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재활용 소재 사업화’ 출사표

40년 만에 독립 사업부 ‘네볼드’ 설립…폐기물 회수 산업화 목표
소재 파트너 3곳, 재활용 섬유 전용 ‘개방형 B2B 플랫폼’으로 통합

TIN뉴스 | 기사입력 2025/06/18 [09:29]

 

 

프랑스 샤넬(Chanel)이 재활용 명품 소재의 가공 및 공급을 전담하는 독립 법인인 ‘네볼드(Nevold)’ 설립했다. 네볼드는 Never Old의 줄임말로 샤넬이 장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메티에 다르(Metiers d'Art) 부문을 설립한 1980년 대 이후 40년 만에 완전히 독립된 사업부가 출범하게 됐다.

 

다만 기존 장인 정신 포트폴리오와는 달리 네볼드는 소재에 집중한다. 파투(Patou)의 前 CEO이었던 소피 브로카르(Sophie Brocart)가 이끄는 이 새로운 사업부는 샤넬의 기존 소재 파트너 세 곳인 아틀리에 데 마티에르(L'Atelier des Matières), 필라튀르 뒤 파크(Filatures du Parc), 오센틱 머티리얼(Authentic Material)을 재활용 섬유를 위한 ‘개방형 B2B 플랫폼’으로 통합한다. 

 

샤넬에 따르면 네볼드의 목표는 폐기물 회수를 산업화하고 이를 활용해 ‘미래의 소재를 발명, 생산, 구조화하는 동시에 재활용 섬유를 접목해 명품의 우수성을 충족하는 것’이다.

 

샤넬 패션 부문 브루노 파블로프스키(Bruno Pavlovsky) 사장은 “완제품으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수명이 다한 소재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샤넬은 팔리지 않은 제품을 폐기하지 않았으나 아직 그 제품의 잠재력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스템도 갖추지 못한 가운데 네볼드가 바로 그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네볼드는 샤넬의 자체 아틀리에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브랜드의 폐기 자재도 매입할 예정이다. 샤넬은 궁극적으로 업계 전체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고급 재활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샤넬은 단순한 패션 하우스를 넘어 잠재적인 상류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캐시미어, 실크, 울, 가죽 등 명품의 가장 귀중한 자원이 기후 변화, 공급망 병목 현상,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고품질의 추적 가능한 소비 후 투입재를 생산하는 능력은 어떤 핸드백 브랜드보다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희소성에 기반 한 산업에서 이는 드문 움직임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명품 브랜드들은 공급업체를 영업 비밀로 보호해 왔다. 하지만 네볼드는 순환형 소재의 스위스처럼 개방형 플랫폼으로 홍보되고 있다. 이러한 개방성은 이념적일 뿐만 아니라 전략적이기도 합니다. 샤넬은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공급자가 됨으로써 가치 사슬의 초기에 진입할 수 있으며, 인증된 지속가능 소재에 대한 수요 증가로부터 잠재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출시는 패션계 최상위 계층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더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한다. 케링, LVMH, 리치몬트, 그리고 스텔라 매카트니부터 프라다까지 각 브랜드는 모두 재활용 및 업사이클링 이니셔티브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에 출시된 LVMH의 ‘노나 소스(Nona Source)’는 디자이너 브랜드에 재고 원단을 재판매한다. 구찌의 ‘오프 더 그리드(Off the Grid) 라인’은 재생 소재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대부분 소규모로 진행되거나 내부 운영에 국한되어 왔다.

 

반면, 네볼드는 ‘기반 시설’이다. 샤넬이 이전에 개별적으로 투자했던 소재 회수 사업을 통합하여 상업적 틀을 제공한다. 필라튀르 뒤 파크(Filatures du Parc)는 유럽 최고의 재활용 원사 공장 중 하나다. 

 

오센틱 머티리얼(Authentic Material)은 가죽 조각을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전환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라틀리에 데 마티에르(L'Atelier des Matières)는 샤넬이 2019년 섬유 폐기물 처리를 위해 개발한 시설이다. 이제 통합된 이 시설들은 네볼드 처리 엔진의 핵심을 이루게 될 것이다.

 

장웅순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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