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가공] 에너지 리스크는 계속 된다

정부, 상반기 산업용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

TIN뉴스 | 기사입력 2023/01/02 [11:40]

 

1월 1일부터 전기요금이 9.5% 오른다. 50년 전 오일쇼크 이후 최대 인상 폭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전력공사는 2023년 1분기에 적용하는 kwh당 전력량요금을 11.4원, 기후환경요금을 각각 1.7원 각각 올린다고 발표했다.

 

적용시기는 1월 1일~3월 31일까지다.

1분기 전기요금 인상 폭은 전력량요금과 기후환경요금을 합쳐 kwh당 13.1원. 전년 4분기대비 9.5% 올랐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으로 구성된다. 4인 가구(평균 월 사용량 307kWh)는 앞으로 월 4022원(부가세·전력기반기금 미포함)을 더 낼 전망이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안은 가정용과 산업용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섬유염색가공업계로서는 눈앞이 깜깜하다.

섬유염색가공업체 A사 대표는 “원 달러 강세로 환차손익을 봤다는 뉴스를 접하면 서글프다. 남의 이야기다. 우리 같은 임가공의 경우 원자재, 가스 등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지출이 더 크다”고 토로했다. 또 “당장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다고 하니 얼마나 올릴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염색단지 중 자체 열병합발전소를 운영 중인 패션칼라조합(대구염색산단 포함)들의 경우 매년 쌓여가는 적자로 인해 갚아야 할 은행 대출금만 늘어나고 있다.

 

2022년 국내 평균 환율은 1년 전보다 13% 가까이 급등하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 바이어와 직접 거래를 제외하면 고환율에 따른 환차손익 영향이 미미하다.

 

한국은행이 11월 10일~30일까지 국내 기업 327개사(제조업, 대기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환율 상승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이슈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상승이 기업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 중 원가상승 효과(비용측면)가 매출증대 효과(수익)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 상승효과가 더 크다”고 응답한 비율이 42.6%, “매출증대 효과가 더 크다”고 응답한 비율이 34.3%였다.

 

제조업 업종별로는 대부분 매출 증대 효과가 컸으나 수입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1차 금속의 경우 원가상승 효과가 더 컸다. 결국 치솟는 제조 코스트와 적자를 줄이는 대안은 임가공료 인상이다. 하지만 수십 년 째 오른 인상률이 10% 안팎. 현 상황은 고스란히 통계로 입증된다.

 

올해로 코로나 4년차다. 1년 이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는 팬데믹, 엔데믹으로 명칭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진행형이다. 더욱 우울한 건 내년 상반기 전망이 어둡다는 것. 코로나가 펜데믹, 엔데믹으로 사회거리두기 등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소비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소위 보복소비로 증폭되는가 싶더니 다시 미국발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다. 수출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 역시 물가상승에 소비자 지갑은 굳게 닫혔다.

 

국내 제조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 주요 섬유염색단지 내 섬유염색가공업체들의 도산 내지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이름만 말하면 알만한 곳들이다. 대표적인 날염 업체, 교직물 염색 등이 문을 닫았다. 편직의 경우 환편 업체들의 직격탄을 맞았다. 소재 역시 과거 다품종 소량 아이템 업체들이 고전 중인 가운데 한 가지 아이템을 고집하던 몇 몇 곳들이 선전 중이다.

 

안산과 대구 등 국내 주요 염색단지 내 염색공장들이 연이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섬유탄소나노과에도 들어간 듯하다.

 

최근 만난 협회 관계자는 염색공장들이 폐업을 했다는데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본지를 통해 여러 차례 언급했듯 그 이유는 분명하다. 특히 미국 바이어를 고객사로 두고 있거나 대미 관련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크다. 고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자 의류소비 감소로 인해 늘어난 재고로 바이어들의 주문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에너지비용 폭등에 따른 제조 코스트 상승이 적자를 키웠다.

 

예를 들어 한 달 매출액이 1억 원이라고 가정할 때 스팀(증기열)과 도시가스(LNG·LPG 등) 지출비용만 매출액의 60%를 차지한다. 그리고 나머지로 급여, 원자재 등을 제하고 나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사실 상반기 수출과 내수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제조 코스트 상승에 따른 적자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적자가 지속되다보니 공장을 돌리면 돌릴수록 적자만 더욱 쌓여가는 상황. 결국 기업은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미국 바이어보다 가공료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의 ‘룰루레몬(Lululemon)’ 협력업체들도 상황도 비슷하다. 주문 물량이 많아 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지만 타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비용, 원자재 가격, 인건비 등으로 인해 마진 폭이 크지 않다고 토로한다.

 

분산성염료, 올해도 할당관세 적용

패션칼라연합회, 기재부 측과 협상 끝에 최종 확정

1월 1일부터 기본 관세 8%→0%로 관세 없이 수입

 

 

그나마 다행인 건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분산성 염료가 할당관세를 적용받는다. 9년 연속이다. 분산성 염료 사용 업체들은 기본 관세 8%를 0%로 수입할 수 있어 관세 부담을 덜 수 있다.

 

한국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는 2023년에도 분상성 염료 할당관세 적용을 기획재정부 측에서 요청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타 원자재 대비 수입가격 인상률이 미미해 할당관세 지정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해 연합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이에 연합회는 스팀료, 가스비 등 각종 에너지 비용이 100% 이상 인상됐음에도 여전히 임가공료 인상 폭은 10% 안팎인 점과 염색가공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이 전무한 상황임을 적극 강조하며, 기획재정부 측과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져 2023년에도 분산성염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이 최종 확정됐다.

 

분산성 엄료는 2015년부터 할당관세를 적용받아 업계의 원가절감(관세) 효과는 누적 기준 758억8,700만 원에 달한다. 연합회는 2023년도 관세 절감액 규모를 약 96억8,800만 원으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7일 ‘2023년 탄력관세(할당조정특별긴급관세) 운용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운영계획 관련한 ‘대통령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할당관세 적용품목 수는 101개다. 2018년 이래 가장 많은 수다. 신산업 및 소재·부품·장비 부문 등의 경쟁력 강화와 물가·수급 안정 등을 위해 101개 품목을 지원키로 했다. 특히 31개 취약산업에는 섬유산업 원료가 포함되어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여기에는 분산성 염료 외에도 ▲생사(3/8→0%) ▲면사(1→0%) ▲재생스테이플섬유(1→0%)도 할당관세를 적용받는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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