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나몰라라 ‘배 불리는 은행’

5년간 12개 시중 은행, 환율 상승 환차익으로 191억 원 챙겨
기업 환차익 보호하는 ‘옵션형 상품’, 보험료율 높아 가입률 한 자릿수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9/29 [13:08]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1,400원대의 고환율 시대가 달갑지 않다. 오히려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다. 특히 과거 고환율은 수출기업에겐 호재라는 공식은 이미 깨졌다. 이에 무역보험공사가 운영 중인 환변동보험의 보험료율을 낮추는 등의 정책적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장섭(청주 서원) 의원은 무역보험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12개 시중은행은 지난 2018년~2022년 8월까지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중소·중견기업이 환율 상승으로 인해 발생한 환차이익 191억 원을 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변동 보험’은 수출·입을 통해 외화를 획득하거나 지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차손익을 제거하고 사전에 외환금액을 원화로 확정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 A가 달러당 1,000원의 환율로 환변동 보험에 가입한 경우 추후 수출대금을 받는 시점에 환율이 900원으로 떨어져도 100원의 손해를 보전 받게 된다. 반대로 100원이 상승하면 중소기업은 상승분 100원을 은행에 돌려주게 된다(환수).

 

환변동 보험은 신용도에 제한이 없고 무담보여서 영세 수출기업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3,363개(98%) 중소기업과 69개 중견기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최근 고환율 시대를 맞아 중소·중견기업들의 환차 이익분이 12개 시중은행에 고스란히 환수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161억 원이 환수됐고, 지난 5년간으로 보면 191억 원을 챙겼다. 이처럼 시중은행 수익이 늘어난 것은 환변동 보험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환변동 보험은 환율 차이로 인한 기업 이익의 환수 여부에 따라 크게 ‘일반형 상품’과 ‘옵션형 상품’으로 나눈다. 이익을 환수하는 방식이 일반형 상품, 환수하지 않는 방식이 옵션형 상품이다.

 

또한 일반형 보험료율은 0.02~0.03%, 옵션형 보험료율은 2~10% 내외 수준으로 최대 500배 차이가 난다. 결국 중소기업에 유리한 옵션형 상품은 ‘그림의 떡’이다. 실제 8월 기준으로 옵션형 상품보험 가입은 9%에 불과했다.

 

이에 이장섭 의원은 “고환율 시기에 시중은행만 배불릴 것이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도 일정부분 환차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환차익을 보장하는 옵션형 상품에 적극 가입할 수 있도록 보험료율을 낮추는 등 정책적 지원 방안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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