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합발전소, ‘수소(H2)’에 빠지다

반월패션칼라조합, ㈜안산수소에너지 설립 및 슬러지 가스화 추진
대구시 ‘탈탄소화 이행 전략’…대구염색공단 수소연료발전 설비 교체 추진
부산패션칼라조합, ‘수소연료전지’ 플랜트 도입 검토 및 대안 마련 중

TIN뉴스 | 기사입력 2022/08/22 [09:10]

 부산해운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 TIN뉴스

 

현재 국내 10개 염색단지(조합) 중 청정연료로 수소에너지를 가장 먼저 채택한 곳은 반월패션칼라산업단지(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이사장 구홍림)다. 지난 달 투자목적회사(SPC)인 ㈜안산수소에너지(대표 구홍림) 설립 및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본격 수소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반월염색단지의 경우 국내 최초로 폐수 슬러지에서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수소생산플랜트’다. 안산 반월 수소생산플랜트 사업은 안산 반월 염색단지 내 폐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슬러지의 가스화를 통해 연간 2만2,000톤 규모의 수소를 비롯해 이산화탄소, 스팀 등을 생산하는 친환경 프로젝트다. 국내 최초로 폐수 슬러지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회수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탄소 중립에도 기여한다.

 

국내외에서 화공, 발전 등의 다양한 플랜트 수행 경험이 있는 한화건설은 지난해 부생수소를 활용한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대산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하는 등 수소에너지 분야의 경험이 풍부하다. 이 발전소는 50㎿규모로 연간 40만MWh의 전력을 생산해 충남지역 약 16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한다.

 

반월패션칼라조합은 수소생산플랜트 시공사인 한화건설과 사업을 추진하며, 재무적 투자자로서 현대차증권은 금융주관 및 사업자문, 삼천리자산운용은 금융지원과 사업자산 관리를 담당한다.

 

뒤이어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사장 김이진)이 수소에너지 연료 채택을 거론했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의 경우 공단 자체 운영권이 대구시로부터 위탁을 위임받았다는 점에서 여타 패션칼라조합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지역 공약 중 ‘대구염색산업단지 탈탄소화 이행’ 전략으로 ‘섬유염색산업단지 첨단화’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대구시 관련 7개 공약 중 하나가 바로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를 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로의 교체다. 결국 대선 공약이 이행될지 그리고 홍준표 대구시장의 의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뒤늦게 부산(신평)패션칼라산업단지(부산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이사장 김병수)도 수소에너지 연료화 대열에 합류했다.

 

수소연료전지

 

 

수소와 산소의 반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 수소 연료전지 발전은 미세먼지의 주요 물질인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분진 등이 발생하지 않아 대표적인 친환경 발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2020년 6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2018년 8월 16일 세계 최초로 초대형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에 착공했다. 전체 사업비가 약 2550억원에 달하는 이 발전소는 충남지역 약 17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40만MWh의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한화에너지는 이 사업을 위해 2018년 1월 한국동서발전, ㈜두산, SK증권과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인 대산그린에너지㈜를 설립했다.

 

이 발전소는 한화토탈 대산공장의 나프타분해설비(NCC)에서 나오는 수소를 추출해 산소와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부생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초대형 연료전지 발전사업으로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다.

 

‘수소 연료전지발전’은 연료가 가진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직접 전기에너지와 열에너지로 변화하는 장치다. 양극(+)에 공급된 수소는 수소이온과 전자로 분리되고, 수소이온은 전해질층을 통해 음극(-)으로 이동한다. 전자는 외부회로를 통해 음극으로 이동한다. 

음극 쪽에서 산소이온과 수소이온이 만나 결합하면 H2O 즉 물이 생성되고 동시에 전기와 열이 만들어 진다.

 

‘수소연료전지’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인산염 연료전지(PAFC)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 등 총 3가지 종류다. 이 중 열병합발전 대응과 열공급이 가능한 것은 ‘인산염 연료전지’다. 두산퓨얼셀이 대표적인 브랜드로, 국내 연료전지발전소에서 주로 사용 중이다. 다른 1,200℃ 또는 700℃ 이하에서 작동하는 것과 비교해 인산염 연료전지는 250℃ 이하로 낮은 온도에서 작동한다. 반면 효율은 3종류 중 70% 가장 낮다. 주촉매는 ‘백금’이다.

 

 

롤모델 ‘부산 해운대 연료전지발전소’

LNG보다는 수소연료전지, 효용성과 경제적 측면에서 최적

 

부산패션칼라조합의 벤치마킹 대상은 2017년 8월말부터 부산그린에너지㈜(대표 염동섭)가 해운대구 좌동 집단에너지공급시설 내 가동 중인 부산 해운대 지역난방의 열 공급원인 ‘부산 해운대 연료전지발전소’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가동 이전에는 부산시 해운대 지역은 이전까지 쓰레기 소각장 폐열(무상 30%)과 도시가스(LNG) 연료 사용 보일러(70%)로 열공급 시설을 운영해 지역난방을 공급했다.

 

그러다 생활폐기물 연료화 발전시설 건설 및 해운대 쓰레기 소각장 노후화로 소각기 2기 중 1기가 폐쇄됨에 따라 무상 수열 열량은 반으로 줄고, 지역난방 열 공급시설 생산단가는 21% 인상됐다. 이러한 열 생산 단가 인하를 위해서는 저렴한 대체열원 확보가 시급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찾은 것이 ‘연료전지 발전사업’이었다.

2012년 부산시는 한국수력원자력㈜ 측에 연료전지사업 발전 사업을 제의하고 이듬해 7월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쳤다. 2015년 한국수력원자력㈜, ㈜부산도시가스, 제일모직(現 삼성물산이 함께 2015년 특수목적법인(SPC) 부산그린에너지(주)를 설립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을 추진했다. 그리고 총 사업비 1,808억 원(시비 118억 원과 민자 1,690억 원)이투입되어 2017년 완공됐다. 참고로 타인 자본으로 신한은행 등이 참여해 70%를 부담했다.

 

해운대 연료전지발전소에는 수소연료전지 총 70대가 운영되고 있다. 최대용량이 30.8㎿로 국내 최대 도심 규모다. 수소연료전지 1대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연료 개질부’와 화학반응을 통해 열을 얻어내는 ‘연료 전지부’, 그리고 안정적인 전기로 변환시키는 ‘전기 제어부’로 구성되어 있다.

 

70대 수소연료 전지는 연간 25만MWh 전기를 생산하며,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100℃ 이상의 열을 온수로 만들어 연간 24만Gcal(기가칼로리)의 난방열을 생산한다.

 

해운대구 좌동 주민들이 사용하는 전력의 77%를 생산하고, 해운대 신시가지 주민 4만4,000여 세대에 난방열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연간 약 3만 톤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와 함께 전기효율 47%, 열효율 포함 80%로 기존 유연탄 대비 최대 50% 연비 향상효과가 있다.

 

부산패션칼라조합은 열의 온도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부산패션칼라조합 열병합발전소에서 공급하고 있는 스팀 온도는 160℃, 수소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100℃ 열에 60℃만 올리면(昇溫) 수요처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팀 적정온도가 된다.

 

부산패션칼라, “친환경 전환 쉽지 않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용역보고서, 신재생에너지 전환비용만 300~1,200억 원

“대출 여력 없어. 결국 조합사 부담”…재원 마련 위한 대안 마련 촉구

 

8월 11일 오후 부산 사하구 부산패션칼라조합 회의실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주최하는 ‘탄소배출 저감 사례 창출 방안수립 용역 완료 보고회’가 열렸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사장 김학도·이하 ‘중진공’)이 부산패션칼라조합 열병합발전소의 청정에너지 연료 전환을 골자로 한 용역보고서를 의뢰했고, 두 달간 진행된 보고서 작성 결과를 부산패션칼라조합 측에 알리는 자리였다.

 

김현우 중진공 ESG진단기술처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5월 중진공과 중기중앙회가 체결한 ‘중소기업 탄소중립 및 ESG경영 지원 업무협약’ 후속조치의 일환”이라면서, “이번에 마련한 표준방안은 부산패션칼라산업단지뿐만 아니라 유연탄 열병합 발전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다른 산업단지에도 적용이 가능해 영세사업자로 이뤄진 산업단지의 탄소중립 이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회에는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ESG진단기술처, 중소기업중앙회 제조혁신실 등 기관 관계자 13명이 참석했다.

 

부산(신평)패션칼라산업단지는 1990년에 조성되어 현재 섬유염색가공업체 50개사가 입주해 있다. 자체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해 연간 14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어 탄소 감축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중진공은 부산패션칼라조합의 연간 탄소배출량 중 90%를 차지하는 연료용 유연탄을 저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표준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액화천연가스(LNG) 전환 시 기존 대비 약 41% 저감, 바이오매스는 약 90%까지 탄소배출 저감효과를 추산했다.

 

반면 연료비용은 유연탄 대비 최대 2.1배 증가하고, LNG의 경우 전환비용만 약 310억 원이다. 수소연료전지의 경우는 1,200억 원 정도다.

 

산 넘어 산 ‘재원 마련’과 ‘스팀공급단가’

2024년부터 집단에너지 탄소배출권 구입해야…연간 약 9억 원 정도

 

연료 전환사업 추진의 핵심은 ‘스팀공급단가’와 ‘재원 마련’이다.

우선 과연 청정에너지 전환 시 기존 유연탄 가동 시보다 스팀공급단가가 얼마나 오를지 아니면 내려갈지 여부다. 부산패션칼라조합 측도 LNG 또는 수소 연료전지 전환 시 기존 유연탄보다는 가격이 높다는 정도는 인지하고 있다. 그 인상 폭이 과연 수요처인 업체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인지가 쟁점이 될 것이다. 여기에 용역보고서는 연료비용도 유연탄 대비 약 2.1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음으로 기존 설비를 LNG 또는 수소연료전지 등의 청정에너지 설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300~1,200억 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 부산시는 “지원 여력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번 용역보고서의 발주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측도 “300억 원 정도까지 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이 각각 분담해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겠지만 300억 원이 넘어갈 경우라면 우리로서도 지원할 여력이나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부산패션칼라조합은 “환경적 측면에서 유연탄 대신 청정에너지 연료로 전환해야 하고 우리도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적 측면에서는 청정에너지 전환 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적 문제를 조합과 조합사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면서 “일단 이번 용역 보고서 내용을 검토한 후 추가적인 보완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탄소배출권이다.

집단에너지사업법 제2조제3호에 따라 집단에너지 사업자를 3차 계획기간 초기 3년간 무상할당 특례 대상에 포함시켰으나, 2023년 말로 유예기간이 종료된다. 따라서 2024년부터는 직접 탄소배출권 할당량의 약 10%를 경매를 통해 구입해야 한다.

 

부산패션칼라조합의 경우 연간 약 9억 원 정도를 추산하고 있다.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2020년 9월 수립된 ‘제3차 계획기간 국가배출권 할당계획 수립’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집단에너지 사업자에게 2023년 말까지 무상으로 배출권을 할당해왔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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