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섬유기계 부품 전문기업 그로쯔베커르트(Groz-Beckert)가 싱가포르 엑스포에서 열린 ‘ITMA Asia + CITME 2025’에서 자사 6대 제품군(니팅·위빙·부직포·터프팅·재봉·방적)의 최신 하이라이트와 혁신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 전시는 ‘정밀성·효율성·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에너지 절감과 생산성 향상, ‘편성’ 기술의 진화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부문은 니팅(Knitting)이었다. 그로쯔베커르트는 LCmax™ 원형편침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선보였다.
독자적인 물결 모양의 샹크(Shank) 구조를 적용해 최적의 에너지 효율성, 마찰 저감과 열 발생을 최소화했으며, 손쉬운 취급성을 보장하여 최소한의 에너지 소비로 최대의 성능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속 편성에서도 안정적인 루프 형성과 공정 효율을 동시에 확보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기반의 원형(대형) 니팅/편직기 제조·솔루션 기업 PAILUNG과의 협력을 통해 공동 개발한 두 가지 새로운 편직 시스템 트랜스퍼 니들(Transfer Needle)과 컴파운드 니들(Compound Needle)도 공개돼 역시 눈길을 끌었다.
트랜스퍼 니들 ‘Vo-Spec. 94.41-30 G 0010’ 모델은 단 0.30mm의 니들 두께와 0.15mm의 최정밀 사양의 얇은 트랜스퍼 클립으로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동종 제품 중 가장 정밀한 제품임을 입증했다. 이 정밀도는 탁월한 루프 전달 신뢰성을 보장하며 초극세사 직물에 대한 새로운 창의적 가능성을 열어줬다.
신규 컴파운드 니들은 고속 생산 시나 까다로운 원사 가공 시에도 향상된 생산성, 공정 안정성 및 내구성을 제공한다.
스테이플 섬유 원사 적용 분야에서는 SAN™ SF 니들과 SNK SF 싱커 조합이 공정에서 오염 축적을 줄이고 세척 주기를 늘려줘 전반적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솔루션으로 제시됐다.
플랫 니팅(Flat Knitting) 영역에서는 촘촘한 루프를 위해 설계되어 기술 및 의료용 섬유에 이상적인 타이트 루프용 SAN™ TT, 불규칙한 효과의 원사 가공을 위해 개발되어 복잡한 디자인에서도 완벽한 직물 외관을 보장하는 이펙트사 대응 SAN™ FY 두 가지 특수 니들이 주목받았다.
레그웨어(Legwear) 부문에서는 극도의 내구성과 정밀도로 섬세한 스타킹 생산에 최적화되어 있는 dur™ 니들이 전시됐다. 이를 보완하는 새로운 시스템 부품으로는 균일한 루프 전달과 완벽한 원단 마감을 보장하는 토 클로징(toe-closing) 구성 요소 등이 포함됐다.
워프 니팅(Warp Knitting) 분야에서는 확장된 모듈 제품군과 피에조 자카드(Piezo-Jacquard) 기계를 위한 혁신적인 신형 가이드 니들이 공개되어, 루프 형성에 있어 정밀성, 안정성 및 효율성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정밀 부품으로 완성도 높인 직조 솔루션
직조(Weaving) 부문에서는 리드(Reed)와 KnotMaster 결속기 등 핵심 부품군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준비 공정과 액세서리의 정밀성과 신뢰성이 직물 생산의 품질과 효율성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 선보였다.
이 포트폴리오에는 힐드 프레임, 힐드, 워프 스톱 모션, 드롭 와이어, 리드가 포함되어 있으며, 모두 주요 직조 기계와 호환되고 패션, 홈, 산업용 섬유 분야의 다양한 요구 사항에 맞춰 설계되었다.
특히 기술적으로 정밀한 치수 관리와 다양한 활용으로 높이 평가받는 그로쯔베커르트 리드에 중점을 두고, 고속 생산이나 복잡한 산업용 직물 제조 모두에 대응할 수 있도록 완벽한 실 가이드와 결점 없는 결과를 보장한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더 스마트하고 빠른 날실 준비를 위해 설계된 KnotMaster 매듭 기계로 자동 기능, 직관적인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LED 조명 및 모듈식 설계를 갖춰 가동 중단 시간을 최소화하고 작동을 단순화해 현장 결속 작업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면과 폴리에스터부터 아라미드와 유리섬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지원하여 다양한 생산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사 대비 차별 요소로 꼽혔다.
부직포·터프팅·재봉·방적 분야에서도 기술 업그레이드
부직포(Nonwovens) 부문에서는 전통적인 니들링 및 카딩 응용 분야 모두를 위한 첨단 솔루션을 선보였다. 펠팅 니들을 위해 새로 개발된 바브(Barb) 디자인은 마모성이 높은 섬유의 니들링에 최적화되었으며, 벤토나이트 매트 작업 시와 같이 마모를 줄이고 막힘을 최소화해 고난도 비직물 공정의 안정성을 높였다.
카드 의류(Card clothing) 분야에서는 SiroLock™ plus 워커 와이어 및 도퍼 와이어를 포함한 InLine 시리즈의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특수 형상은 기계 가동률을 높이고 부직포 생산 공정 전반에 걸쳐 일관된 고품질 카드링을 보장한다.
터프팅(Tufting) 분야에서는 카펫, 욕실 매트, 인조 잔디 등 터프팅 바닥재용 정밀 설계 게이지 파트 시스템이 공개됐다.
이 시스템은 니들 및 루퍼 모듈, 리드 핑거 모듈, 터프팅 나이프 등으로 구성되며, 모든 부품은 완벽한 조화와 최대 정밀도를 위해 설계되었다. 재료와 부품 간의 최적화된 정밀한 조합을 통해 터프팅 바닥재의 탁월한 성능과 표면 품질, 내구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재봉(Sewing) 부문에서는 고급 재봉 분야의 요구를 충족하도록 맞춤 제작된 고기능 섬유용 SAN™ 시리즈 특수 니들이 전시됐다. 특히 에어백, 안전벨트 등 고강도 재질을 위한 SAN™ 17 모델은 열 발생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설계돼 고속 봉제에서도 침 파손을 줄였다.
SAN™ 5.2는 에어백과 같은 기능성 섬유에 적합하며, 뛰어난 안정성과 안정적인 루프 픽업 기능을 제공하며, SAN™ 6은 데님과 같은 직물에 이상적이며, GEBEDUR™ 코팅으로 내구성이 향상되었다.
SAN™ 10 및 SAN™ 10 XS는 정밀한 바느질이 필요한 얇은 니트 및 섬세한 소재에 적합하며, SAN™ 17은 바늘의 열 축적이 중요한 고속 또는 고밀도 소재 재봉을 위해 개발된 최신 혁신 제품으로 마찰과 열 발생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설계돼 에어백, 카시트, 안전벨트, 백팩과 같은 제품의 고속 봉제에서도 침 파손을 줄여 원활한 작업을 보장한다.
또한 그로쯔베커르트의 특허받은 INH(Ideal Needle Handling) 디지털 품질관리 시스템은 안전하고 추적 가능하며 효율적인 니들 관리를 위한 디지털 솔루션으로 니들 분배 카트 및 반품 박스와 같은 하드웨어와 INH@site, INH@office, 그리고 새로운 확장 기능인 INH@Stock, INH@Routine, INH@API 등의 소프트웨어 도구를 통합하여 창고 관리, 문서화 및 API 연동까지 지원하는 시스템 통합 솔루션을 위한 향상된 기능을 제공한다.
방적(Spinning) 부문에서도 더 긴 수명과 유지 보수 비용 절감을 위해 설계된 유지 보수가 필요 없는 실린더 와이어를 출시했다.
또한, 미세 원사 가공에 최적화된 향상된 회전 탑과 견고한 신형 알루미늄 프로파일을 적용한 고정 플랫을 선보여, 방적 공정의 모든 단계에서 정밀성과 안정성, 생산 효율, 내구성, 신뢰성을 모두 개선한 업그레이드로 섬유 제조 전 공정을 아우르는 완성도를 보여줬다.
“정밀함으로 완성하는 지속가능 생산”
그로쯔베커르트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부품 전시가 아니라, 섬유 생산 전 과정의 효율화와 지속가능성을 위한 통합 플랫폼을 보여주는 무대였다”며 “고객이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높은 품질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로쯔베커르트, TKM, 솔리디안으로 구성된 그로쯔베커르트 그룹의 계열사인 그로쯔베커르트는 건설 및 복합 소재 산업을 위한 공정 핵심 섬유 정밀 공구, 산업용 절단 솔루션, 그리고 섬유 생산 및 강화재 분야에서 세계적인 시장 선도 기업으로 편직, 제직, 부직포, 터프팅, 재봉, 방적 등에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 8억3,900만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활동 중인 약 9,400명의 임직원이 섬유산업의 핵심 기술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회사는 ‘정밀공정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확고히 하며 전 세계 섬유 제조업체들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각에서 곡면으로…니팅 효율 20% 바꾸는 결정적 전환”
“지금 니팅 산업의 변화는 아주 단순합니다. 각이진 구조에서 곡면 구조로 넘어가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ITMA ASIA + CITME 2025 싱가포르 전시장에서 만난 그로쯔베커르트 코리아 황윤태 기술영업/마케팅 부장은 이번 전시의 핵심을 이렇게 정리했다. 바늘 디자인의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그는 이를 생산성·효율·친환경성까지 동시에 바꾸는 구조적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마찰 면적을 줄이는 것, 거기서 모든 게 시작된다”
황 부장이 강조한 기술의 핵심은 LCmax™ 원형편침에 적용된 곡면 설계(Curved Body Design)다.기존 각진 바늘 구조를 곡면으로 바꾸면서 실린더와의 마찰 면적을 최소화했고, 그 결과 약 20% 수준의 효율 개선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마찰 면적이 줄어들면 기계 온도가 떨어지고, 기계 온도가 떨어지면 오일 사용량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바늘 수명도 길어지고요. 결국 하나의 설계 변화가 연쇄적인 긍정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기계 온도는 최대 20%까지 감소하며, 이는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친환경 생산 방식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해당 기술은 이미 다수의 환경·효율 관련 인증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LS는 과거, LCmax는 현재이자 미래
그로쯔베커르트의 바늘 명칭은 형태 설계의 진화를 그대로 담고 있다. LS(Light Speed)는 옆면을 연마해 마찰을 줄이던 과거의 기술, 반면 LC(Loop Control)max는 바디 자체를 곡면으로 설계한 현재이자 미래의 기술이다.
“미엔더(Meander) 타입처럼 선이 움직이는 구조에서는 워킹 렝스 전체가 마찰 구간이 됩니다. 하지만 곡면 설계에서는 ‘점’이 움직이기 때문에 마찰 구간이 훨씬 짧아지죠.”
이 구조적 차이가 바로 효율 20% 개선의 근본적인 이유다.
“기계는 그대로, 바늘만 바꾸면 된다”
현장 반응이 뜨거운 이유는 기존 설비에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캠 교체나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 없다.
“기존 기계에 그대로 적용 가능합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투자를 할 필요가 없고, 엔드 유저는 바늘만 교체하면 됩니다. 약간의 서차지는 있지만 거의 기존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해당 기술은 마이어(Mayer) 및 유럽계 기계에는 이미 적용돼 있으며, 한국형 환편기에는 아직 상용화 단계 전이다.
컴파운드 니들 + 슬라이더, 플레이팅 에러를 지우다
이번 전시에서 또 하나의 핵심은 컴파운드 니들(Compound Needle) 기술이다. 기존 래치 니들이 아닌, 슬라이더가 별도로 래치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로, 원사와 바늘의 접촉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래치 니들은 진동하면서 원사와 접촉하는 면적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슬라이더 방식은 접촉을 최소화해 루프 형성을 훨씬 안정적으로 만듭니다.”
그 결과, 특히 스판(Core-spun yarn) 플레이팅 에러가 거의 사라진다. 엘라스탄이 겉으로 튀어나오거나, 바닥면에서 육안으로 확인되는 불량이 획기적으로 감소한다.
현재 이 기술은 VANGUARD PAILUNG과 공동 개발돼, 50RPM 고속 운전을 기준으로 실제 전시장 시연이 진행 중이다.
“게이지 경쟁은 끝났다, 이제는 기술 구조 경쟁”
황 부장은 니팅 산업의 경쟁 구도가 이미 바뀌었다고 진단한다.
“과거에는 누가 더 고게이지를 먼저 상용화하느냐가 경쟁이었습니다. 하지만 32~36게이지에서 시장은 멈췄고, 그 이후엔 생산성 경쟁으로 넘어갔죠.”
문제는 이 생산성 경쟁의 승자가 이미 중국이라는 점이다. 설비, 볼륨, 속도 경쟁에서 한국은 점점 밀려왔다는 현실적인 평가다.
“이제는 기계 RPM을 올리는 것도 한계가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늘 쪽에서 다시 한 번 해보자’고 계속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중국보다 2년만 먼저 가도 의미 있다”
황 부장의 목표는 명확하다. 중국이 상용화하기 전에 한국이 먼저 이 기술을 적용하는 것.
“중국은 결국 따라옵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2년 정도라도 먼저 가서 시장을 선점하는 겁니다. 그 2년이 한국 업체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시간입니다.”
이를 위해 그는 단순히 기계 제조사와의 협업을 넘어, 엔드 유저의 실제 현장 적용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MOQ라도 만들어서 실제로 써보셔야 합니다. 수요가 발생해야 기술이 상용화되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습니다.”
현장 반응 “기계를 사고 싶다”
전시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정우, 세왕, 약진, 덕산 등 주요 생산처의 결정권자들이 직접 기술을 확인했고, 일부는 PAILUNG 기계 도입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현장에서 ‘이 기술을 빨리 느껴보고 싶다’며 기계 구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반응은 분명합니다.”
현재 기술은 PAILUNG 기계에 우선 적용됐지만, 황 부장은 금용, 삼에스 등 한국 기계 제조사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한국형 컴파운드 니들’로 확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건 기술이 아니라 방향성이다”
인터뷰 말미, 황 부장은 이 기술을 이렇게 정의했다. “이건 단순한 신제품이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방향성입니다.”
각에서 곡면으로, 마찰에서 효율로, 속도에서 구조로. 그로쯔베커르트가 제시한 이 작은 변화가 한국 니팅 산업의 다음 장을 열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 <저작권자 ⓒ TIN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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