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친환경 직물’ or ‘환경 재해’

대나무 재배 위한 무분별한 산림 훼손

TIN뉴스 | 기사입력 2020/12/14 [11:07]

화학처리 과정에서

다량의 독성화학물질 사용

 

 

대표적인 식물성 기반이자 친환경 소재로 꼽히는 ‘대나무(Bamboo)’는 논란의 대상이다. 과연 우리가 믿고 있는 만큼 친환경적일까? 아니면 환경 재해일까라는 논란이 분분하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의류 생산은 항공 및 해운 산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할 만큼 지구 기온과 환경 파괴 주범임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이에 식물성 섬유를 문제 해결의 대안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선인장 표피에서 사탕수수, 대나무에 이르기까지 이제 막 대체 소재를 실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나무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지속가능한 직물 중 하나로 칭송 받고 있지만 우리가 믿고 있는 만큼 친환경적일까라는 물음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확과 착용 사이에 최종 제품이 항상 자연스럽지 않다고 답한다.

 

유로뉴스(EURO NEWS)는 제조공정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전문가들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대나무로 만들 수 있는 합성소재인 ‘비스코스’의 세계 최대 생산업체 중 일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보다 깨끗한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대나무가 지속가능인 소재인 이유는 무엇일까?

대나무는 재생가능하고 다양한 작물이다. 나무처럼 튼튼하지만 풀의 일종이며, 일부 종은 하루에 1m 이상 자란다. 무엇보다도 물이 거의 필요하지 않으며, 성장을 위해 살충제나 비료를 뿌릴 필요가 없다. 또한 같은 크기의 나무에 비해 35% 정도 더 많은 산소를 공기 중으로 배출한다.

 

원료로서의 가치에서도 집을 짓는 것부터 그것을 입는 것에 이르기까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 패션업계에서 면과 목재 섬유에 대한 더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널리 채택되어왔다.

 

재배 측면만 놓고 봐도 일단 대나무는 면화에 비해 친환경적이다. 

Good On You의 윤리 패션 전문가에 따르면 면화는 티셔츠 한 장을 생산하는 데 2,700ℓ의 물이 필요하고 생산하는 데 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며 살충제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대나무가 어떻게 재배되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있다.

어떤 경우에는 대나무 농장을 만들기 위해 고대 또는 멸종 위기에 처한 거대한 숲을 훼손시키고 있다. 서식지를 파괴하고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며, 대부분이 대나무를 완전히 깨끗한 농작물로 부르지 않는 이유다.

 

캐나다 NGO 캐노피(CANOPY)는 “오늘날의 환경적 기대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재배되고 수확된 대나무와 문제를 악화시키는 대나무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캐노피는 책임감 있게 대나무를 재배할 수 있는 엄격한 지침을 마련했다.

그 중 한 가지가 숲을 개간하기보다 황폐화된 땅에서 재배하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대나무를 의류 소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제조과정에서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먼저 기계적 방법이다. 대나무를 분쇄해 식물의 천연 효소를 이용해 섬유질로 분해한 후 원사를 뽑아낸다. 이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노동집약적이어서 실제로는 소규모로만 가능하다.

 

또 다른 하나는 화학적 방법이다. 우리가 입는 대나무 소재 옷은 대부분 화학 처리되어 사람과 환경에 해롭다. 이런 방식으로 가공된 대나무는 부드럽고 좋은 소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 그러나 반(半)천연 또는 반(半)합성직물이며, 종종 ‘비스코스’ 또는 ‘레이온’으로 표기된다.

 

이 때문에 GOTS(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도 화학 처리된 대나무(비스코스/레이온)을 인증하지 않고 있다. “산업용 섬유 생산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대나무 섬유의 경우 천연 대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비스코스/레이온 공정으로 녹여 재생하기 때문에 대나무 식물이 인증을 받았더라도 천연섬유 또는 유기 섬유로 간주할 수 없다”고 말한다.

 

 

비스코스 생산 공정 시 폐루프 활용해

유해물질 에너지원으로 재활용 움직임

 

비스코스와 레이온은 옷을 만들기 위해 생산되는 일반적인 합성 소재다. 그리고 대나무를 포함한 나무와 식물의 펄프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대나무는 나무보다 지속가능하고 재생 가능한 작물로 여겨지지만 펄프는 여전히 화학처리를 거쳐 생산 현장 인근 환경과 지역 사회에 해를 미치고 있다.

 

유로뉴스는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에서 가장 큰 비스코스 생산업체를 조사하고 있는 프랑스의 Changing Markets Foundation이 펼치고 있는 ‘Dirty Fashion’ 캠페인의 기획자인 Urska Trunk와 인터뷰 과정에서 “비스코스 제조 공정에 포함된 위험한 화학물질이 항상 적절하게 관리되는 것은 아니며, 이는 건강과 환경 문제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Urska Trunk는 “비스코스를 본질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섬유로 보지 않는다. 다만 업계는 많은 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이황화탄소, 수산화나트륨, 가성 소다 등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부분의 공장들이 정화처리 없이 폐수를 지역 수로나 호수, 강에 무단 방출해 인근 주민들의 건강화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시에 생산 공장 인근 마을에서 암과 같은 질병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다양한 솔루션들이 나와 있고 이를 더 광범위하게 구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STS 인터내셔날 권성옥 대표도 “실제 비스코스 섬유는 제조과정에서 다량의 화학약품이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생산업체들은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폐(쇄)루프 시스템을 통해 95% 이상 회수해 재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Dirty Fashion 캠페인은 비스코스 생산자가 ‘폐쇄 루프(Closed Loop)’시스템으로 전환 할 수 있는 로드맵을 설정했다. 즉 화학물질이 환경으로 방출되는 대신 공정으로 다시 재활용되어 재사용된다는 의미다. 이는 폐수를 안전하게 정화처리하고 공장에서의 가스 배출을 방지하기 위한 일련의 목표 달성에 일환이다. 문제는 생산자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폐루프 시스템 로드맵은 프랑스 ‘euBAT(EU Best Available Techniques)’에서 제공하는 가장 엄격한 모범 사례를 기반으로 한다.

 

Urska Trunk는 “소규모 플레이어의 조합이며, 기술을 표준으로 끌어 올리려면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정말 오래된 기술을 보유한 공장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객, 투자자 등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서약을 약속한 브랜드와 공급업체는 2023~2025년까지 폐루프 시스템 달성 목표를 설정했다. H&M, Inditex 그룹, M&S를 포함한 14개의 하이 스트리트 브랜드가 공개적으로 이를 약속했다. 세계 최고의 비스코스 생산업체인 Lenzing과 Aditya Birla Group은 향후 4년 동안 폐쇄 루프 생산 달성을 목표로 각각 1억 유로(한화 1,331억3,300만원) 이상의 특정 자금을 마련했다.

Urska Trunk는 “결국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들이 이를 사용해 책임감 있게 생산하지 않는 브랜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도 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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