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섬유 분해 안 돼”…신뢰성 타격

美 SIO, 해양환경서 천연∙합성∙혼방섬유∙PLA섬유 생분해성 실험
PLA섬유, 바닷물에 14개월 담갔으나 화섬과 똑같이 분해 징후 없어

TIN뉴스 | 기사입력 2023/05/30 [09:38]

▲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에 있는 엘렌 브라우닝 스크립스 메모리얼 부두(Ellen Browning Scripps Memorial Pier)에서 연안 해역에 노출된 5가지 선택된 유형의 물질에 대한 분해 시간(일)  © TIN뉴스

 

플라스틱 오염을 차단하기 위한 대안으로 개발된 생분해 섬유가 과연 그 효용성이 있을까? 5월 24일 과학 저널인 PLOS One(Public Library of Science)에 발표된 UC 샌디에고 스크립스 해양학 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의 새로운 연구는 처음으로 천연, 합성 및 혼방 섬유가 바다에서 직접 생분해되는 능력을 추적해 그 결과를 보고했다.

 

수석 저자인 Sarah-Jeanne Royer는 Ellen Browning Scripps Memorial Pier에서 실험한 결과, 천연 및 목재 기반 셀룰로오스 직물이 한 달 안에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락트산(PLA)과 - 텍스타일 혼방의 기반 부분은 1년 이상 바다에 잠겨 있었지만 분해의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스크립스 해양학(Scripps Oceanography)의 디미트리 데헤인(Dimitri Deheyn)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을 때 이 연구를 수행한 Sarah-Jeanne Royer 박사는 “이 연구는 퇴비화 가능 또는 생분해성으로 광고되고 있는 물질이 실제로 자연 환경에서 생분해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표준화 테스트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산업 환경에서 생분해될 수 있는 것이 자연 환경에서 반드시 생분해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해양 및 환경오염 물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칠레와 케냐의 버려진 옷 더미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매립지의 놀라운 이미지는 패스트 패션의 세계적인 파급 효과를 보여준다. 직물의 약 62%(6,800만 톤)가 현재 수십 년에서 수세기동안 환경에 남아 있을 수 있는 플라스틱섬유와 플라스틱 혼방으로 만들어진다.

 

합성섬유는 또한 정기적인 착용, 세탁 중에 떨어지는 극세사로 인해 플라스틱 오염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세탁기는 극세사를 걸러내도록 설계되지 않았으며, 결국 극세사는 폐수와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에 옥수수 전분이나 사탕수수와 같은 재생 가능한 천연 자원으로 만든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잠재적인 해결책으로 판매되어왔다. PLA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시장에서 종종 생분해성, 퇴비화 가능으로 분류되는 폴리머 중 하나다.

 

▲ 해수에 담가두는 용기 등 실험장비  © TIN뉴스

 

연구팀은 유성 비생분해성 재료의 대체품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해 PLA 직물을 선택했다. 실험을 위해 ▲목재 기반 셀룰로오스 ▲천연 셀룰로오스(유기농 버진 면화 및 비유기농 버진 면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PLA) ▲유성 플라스틱(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및 폴리프로필렌) ▲폴리에스테르 및 폴리프로필렌이 혼합된 Lyocell 직물 혼방들로 모두 섬유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는 종종 재활용 섬유로 판매되는 폴리에스터 유형이다. 폴리프로필렌은 직물, 카펫, 지오텍스타일, 포장재 및 마스크와 같은 일회용 의료 직물에 사용된다.  

 

섬유 샘플은 해수면과 해저 약 10m(32피트) 깊이에 유동 용기에 담아두었다. 1주일마다 이미지를 촬영해 샘플을 검사하고 실험실에서 추가 검사를 위해 복제 샘플에서 작은 조각을 떼어냈다. 연구진은 고해상도로 섬유를 검사하기 위해 주사 전자 현미경과 섬유의 화학적 구성 및 분자 구조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라만 분광법을 사용했다. 샘플은 해수면에서 231일, 해저에서 196일 동안 지속되는 과정에서 다시 담가두었다.

 

실험이 끝난 후 샘플은 Scripps Oceanography의 Experimental Aquarium으로 옮겨져 흐르는 바닷물의 통제된 조건에 노출됐다. 천연 셀룰로오스계 섬유는 30~35일 동안 분해를 반복한 반면, 유성 및 바이오 기반 소재는 총 428일이 지나도 분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Royer는 “천연 셀룰로오스 기반 물질은 약 한 달 안에 분해되기 때문에 기존 샘플이 분해된 후 새 샘플로 교환했다”면서 “천연 셀룰로오스 기반 샘플은 5번 복제되었지만 다른 재료는 1년 이상 동일하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수석 저자인 Scripps 해양 생물학자 Dimitri Deheyn 박사는 전자현미경으로 각 섬유 크기와 구조를 측정한 결과, 천연섬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늘어지는 반면 플라스틱 섬유의 직경은 생분해의 흔적 없이 그대로 유지됐다. 

 

연구 공동 저자인 Francesco Greco 박사는 중국 노스웨스트 대학교 지질학과에서 라만 분광 분석을 통해 섬유의 구조적 화학적 분해를 관찰했고 그 결과, 셀룰로오스 기반 재료의 화학적 지문에서 중요한 변화를 발견한 반면, 바이오 및 오일 기반 플라스틱은 변화가 없었다.

 

천연 섬유 가닥을 바이오 또는 오일 기반 플라스틱 가닥과 엮는 섬유 혼방은 종종 전체 합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섬유에 대한 보다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권장된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혼방 천연 셀룰로스 기반 섬유만 분해되고 오일 기반 부분은 손상되지 않았다.

 

또한 동일한 유형의 직물을 밀폐된 실내 시스템에서 해양 환경을 복제하는 독립 회사의 폐쇄 시스템 바이오리액터에서 테스트했다. 생물 반응기는 직물을 영양분으로 사용해 미생물 활동에 의해 생성된 이산화탄소(CO)의 백분율을 측정할 수 있게 해 생분해성 측정을 위한 프록시로 사용됐다. 셀룰로오스 기반 소재는 28일 이내에 완전한 생분해된 반면 유성 및 바이오 기반 섬유는 생분해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 저자들은 “생태학적으로 유망한 재료로 판매되는 바이오 기반 PLA 플라스틱과 유성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및 폴리프로필렌이 인간이 유발한 오염의 중요한 원인이며, 이러한 재료가 자연 환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운명을 나타낸다며, 더 탐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Deheyn은 “실제로 PLA와 같은 바이오플라스틱은 접두사 'bio'를 포함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환경에서 생분해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Royer는 “극세사 플라스틱 오염에 대해 우려하는 소비자는 구매하는 재료에 유의해야 한다”며 “우리 모두는 옷을 더 적게 구매해야 하고, 의류 교환 및 아무것도 사지 않는 그룹과 같은 품목을 재활용하는 순환적이고 지속 가능한 옵션을 찾아야 한다. 만약 무언가를 사야 한다면 메리노, 울 또는 셀룰로오스 기반 소재와 같은 천연 고품질 소재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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