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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스토어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의 인기는 이미 예견대로 가로수길 등의 전처를 밟아가고 있다. 임대료와 건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 올해 4월 성수동 37평 구건물이 약 130억 원에 팔렸다. 평당 3억5,0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역대 최고가다. 성수동 1가 16-48에 위치한 지상 3층 규모 건물로 1970년에 지어졌다. 올해 4월 처음으로 평당 3억 원에 거래가 성사된 케이스다. 불과 15년 전 평당 2,000만~3,000만 원 수준에서 10배가 뛰었다. 참고로 임대 조건은 보증금 5억 원에 월세 약 2,700만 원 수준이다.
# 동연무장길(성수동2가 269-224) 이면 코너에 위치한 토지면적 58.09평/연면적 119.42평 지하 1층/지상 3층 건물(경수식당)도 올해 7월 108억 원(평당 1.85억 원)에 팔렸다. 특히 근처에 젠틀몬스터와 무신사 신축사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가치 상승 기대가 높은 곳이다.
# 한식 냉면 프랜차이즈 업체 ‘육쌈냉면’은 성수동 꼬마빌딩 단기 투자로 1년 만에 27억 원에 차익을 거두었다. 신축이나 리모델링 없이 단순 보유만으로 벌어들인 시세 차액이다. 육쌈냉면은 지난해 5월 59억5,000만 원에 매입한 성수동2가 일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10.42㎡ 규모로 1970년 준공해 1985년 리모델링한 꼬마빌딩이다. 육쌈냉면은 매입한지 1년 2개월 만인 올해 7월 86억8,500만 원에 팔았다.
4개 상권으로 구성된 성수 상권
성수 상권은 크게 ▲연무장길 ▲뚝섬역 ▲성수역 북단 ▲서울숲 상권 4개로 구분된다. 성수동 2가에 1.26㎞ 길이로 조성된 연무장길 상권은 성수의 대장 상권으로 불리며, 인근은 젊은 창업자와 브랜드 유입이 활발해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특히 이 지역 건물 매입을 고려 중이라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명 리테일(전시 등) 및 식품, 패션 브랜드 기업을 사옥을 추전하고 있다. 다만 임대료 수준이 매우 높고 한 블록마다 시세가 바뀌어 정확한 임대료 시세 예측이 쉽지 않다.
반면 뚝섬역 상권은 블루보틀 1호점을 필두로 카페, 디저트 업장이 활성화된 상권이다. 향후 F&B,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중심으로 상업 공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팝업 스토어 과밀화로 인한 소비자 피로감, 급증하는 폐기물 그리고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 등으로 인해 상권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하락세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이에 대형 쇼핑몰 등 다른 상권으로 팝업 스토어 트렌드가 이동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팝업스토어 운영비용 대비 실질적인 매출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상권 가치 하락에 대한 경고, 소비자의 피로도와 상권 포화도로 팝업 스토어의 중심이 성수동에서 대형 쇼핑몰 등 다른 상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건물주, 팝업 전용 리모델링 및 단기임대 선호
2024년 말 성수를 제외한 서울 주요 상권의 리테일 공실률은 약 16.6%다. 반면 성수동 상권 공실률은 2020년 2.5%에서 2024년 말 2.9%로 전년 동기대비 2.6%p 상승했다. 여전히 서울 주요 상권 평균 공실률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가로수길, 홍대입구 등 주요 상권의 사례처럼 임대료 폭등을 가져왔다. 성수동의 올해 1분기 임대가격지수 상승률은 109.1%로 압구정과 용산을 제치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가장 인기 있는 연무장길은 전용면적 28㎡ 건물 1층 임대료가 월세 2,400만 원에 달하며, 평당 약 280만 원 수준이다. 이는 서울 평균 임대료인 평당 약 17만 원의 16개가 넘는 금액이다. 건물 전체를 통으로 임대하는 경우 월세가 보통 1~2억 원까지 올라가며, 가장 비싼 곳은 보증금 25억 원에 월세 2억5,000만 원까지 치솟은 매물도 있다.
이러한 임대료 폭등은 단기 임대 계약 방식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의거, 임대료 인상률을 연 5%(보증금의 100분의 5)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동 법 제16조에 따라 ‘일시 사용을 위한 임대차’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 단기 임대차 계약이라도 일시 사용이 명백하지 않다면 해당 기간을 1년으로 보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으나. 팝업스토어처럼 명확한 단기사용 목적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러한 이유로 건물주들은 장기 임대 대신 팝업스토어와 같은 단기임대로 전환하면서, 팝업 전용 임대만 늘어났다.
성수동 팝업스토어 대관료는 2024년 기준 300평 규모 대형 건물을 일주일 대관료가 1억~2억 원에 달한다. 주말 3일 대관료는 1억 원을 넘는다. 성수동의 주요 팝업 스토어 1일 기준 대관료는 300만 원(약 21평)~1억1,500만 원(400평)에 달한다. 성수 대표 명물 ‘신발제화점’ 사라져
임대료 폭등에 지역 점포들이 사라지고 있다. 성수동 상권 점포 수는 2022년 2분기 2만321개에서 2024년 2분기 1만9,686개로 2년 새 약 700개 가까이 사라졌다. 특히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성동구 골목상권 기준 신발 일반 점포 수는 2023년 2분기 99개에서 2024년 2분기 93개, 2025년 2분기 94개로 100개를 밑돌고 있다. 이들이 떠나고 난 자리엔 무신사, 젠틀몬스터, 디올 등 대기업이나 대형 브랜드들이 들어섰다. 기존 신발 수제화 매장이나 공장은 카페나 팝업 스토어 전용 매장으로 바뀌었다.
임대료 폭등과 골목상권 소멸을 방지코자 성수동의 관할 지자체인 성동구는 2016년부터 ‘지속가능발전구역’을 지정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이후 2023년 8월 10일에는 추가적으로 성수동 일부(1-1, 1-2, 2-1, 2-2) 225만0470㎡ 면적을 지정했다. 서울숲길 일부 지역에 대기업 프렌차이즈 가맹점 입점을 제한하고, 임대료 안정을 약속하는 이행협약을 체결하면 건물 신증축 시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정책을 내놓았으나 법적 구속력이 약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은 임대료가 저렴한 낙후지역이 발전을 시작으로 입소문과 자영업자 등 유입 → 유동인구 증가 → 지역가치와 임대료 상승 → 원주민과 자영업자 등 이탈이 이어지면서 최종적으로 지역 정체성을 상실하고 상권이 쇠퇴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그러나 성수동에 부는 대형 개발 바람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더욱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부영그룹, 삼표그룹, 크패프톤 등 대기업들이 성수 내 노른자 땅에 대한 대형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성수 내 주요 대형 부지들이 호텔, 레지던스, 리테일, 오피스,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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