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와 소비자들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업계 전반에서는 친환경 공정 전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섬유염색산업이 친환경과 생산성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전환점에 놓인 가운데, 말레이시아 화학기업 LAMCHEM의 혁신 염색 솔루션 ‘SupraDye’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SupraDye는 기존 CVC(면·폴리에스터 혼방) 염색 공정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한 차세대 1욕(One Bath) 2공정(1B2P) 개념의 염색 프로세스로, 생산성 향상은 물론 물·에너지·폐수 사용량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방글라데시,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남미 등 주요 섬유 생산기지에서 실제 현장 적용 사례가 확대되면서 실험실 기술이 아닌 현장 검증이 완료된 솔루션으로 신뢰도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염색공장 최대 고민 “CVC는 돈 안 되는 품목”
현재 글로벌 니트 및 혼방 원단 시장에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CVC 염색이다.
최근 글로벌 바이어들이 가격 경쟁력과 기능성을 이유로 면보다 CVC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대부분의 염색공장은 면 중심에서 혼방 소재 중심으로 생산 구조가 이동하고 있다. 실제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벤더 기업들의 경우 전체 오더 중 CVC 비중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CVC 원단은 면 대비 염색 시간이 1.5~2배 이상 소요되는 반면 가공 단가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채산성이 떨어지는 구조다. 특히 기존 공정에서는 면과 폴리에스터를 각각 별도로 염색해야 하기 때문에 공정이 복잡하고 에너지·용수 사용량도 크게 증가한다.
여기에 작업자 의존도가 높아 재염과 품질 편차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등 생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CVC 오더가 몰리기 시작하면 공장 전체 생산성이 무너질 정도”라는 말이 나올 만큼 대표적인 비효율 공정으로 꼽힌다. 공장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도 없는 ‘계륵 같은 아이템’인 셈이다.
LAMCHEM의 국내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Scarlet 정원오 대표는 “면 100% 원단은 6~7시간이면 염색이 끝나지만 CVC는 두 소재를 각각 염색해야 하는 구조 때문에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장은 시간과 비용이 두 배 가까이 들어가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염색 단가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로 생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공정은 작업자 숙련도에 따라 품질 편차가 크게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염료 투입, 망초 및 알칼리 분할 주입, 온도 조절 등 여러 공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재염과 색상 편차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는 생산성 저하와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정 대표는 “바이어가 면과 CVC 오더를 같이 주기 때문에 혼방 제품을 생산하지 않겠다고 하면 면 오더까지 끊기는 경우가 많아 공장 입장에서는 CVC 오더를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CVC를 하더라도 담색이나 중농색 비중이 일정 수준이면 그나마 밸런스가 맞는데 특정 오더의 경우 블랙 같은 농색 중심으로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어느 공장이든 CVC를 경쟁력 있게 염색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다”고 밝혔다.
SupraDye, ‘1욕 염색’으로 생산성 혁신
SupraDye는 이러한 섬유염색산업의 고질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솔루션이다. 핵심은 기존처럼 면과 폴리에스터를 각각 따로 염색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공정 안에서 동시에 염색하는 ‘1욕(One Bath)’ 구현에 있다.
특히 기존 1욕 염색 기술들이 한계를 드러냈던 블랙과 같은 농색에서도 안정적인 품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힌다.
정 대표는 “그동안 그런 니즈에 맞춰 CVC를 합리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안정된 견뢰도 수준으로 염색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와 시도가 많았다”면서 “글로벌 염료 기업들도 다양한 1욕 염색 기술을 시도했지만 농색에서의 견뢰도 문제와 재현성 문제 때문에 현장 정착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SupraDye는 실제 생산 현장에서 안정적인 품질과 재현성을 확보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실제 기존 공정에서는 폴리에스터 염색 후 진행되는 리덕션 클리닝(RC) 공정을 생략할 경우 농색에서 견뢰도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SupraDye는 RC 공정을 최소화하거나 제거하면서도 품질 안정성을 확보했다.
SupraDye 공정은 초기 단계에서 염료와 조제를 한 번에 투입한 이후 별도의 추가적인 분할 주입이나 작업 개입 없이 공정이 진행된다. 작업자 개입을 최소화해 사람에 따른 변수와 품질 편차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정 대표는 “기존 공정은 작업자가 여러 번 개입해야 해 공정 변수와 오차가 많았지만 SupraDye는 시작 단계 이후 손댈 부분이 거의 없어 재현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루 2탕에서 3~3.5탕”…현장서 입증된 생산성 향상
생산성 개선 효과도 뚜렷하다. 기존 CVC 염색은 공정 시간이 길어 하루 2회 생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SupraDye 적용 시 동일 설비에서 하루 최대 3~3.5회 생산도 가능하다.
실제 중남미 과테말라의 한 염색공장에서는 500kg 기계 기준 3로트를 연속 생산하는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총 작업 시간이 약 18~19시간으로 기존 대비 약 1.5배 수준의 생산성 향상을 확인했다. 이후 초도 물량으로 40피트 컨테이너 규모의 공급 계약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기존에는 하루 한 탕 처리도 쉽지 않았던 공정이 SupraDye 적용 후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며 “현장 테스트 결과도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에서도 이미 상위 염색공장 6곳에 SupraDye 공정이 적용돼 운영 중이다. 방글라데시에서 시작된 현장 적용 사례가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공장들의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에서는 일부 한국계 염색공장을 중심으로 셋업이 진행됐으며 인도네시아와 중남미 지역에서도 테스트 및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물 안 버리는 염색”…ESG 시대 핵심 솔루션
SupraDye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이다. 전통 염색 공정은 막대한 양의 물과 스팀, 전기를 사용하고 대량의 폐수를 배출한다.
LAMCHEM은 SupraDye를 “지속가능한 고효율 염색 솔루션”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실제로 SupraDye 공정은 기존 대비 물 사용량을 50% 이상 절감할 수 있으며 염색용수 재사용 시스템을 통해 폐수 발생량까지 줄일 수 있다.
가장 혁신적인 개념은 ‘Reuse(재사용)’ 시스템이다. 일반 염색공정에서는 사용 후 폐수로 버려지는 염색용수와 소핑 용수를 별도의 저장 탱크에 보관한 뒤 다음 공정에 재사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동일 색상 작업 시에는 최대 20회까지 물을 교체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으며 R/O(역삼투압) 시스템이 구축된 공장의 경우 수처리 후 다시 재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LAMCHEM에 따르면 이 공정을 활용하면 염색용수 및 폐수 발생량을 최대 80%, 망초 사용량은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
이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요구하는 ESG 기준에도 부합하는 요소다. 실제로 일부 글로벌 브랜드들은 협력 공장에 해당 공정 도입을 권장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이 개념은 단순한 리사이클이 아니라 재사용(Reuse)에 가깝다”며 “물 사용량과 폐수 처리량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염색기 옆에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리커버 탱크와 리턴 시스템을 보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염색기계업체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달 최대 37톤 CO₂ 절감 가능”
에너지 절감 효과 역시 크다. 기존 CVC 염색 공정은 원단 1kg당 약 0.78kW의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SupraDye 공정은 약 0.48kW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약 38% 수준의 에너지 절감 효과다.
탄소 배출량 역시 기존 0.37kg CO₂에서 0.23kg CO₂ 수준으로 감소한다. 하루 10톤의 CVC 원단을 생산하는 공장이 기존 공정을 SupraDye로 전환할 경우 월 최대 37톤 수준의 탄소 배출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탄소중립 및 ESG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생산 기준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은 생산 공장에 물 사용량, 탄소 배출량, 폐수 처리 등에 대한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정 대표는 “대부분의 공장이 친환경 활동으로 태양광 설비나 폐수처리 개선 정도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SupraDye는 생산 공정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라며 “브랜드 입장에서도 훨씬 강력한 ESG 스토리를 만들 수 있어 바이어들에게도 차별화된 친환경 생산 역량을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ZDHC 인증 확보…“지속가능 염색 선도”
SupraDye 제품군은 글로벌 화학물질 관리 기준인 ‘ZDHC MRSL v3.1 Level 3’ 인증도 확보했다. LAMCHEM은 이를 기반으로 2030 EU 기후 목표 계획(EU Climate Target Plan)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염색공정에서 귀중한 자원을 덜 사용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여 고객의 생산 비용을 낮추는 것이 SupraDye의 핵심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염료 아닌 새로운 공정 개념”
SupraDye는 우수한 디스차지(Discharge) 특성을 갖춰 가먼트 워싱 시 뛰어난 Wash-down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 반응성 염료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자연스러운 페이드 아웃 효과를 구현할 수 있어 Pigment Garment Dyeing을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정 대표는 “Pigment Dyeing 대비 색상 편차와 원단 손실을 줄이면서도 더욱 부드러운 촉감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SupraDye는 단순히 CVC 공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LAMCHEM은 현재 코튼/나일론(CN) 소재를 위한 1욕 염색 기술과 저온 폴리에스터 염색 기술도 개발 중이다.
기존 폴리에스터 염색이 130℃ 고온에서 진행되는 반면 새로운 기술은 캐리어 없이 100~105℃ 수준에서도 안정적인 염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결국 공장이 살아야 산업도 산다”
LAMCHEM은 현재 방글라데시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한편 중남미와 인도네시아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반면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기술 유출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SupraDye가 단순한 신제품을 넘어 염색 공정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생산성 개선과 환경 규제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도입 속도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재현성과 안정성”이라며 “SupraDye는 이미 대규모 벌크 생산에서 검증을 거친 만큼 앞으로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결국 공장이 경쟁력을 확보해야 산업 전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며 “SupraDye는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공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제품 문의 : Scarlet 정원오 대표 한국 : 010-9817-8919 베트남 : +84-93-486-7940 E-mail : denzel8919@gmail.com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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