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협력업체들에게 관세 부담을 나누자는 갭(GAP Inc.)과 미국 백화점 ‘JC Penney 등 미국 바이어들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는 판매자가 물품을 선적 항구까지 운반하는 비용을 포함한 가격을 부담하는 FOB(Free On Board·본선 인도 조건) 인하 등의 요구도 포함됐다.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관세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경우 소비자 반발 등 소비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미국 바이어들이 오롯이 안고 가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매체 보도에 따르면 갭의 경우 4월 초 홍콩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관세 부담을 나누자고 요청했다. J.C.Penney도 FOB를 5% 이상 할인해줄 것을 요청하며, 주문 수량이 늘어날 경우 더 낮추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미국은 베트남 46%, 방글라데시 37%, 인도네시아 32% 등 아시아 주요 생산거점에 상호관세률을 적용하고 있다.
갭의 경우 2023년 기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의 의류 소싱 비중은 각각 약 29%, 18%. 이후 2024년 10월 기준, 베트남 21.3%, 인도 17.5%, 인도네시아 11.6%,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각각 7.6% 등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비중이 83%에 달했다. 반면 중남미 과테말라는 4.8%에 불과했다. 타겟의 경우 3월 기준 중국 상품이 30%를 차지했다. 이는 2017년 대비 60%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다.
나이키의 경우 2023년 회계연도 기준, 신발 전체 생산량의 50%를 베트남에서 생산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 각각 27%, 18%를 생산한다. 베트남의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의류 부문 역시 베트남에서 29%를 생산한다. 중국과 캄보디아에서 각각 18%, 16%를 생산한다.
국내 의류 OEM 등 제조사 역시 평균 마진율이 5~15%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문제다. 일부 전문가들은 “FOB 5~10% 인하 시 이익 대부분이 잠식되고, 관세 20% 부담 시 실질적인 적자 전환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영원무역(의류)의 경우 방글라데시 70%, 베트남 20%, 한세실업(의류) 베트남 50%, 기타 동남아시아 25%, ㈜화승엔터프라이즈(신발)은 베트남 60%, 인도네시아 30%로 75~90% 정도 동남아시아 지역에 해외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주요 수출국가 중 미국 비중은 각각 60%, 85%, 23%로 이 중 한세실업은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다.
그렇다고 과테말라 등 중남미 이전이 쉽지 않다. 기업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기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과의 숙련도 차이, 정치적 리스크, 인프라 부족 등 현실적 한계가 많다.
다음으로 또 하나의 변수는 ‘환율 리스크’다. 트럼프발 상호관세 발표 이후 글로벌 관세 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4월 8일 기준 1,471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의류 OEM 등 수출기업들에겐 외화환산손실과 외환차손 규모 확대로 이어져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세아상역㈜의 경우 2024년 외화환산손실 규모는 399억2,356만 원으로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었고, 한세실업㈜ 역시 고환율 영향 탓에 영업비용 감소와 영업외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5.4%, 47.2% 급감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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