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성준 편집국장=내수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초저가 제품이 인기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4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한 다이소가 가성비 전쟁을 이끌고 있다. 500~5,000원대 저가 상품으로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까지 냈다. 특히 5,000원 이하 균일가 전략을 바탕으로 상품 카텍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불황형 소비 흐름 위에 제대로 올라탔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이소의 균일가 정책은 일반 유통업체들이 원가에 이윤을 붙여 가격을 책정하는 것과 달리 먼저 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균일가를 정한 후 그에 맞는 상품을 개발·유통하는 방식이다. 이는 고물가시대 가성비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다이소의 운영사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3조9,689억 원, 영업이익 3,117억 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14.75, 영업이익은 41.8%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패션기업들은 1분기 고전과 함께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최근 방문한 명동의 다이소 매장. 명동역 입구에 위치한 매장은 13층 단독 건물로, 12층에 패션, 여행용품 매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쇼핑 주머니에 바지, 티셔츠, 속옷 등을 쓸어 담는 중년 부부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재미교포라고 소개한 이들 부부는 여행을 왔다 다이소에서 옷을 저렴하게 판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들에게 선물로 사주려고 구매 중인데 미국에선 이 가격대에 옷을 구입할 수가 없다. 미국에도 이 정도 수준의 가격대 옷도 없지만 있다고 해도 아마 품질이 매우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렴한 가격대와 좋은 품질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이소 매장에 판매 중인 의류제품은 반팔 티셔츠, 반바지, 속옷, 잠옷 등 다양하다. 가격대도 3,000~5,000원.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고물가에 변화한 소비행태에 최적화된 제품들이다. 다이소의 인기에 르까프, 한세실업 등 국내 스포츠 브랜드, 의류 OEM 업체들도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이지쿨, 에어로쿨, 아스킨, 소로나(옥수수 추출 식물성 기반)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들도 눈에 띄었다. 이 중 듀폰의 옥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반 소재인 ‘소로나(Sorona)’는 다이소 온라인몰에서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의류 제품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의류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4% 급증했다. 맨투맨, 후드티, 패딩조끼 등 다이소 이지웨어 상품군의 겨울 매출(2024년 10월~2025년 1월)은 86% 급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초저가 전쟁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저가 전략에 주로 활용되는 PB상품은 유통사가 직접 생산자를 선정하고 별도 마케팅 없이 플랫폼 내부 홍보만으로 판매가 가능해 유통사와 제조사 모두에게 윈윈이다. 하지만 유통사의 납품단가 인하 압박으로 제조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한편 국내 패션기업들의 1분기 성적표는 초라하다. “올해 1분기는 완전히 망했다”라는 것이 패션기업 관계자들의 푸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은 9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F&F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83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8% 급감했다. 한섬 역시 1분기 매출액(3,918억 원)과 영업이익(321억 원)은 각각 1% 감소했다.
다만 이들 패션기업들은 신규 해외 브랜드 또는 핵심 브랜드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매출 기여에 희망을 걸고 있다.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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