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의류·신발 소싱 ‘심상치 않아’

내년 S/S시즌 의류 오더 전(7~8월)까지 ‘개점 휴업’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5/09 [10:50]

화섬에서 니트(우븐)로 전략 전환 모색

4월말로 나이키·아디다스 등 신발 오더 종료

글로벌 신발 메이커, 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소싱처 물색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베트남 현지 상황이 녹록히 않아 보인다. 지난 4월 베트남을 방문하고 돌아온 복수의 기업인들을 통해 현지 상황을 살펴봤다.

 

베트남을 다녀온 기업인들에게 현지 상황을 묻자 첫 대답은 “대부분 일감이 없어 사실상 휴업상태”였다. 현지에서의 가장 큰 고민은 일감 부족이었다. 7~8월 시즌(2023년 S/S) 오더를 받기 전까지는 휴업 상태다. 상상하긴 싫지만 만약 7~8월 시즌 오더가 없을 경우 최악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일감이 전무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현재로선 시즌 오더 여부도 불투명하다. 짧으면 시즌 오더 전까지 몇 개월, 길면 내년 상반기까지 손을 놓고 있어야 할 판.

물론 단정지을 수 없지만 복수의 기업인들이 방문한 현지 법인들이 이 같이 전망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면화가격이 최고가를 찍은 이후 2년 전과 비교해 3배 정도 올랐다. 선물가격 3배 이상 급등하면서 바이어들도 오더 진행을 머뭇거리는 모양새다.

 

① 코로나 기간 잦은 록 다운으로 인한 불안정한 공급과 납기로 인해 바이어들은 심기가 아주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바이어들이 공급업체 정리 리스트를 작성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공급업체의 재검증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국 섬유의류국의 2월과 3월 수입보고서에서 공개되었던 것처럼 우리나라가 상위 10개국에 밀려났다. 2개월 연속 10위 안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차례 보도를 통해 언급했듯이 미주 의류 오더가 줄어들고 있다. 실제 베트남 현지 생산법인장들도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통상 7~8월이면 시즌 오더가 진행된 시기임에도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다.

 

이러한 오더 감소가 짧으면 연말까지, 시즌 오더가 없을 경우에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기우는 아니듯 해 보인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기존 화섬 대신 비교적으로 단가가 높은 니트(오븐) 오더 확보에 쏠리고 있다.

 

어차피 오더라는 줄어들었고 단가라도 높은 니트가 마진 면에서 더 이득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수주 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증설이나 신설 등 투자를 검토 중이던 현지법인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재검토 또는 보류하는 분위기다.

 

② 베트남에서 신발 선오더는 이미 4월 말로 끝났다.

 

 

정확히 말하면 사라졌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신발 브랜드들이 지난해 베트남 정부의 잦은 록 다운과 봉쇄 조치에 뿔이 났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내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물가 상승에 따른 신발 소비가 줄어든 탓도 있다. NPD Group에 따르면 1분기 미국 내 여성 신발 매출은 4% 증가한 반면 남성 신발 매출은 6%, 아동 신발 매출은 12% 각각 감소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나이키, 아디다스는 베트남을 대신할 새로운 소싱처 물색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코로나 대유행 기간 발생한 손실이 기업의 잘못보다는 베트남 정부가 록다운 자제 요구를 외면하고 무리한 조치를 취한 결과라며, 베트남을 떠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는 것. 물론 지난해 이 같은 탈베트남 이전에 대해 나이키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긴 했으나 현장에선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다.

 

브랜드 입자에서 안정적인 곳으로 생산처를 새롭게 확보하겠다는 것인데 새로운 소싱국가로 꼽히는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다. 이 때문일까?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신발 제조업체들이 인도네시아 내 신발공장 증설 내지 신규 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거나 진행 중인 곳도 여럿 나타나고 있다.

 

③ 베트남의 가파른 임금 상승도 탈 베트남화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이미 7월부터 최저임금이 6% 인상된다는 베트남 정부 발표가 있었으나 이미 그전에 임금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것이 현지 법인장들의 이야기다. 이미 오늘대로 올랐다는 이야기다.

 

베트남 국가 임금 심의회는 12일 정부에 제출하는 2022년 일반노동자용 지역별 최저임금 인상안을 결정했다. 내년 12월 31일까지다.▲1지역:468만 동(+5.9%) ▲2지역:416만 동(+6.1%) ▲3지역:364만 동(+6.1%) ▲4지역:325만 동(+5.9%) 

 

④ 석탄 부족에 대체 연료로 왕겨 부상

 

 

베트남은 현재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약 3분의 1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여기에 제조업의 급격한 발전으로 코로나 발생 이전 베트남 연간 전력 수요 증가율은 10%에 달했다. 이미 2~3월 베트남 석탄 채광업체들이 문을 닫아 1분기 석탄 수급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EVN이 운영하는 4곳의 석탄 화력발전소가 당초 계약량 중 76.7%만 석탄을 공급받았다. 1분기 주요 발전소 4곳의 가동률이 설계 용량의 60~70% 수준으로 줄었다.

 

2022년 1분기 석탄 수입 가격은 톤당 220달러를 초과해 전년 대비 170%까지 치솟았다. 치솟는 가격에 공급량마저 충분치 않자 석탄 대체연료로 부상한 것이 바로 왕겨(쌀겨)다. 

 

연구에 따르면 자연 상태인 왕겨는 1㎏이 연소되면서 약 3,000㎉ 열량이 발생하지만 왕겨를 이용해 만든 녹탄 1㎏을 연소시키면 약 6,500㎉ 열량이 발생한다. 낙엽과 커피찌꺼기 등 다른 원재료를 이용해 만든 녹탄 열량도 6,500~7,000㎉ 수준이다.

 

석탄 부족에 따른 전력난으로 왕겨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마저도 부족해 왕겨 가격도 치솟았다. 현재 거래가격은 정확히 파악되질 않지만 참고로 2009년 11월 기준 왕겨 가격은 kg당 300동(한화 약 15원), 톤당 한화 약 1만5,000원 정도. kg당 2만7,524동(약 1,528원).

 

베트남 정부는 2010년부터 메콩델타지역을 중심으로 왕겨를 연료로 사용하는 ‘왕겨 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해왔으며, 2045년까지 바이오매스 발전 설비용량을 4.7GW 확대할 계획이나, 개발 잠재력은 크지 않다. 2020년 말 기준 발전 설비용량은 378㎿에 달한다. 이 중 왕겨를 활용한 100㎿급 바이오매스 발전소와 목재칩을 활용한 70㎿급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 계획이 준비 단계에 있다. 바이오매스의 잠재 발전 설비용량은 5~6GW이고, 지열은 460㎿에 달하며, 바이오가스 등 기타 재생에너지는 연구개발 단계에 있다.

 

⑤ 현지 주재원 줄이고 현지화 전략 전환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의 법인장 상당수가 교체됐다. 현지 주재원(관리직 등) 인력도 줄었다. 해외 파견 근무를 기피하는 요즘 분위기도 작용했지만 한국 관리 인력을 줄이면서 현지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중국 봉쇄, 베트남 섬유·의류 원부자재 조달 차질

 

한편 Fiber2fashion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기업들이 중국의 봉쇄조치로 인해 섬유·의류 등 원재료 공급과 수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섬유, 의류, 자동차 및 전자 제조와 같은 베트남 산업은 부품 및 원자재 수입에 문제가 있어 생산이 지연되고 납기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

 

HCM City Leather and Footwear Association에 따르면 해상으로 원자재를 수입할 수 없는 일부 회사는 육상 국경을 통해 제한된 수량으로 더 높은 가격으로 조달했다. 이에 수입원재료를 대체할 국내 원재료 공급업체를 파악하고 고품질 자재를 요구하는 발주를 피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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