 끌린다. 패션 브랜드들은 명상·피트니스·라이프스타일 공간 등 웰빙과 인접한 ‘제3의 공간’에 진출하며, 감성적인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⑦ 효율성 혁신 도전적인 패션 시장에서 기업들은 성장을 이끌기 위해 더 효율적으로 변해야 한다. 규모와 저비용 조달 같은 옛 장점은 더 이상 건강한 경제 모델을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신기술을 활용함으로써 기업은 생산성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차별화 요소에 투자할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⑧ 리세일 전쟁
중고 시장은 2027년까지 1차 시장 대비 2~3배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1차 시장에서 가격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중고 패션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는 중고 쇼핑을 주류로 만들었지만, 브랜드들은 이제 자체적으로 재판매 전략을 정의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리세일을 통해 희망 브랜드를 경험하고 향후 정규 구매로 이동하는 경향도 확인되는 만큼 브랜드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 확보와 브랜드 가치 제고의 기회가 된다.
⑨ 업마켓 전략
가치 세그먼트부터 합리적인 럭셔리까지, 패션 브랜드들은 고급 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고가 전략에 밀려난 과거의 중상위 고객층을 흡수하며, 제품 품질과 매장 경험을 통해 브랜드 포지셔닝을 높이는 방식이다. 일부는 초저가 경쟁사와 차별화하고자 하고, 다른 일부는 고급 가격에 압박당한 기존 고급 소비자층을 확보하려 한다. 2026년 압박 속 마진과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이러한 승격 전략은 더욱 시급해질 것이며, 제품 품질과 뛰어난 경험이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⑩ 럭셔리 재보정
럭셔리 시장의 둔화로 주요 하우스들은 가격 인상 중심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창의성·장인정신·스토리텔링 중심의 구조로 재편하고 있다. 고객은 높은 가격보다 품질·서비스·경험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으며, 지역별로 선호 요인도 차별화되고 있다.
따라서 2026년 이후 패션기업의 승패는 예측 가능성이 아니라 적응 속도와 전략적 유연성이 가를 것이며, 규칙이 변하고 있는 지금,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혁신하고 소비자와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기업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회를 선점하며, 새로운 패션 패러다임의 주도자로 자리 잡을 것이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섬유패션산업 발전과 함께하는 경제전문 언론 TIN뉴스 구독신청 >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TIN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 ![]()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