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는 섬유산업에 진 빚 이제라도 갚아야

TIN 칼럼 - 발행인 장석모

TIN뉴스 | 기사입력 2021/02/25 [17:40]

▲ 발행인 장석모 ©TIN뉴스

1987년 11월 11일 대한민국 섬유산업은 단일 품목으로 처음 100억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그리고 100억달러 수출을 기념해 매년 11월 ‘섬유의날’을 개최, 섬유패션 유공자를 선정, 포상하고 있다.

 

이후에도 20여 년간 무역흑자 규모는 3,800억달러에 달했다. 그리고 종사자 수만 200만명. 어느 해에는 우리나라 수출의 33%를 책임지기도 했다.

 

섬유 1세대로 불리는 재벌 그룹사들은 섬유산업에서 일군 자금으로 현재의 모습을 완성했다. 더 나아가서는 섬유산업은 대한민국 글로벌화에 최고의 기여산업이기도 하다.

 

전 세계 200여개 국가 등에 수출을 하고 있는 산업은 섬유산업이 유일하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가장 먼저 해외 진출과 투자에 앞장 선 산업 역시 섬유분야였다. 섬유산업의 해외 투자는 대한민국의 이미지 제고와 함께 이후 타 산업 분야의 해외 진출의 초석이 됐다.

 

섬유산업은 비록 (2019년 기준)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이 2.4% 내외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품목 중 하나로 꼽힌다. 또 많은 개발도상국의 추격에도 우수한 품질의 제품과 가공기술로 유수 해외 바이어들이 선호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급격히 줄어든 의류 소비 감소와 장기화된 국내외 섬유패션산업 경기로 인해 정통적인 의류용 섬유 대신 비교적 고부가가치인 산업용 섬유가 주목받고 정부도 산업용 섬유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섬유산업 뉴딜을 통한 정부의 지원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긴 했지만 최종 소비재와 유통 중심의 디지털화에 초점이 맞추어있고, 근간이 되는 업과 미들 스트림에 대한 정책 대안이 부족하다. 

 

여기에 공동화가 심화되고 있는 제조현장에 대한 대안이 단순히 외형적인 변화에만 치중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최근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장 잠재력과 자본력을 갖춘 쿠팡이 각종 기업 규제를 못 견디고 결국 해외 이전을 선택했다. 

 

섬유패션업계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더 이상 한국에선 비전이 없다. 기회가 된다면 본사까지 해외로 이전하고 싶다.” 

 

국내 중견 섬유패션기업 한 곳이 본사의 해외 이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업체는 이미 모든 생산 공장이 해외에 있어 본사 이전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국내 본사에 딸린 임직원들이 마음에 걸려 쉽게 결정을 내릴지 못할 뿐이다. 

 

국내 섬유업체인 S사도 지난해 국내 생산 공장을 처분하며, 사실상 탈(脫)한국을 감행했다. 앞서 해외영업부를 해외로 옮기고 국내에는 디자인 및 개발부서만 남아있을 뿐이다. 

 

솔직히 이 업체만 그럴까? 섬유업체 대표들은 입버릇처럼 “한국에선 더 이상 사업 못 해먹겠다”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치솟는 임금에 주52시간 근로제 시행에 중소제조업체들은 사실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다. 최근에는 서울시장 후보들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까지 내걸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제조업) 간 양극화만 조장한다는 우려만 낳고 있다.

 

기업을 옥죄는 규제는 매년 생겨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이 발의한 기업 규제 관련 입법안만 무려 40여개 정도.

 

소위 ‘옥상옥(屋上屋)’ 규제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리고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소식은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알려진 바처럼 각종 기업 규제에 본사 해외 이전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중소제조업체들이야 당장 해외로 나가고 싶어도 자금 여력이 없을 뿐. 자금과 여건만 맞는다면 굳이 한국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정부는 해외에 나가있는 제조업체들을 국내로 복귀시키겠다며,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탁상공론에 그칠 뿐이다. 

 

국내로 복귀시킬 대안을 찾기에 앞서 왜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지를 먼저 아는 게 급선무다. 그렇다고 정부가 그 이유를 모르지 않을 거다.

 

과거 정부가 못 했다면 현 정부라도 섬유산업이 국내 경제성장과 산업 발전에 한 기여를 인정하고 그 빚을 갚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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