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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한국형 신형 전투복 실상은 “미군 전투복”
국방부 공식 발표는 허위로 드러나
기사입력: 2012/08/07 [10:08]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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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뉴스

  

▲ 신형 전투복은 잠재권축사를 사용해 활동성을 개선했다. 또한 향균방취가공, IR(INFRA-RED), 위장가공 등을 통해 기존 전투복에 없는 기능을 강화     ©TIN 뉴스


국방부와 지식경제부 그리고 민간업체의 공동 협력 사업으로 만들어진 신형 전투복이 연일 국내 주요 언론의 스폿 라이트를 받으며 국민에게 호된 질타를 받고 있다. ‘착용감·쾌적성’ 문제다. 신형 전투복 사업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 신형 전투복 제작 사업

작년 10월 국방부는 새롭게 제작된 신형 전투복을 선보이며 “군 전투력 향상과 장병의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했다. 지경부 관계자도 “잠재권축사를 사용해 활동성을 개선했다. 항균방취가공, IR(INFRA-RED), 위장가공 등을 통해 기존 전투복에 없는 기능을 강화했고 사계절용으로 입을 수 있게 하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섬유업계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면서 60만 장병의 수요는 물론 사업이 성공사례로 평가받는다면 막대한 규모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 신형 전투복의 장점

▲ 실제 신형 전투복은 전투력 향상 측면과 기능성이 대폭 강화되었고 디자인도 크게 달라졌다.     © TIN 뉴스

실제 신형 전투복은 전투력 향상 측면과 기능성이 대폭 강화되었고 디자인도 크게 달라졌다. 기존 전투복은 4 도색 얼룩무늬지만 신형전투복은 5 도색 디지털 무늬다.

 

전투병 주위에 있을 수 있는 침엽수와 수풀, 도로, 흙, 돌, 그림자 등의 주변 지형의 반사율과 비슷한 근적외선 산란 처리를 통해 항공 및 위성촬영에 노출되지 않도록 은폐 효과를 높여 스텔스 기능을 크게 향상했다.

신축성이 없어 활동하기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소재도 잠재권축사를 사용하여 신축성을 크게 개선했다. 군복의 소재가 바뀐 것은 지난 1973년 이후 39년 만이다. 기존 전투복은 동계용과 하계용으로 나누어져 있다. 동계용 소재는 T65/C35 (폴리에스터/면, 65%:35% 혼방 이하, T65/C35 형식으로 표기한다) 원단으로서 중량은 235g/㎡이고. 하계용은 T65/R35(폴리에스터/레이온)혼방, 185g/㎡이다.
 
신형 전투복은 이러한 구분을 없앴다. 사계절 내내 입을 수 있도록 원단 무게를 215g/㎡로 줄이고, 두께를 얇게 했다. 원단 혼방 비율은 동계용과 같은 T/C, 65:35이나, 고기능성 폴리에스터(잠재권축사)를 3% 혼입했다. 사계절용임을 참작하여 흡한·속건 및 항균가공 처리를 하여 첨단 기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하였다.
 
또한, 장병 300명을 대상으로 체형과 동작을 분석하여 인체공학적인 전투복 설계를 했다. 개선 내용 설명으로 봐선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전투복이다.  


◆ 신형 전투복의 문제점

▲ 이렇게 만든 신형 전투복이 여론의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 TIN 뉴스

이렇게 만든 신형 전투복이 여론의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신형 전투복을 착용한 장병이 소위 ‘찜통 군복’이라는 볼멘소리로 ‘착용감(쾌적성) 불편’을 강하게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덥고 답답하다는 것이다. 겨울에도 역시 착용감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방부에 복무 중인 한 병사는 “전에 입었던 겨울용 구형 전투복보다 신형 전투복이 더 얇다”라며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전투복인 것 같다”라고 했다.

언론의 비난과 질타뿐만 아니다. 국회까지 나서서 찢어지는 베레모, 물새는 전투화 문제 등과 함께 주무부처 국방부를 싸잡아 다그치고 있다. 중차대한 ‘국방섬유사업’이 ‘착용감(쾌적성) 불편’이라는 걸림돌에 걸린 것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국방부는 처음엔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군 전투력이 우선이며, 성숙하지 못한 태도다. 하계용·동계용을 별도로 만들 계획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일주일도 채 못 가서 “하계용 전투복과 신형 전투복을 병행해 지급하기로 했다”라며 한발 짝 물러섰다. 
 

◆ N/C 혼방 소재에 대한 재고(再考)

▲ 미 군사규격과 N/C 직물 사양     ©TIN 뉴스

우리는 국방부 관계자가 “미군도 우리와 같은 재질로 사계절용 전투복을 만들었다”라고 말한 대목을 주목한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전투복 제작 기술이 가장 앞선 나라다. 미군은 전투복 제작에 예전부터 N50/C50 (6,6-나일론 SF/면) 혼방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미 군사규격 MIL-C-44031D로써 소재종류와 혼방률, 조직, 중량, 인장강도 등을 정하고  과학적인 품질관리를 해오고 있다. 미군 전투복의 쾌적성, 난연성, 강력, 신축성 면에서 그 기능의 우수성(하기 연구보고서 106쪽 참조)이 실전을 통해 검증된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군은 T/C 혹은 (폴리에스터/면) (65/35 또는 50/50) 혼방직물을 사용해 왔다. T/C혼방 직물은 신축성이 부족하고, 보온성이 떨어지며, 뻣뻣하고 차가운 느낌(폴리에스터가 인체에 달라붙어 척척한 느낌을 주는 것을 말하며, CHILLY감이라고도 한다)을 주기 때문에 개인 전투력 향상에 큰 걸림돌이 되어왔다. 국방부와 지경부 그리고 군납업체 모두가 한국군 T/C전투복 소재의 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번 신형 전투복 개발과 관련된 연구기관, ‘국방과학연구소’가 2005년 8월 현 지식경제부에 제출한 연구보고서 (다공성/고강도 특수기능 경량소재 개발, 응용 연구 단계 보고서)를 보면 우리도 미군 군사규격을 갖춘 N/C 소재 전투복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동 연구보고서 106-111쪽) N/C 소재의 우수함을 간파하고 섬유조성 비율을 분석 하는 한편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자 했다.

N/C 혼방직물 개발은 생각보다 난도가 훨씬 높다. 한 국가의 섬유공업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라 보아도 무리가 없다. N/C 혼방 전투복 원단을 제대로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섬유 선진국 몇 나라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역시 N/C 혼방직물 생산기술이 미미한 실정이다. 우선 국내엔 6,6-나일론 제조업체가 없었고 나일론 SF/면 혼방기술도 낮은 수준이었다. 그래서 국방용 N/C 혼방소재 개발을 통해 방적, 화섬, 제직, 염색, 그리고 날염공정 등 국내 섬유공업 전 분야 걸쳐 기술개발 파급효과를 높이고 생산기술 향상을 꾀하는데 연구 목표를 두었다.

그런데 신형 전투복 논란이 한참인 2012년 현재, N/C 혼방 소재에 대한 거론은 일절 없다. 사업의 맥락이 바뀐 것일까? 논란의 중심에 T/C 혼방 소재가 있다. 그것도 예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폴리에스터의 CHILLY 한 착용감이 핵심 사안이다. 애당초 계획되었던 N/C 혼방 소재 개발이 어려워져 기존 전투복처럼 T/C를 써야 했으면 소재 특성상 사계절용으로 사용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리한 발상이 아닌가? 사계절용으로 원단이 얇아지면(235g/㎡→215g/㎡) 인체에 피복 밀착도가 증가한다. 당연히 인체는 기온변화에 더욱 민감해진다. 아울러 신형전투복에 부여된 투습·방수 기능 중 통기성(적어도 6ℓ/min·cm²이상)도 함께 검증돼야 한다. 착용 쾌적성을 해치는 주요 인자이기 때문이다.     

▲ 여름과 겨울의 온도 차가 40도 가까이 나는 우리나라 기후특성을 무시하고 사계절용 전투복을 만들려는 발상도 문제다.  

여름과 겨울의 온도 차가 40도 가까이 나는 우리나라 기후특성을 무시하고 사계절용 전투복을 만들려는 발상도 문제다. 섬유과학을 너무 과신한 것은 아닐까? 미군 ACU(ADVANCED COMBAT UNIFORM) 전투복에 사용되는 N/C 혼방 소재로 만든 피복을 착용해도 요즘 같은 혹서기에 덥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현재 논란 대상 신형 전투복처럼 땀에 차서 몸에 짝 달라붙으며 기분 나쁘게 덥지 않다. 착용 쾌적성도 개인 전투력 향상의 중요한 요소다. 장병들의 착용 쾌적성쯤은 무시되어도 된다는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버려야한다.
 
5년간 25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며 N/C 혼방 소재 개발의 고삐를 잡아오다가, 국내 생산 인프라가 열악하여 N/C소재 생산이 어렵게 되자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했다. 결국 국방부로 하여금 역선택을 하게 만든 책임이 크다. 입찰규격대로 납품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군납업체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참여기관의 총체적인 부실로 국민들과 장병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허술한 국방물품조달체계가 개선돼야 한다.
 
국방부는 지금 이 시점이라도 신형 전투복 사업계획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국방부와 연구기관 그리고 지경부 군납업체는 지금이라도 상호 긴밀한 협력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박영호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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