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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칼럼
패션과 공공 정책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공공 정책 ①
기사입력: 2014/08/06 [10:03]  최종편집: T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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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 뉴스

1. 패션과 공공 정책

 

일본의 겐조, 이세이 미야케, 영국의 비비안 웨스트우드, 폴스미스, 알렉산더 맥퀸과 같은 걸출한 디자이너들이 각국의 정책적 도움을 받아 유명세를 더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도 현대 패션이 도입된 지 100년이 넘었는데 이런 글로벌 스타 디자이너가 한 두 명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탄식을 하기도 하고 기대를 품기도 하지만, 그 꿈이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하는 사람도 쉽게 찾기 어렵다.

 

김연아나 박태환 같은 천재가 등장해 주기만을 막연히 기대해야 하는 건지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가능할 일일지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종종 상당한 결과를 유도해 내곤 했던 것을 기억하며 디자이너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과 관련 정책의 포지션에 관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

 

저자는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하고 석사 과정으로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문화 정책을 공부했다. 영국의 문화 정책 과정은, 비록 패션을 직접 다루지는 않았지만, 클래식 아트 장르부터 최신 문화 산업들까지 유럽 각국이 무슨 목적으로 어떤 장르를 선택해 집중 지원을 했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두루두루 경험해 볼 수 있었던 매우 좋은 기회였다. 100년전 머나먼 남의 나라에서 벌어졌던 논쟁이 지금의 우리 형편과 꼭 닮아 벤치마킹 삼고 싶던 케이스도 있었고, 우리 사회에 적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이슈들도 있었지만 한가지 분명했던 것이 있었다.

 

사회마다 대중이 사랑하고 탐닉하는 문화 장르는 제각각이었고,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장르를 잘 지원하면 종종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면서 그 사회의 경쟁력이 되곤 했다는 것이다. 영국의 공연, 프랑스의 요리, 이탈리아의 패션이 그랬고, 한국의 영화도 스크린쿼터 같은 규제 정책이 성공 사례로 자주 등장했다.

 

반면, 대중의 관심에서 먼 장르를 국격을 위해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억지로 양성하려고 했던 정책은 제아무리 많은 시간과 노력과 아이디어를 투입해도 이렇다 할 성과를 얻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를 하나 찾자면 프랑스와 영국의 미술관 및 박물관 정책을 들 수 있겠다. 보통 영국 대부분의 공공 박물관과 미술관이 무료인 것을 두고, 역시 선진국은 뭔가 다르다던가 혹은 남의 나라에서 훔쳐온 물건들이라 양심은 있어서 무료인가보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곤 하는데, 영국의 'Free Entry'는 사실상 정책 실패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사회에서의 주도권을 미국에 넘겨주게 된 서유럽 국가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며 자존심을 지키고자 막대한 공공 재원을 소위 클래식 ‘하이 아트’ 장르에 쏟아 부었다. 하지만 대중은 팝과 미국 영화에 열광했고 클래식 아트 장르는 오히려 점점 더 외면했다.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었던 까닭에 정책의 적절성에 대한 사회적인 비난이 일자, 이 현상을 '향유 기회가 적어서' 혹은 '교육이 부족해서'라고 믿었던 문화 엘리트들은 더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지방에 짓고 순회 전시를 늘리고 예술 교육을 강화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 다음으로 저소득층의 경제적 장벽까지 없애기 위해 무료 입장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외국인 관광객과 기존 향유자들만 횡재를 했을 뿐 저소득층의 외면은 여전하여 또 다른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에 비하면 한국 패션은 공공 정책을 펴기에 아주 긍정적인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패션에 열정적인 소비자층은 억지로 양성하려 해도 어려운 수준으로 두텁고 충성스럽다. 해마다 만 명이 넘는 패션 예비 종사자가 배출되고 있고, 섬유 산업과 제조 인프라도 상당히 튼튼한 수준이니, 도화선이 되어 줄 장치만 마련되어 준다면 글로벌 탑 디자이너 브랜드를 만나게 될 날이 그리 멀지만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에 많은 아시아 국가의 소비자들이 한국 패션 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건 좋은 신호라고 보여진다.

 

패션 산업은 창의성과 비즈니스가 결합된 소위 창조산업의 대표적인 장르로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를 대중적으로 알리고 높이는데 유용해서 선진국에서도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분야이다. 가까운 사례로 영국 British Fashion Council의 패션 산업 지원 프로그램들이 런던을 패션 불모지에서 세계 5대 패션 도시로 진입 시켰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런던을 대표할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해서 이들의 홍보와 유통 채널 개발을 돕겠다는 취지로 1993년 시작된 NEWGEN은 타이틀에 걸맞게 뉴웨이브 런던 패션 디자이너의 형성을 견인해왔다고 평가 받고 있다.

 

 

▲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의 디자이너 브랜드 지원 프로그램   © TIN 뉴스


 

우리에게도 수많은 루키 디자이너 컨테스트가 있고, 이들의 창업을 돕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스타 디자이너 배출을 위해 삼성패션디자인펀드, Seoul’s 10 Soul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도 패션을 창조 산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 편입시키며 집중 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한 산업의 성공 뒤에 종종, 비록 pro-active하지는 못했더라도, 정책적 지원이 든든하게 있었던 것을 기억하며 최근 시작된 컨셉코리아, 신진 디자이너 판로개척사업 같은 지원 프로그램들이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의 탄생에 큰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본 칼럼은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New Fashion Designer의 탄생과 소비자의 변화, 유통 채널의 변화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향후 정책은 어디를 향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려고 한다.

   

윤소정 서울대 의류학과 박사과정

 

 

▲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박사과정 윤소정     ©TIN 뉴스

윤소정 씨는 서울대 의류학과 학사와 석사(한국복식사 전공)를 거쳐 영국 워릭대학교 문화정책 석사를 마치고 현재 서울대 의류학과 박사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경력으로는 충북대 패션정보학과 '패션과 인터넷비즈니스' 강의, (주)우리기술 인터넷서점 모닝365 기획팀장, (주)에이다임 인터넷 쇼핑몰 패션플러스 기획/마케팅 팀장, (주)이엠씨비티엘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에이전시 컨설턴트, 국회 조윤선 의원실 (문방위) 문화정책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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