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공장 기피하는 亞 청년들

공장 대신 카페·호텔 등 서비스직 선호
제조기업들, 청년인력 잡으려 안간힘…초저가 시대 저물어

TIN뉴스 | 기사입력 2023/08/08 [16:08]

▲ 베트남 의류조제조업체 Un-Availiable 사내 활동_출처 홈페이지  © TIN뉴스

 

국내 청년인력들의 제조공장 기피 현상이 아시아 국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의류 소싱지인 베트남 20대 청년들의 공장 기피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는 8월 6일자 보도(초저가 시대가 위협받다, The Era of Ultracheap Stuff Is Under Threat)를 이 같은 현상을 진단했다. 특히 베트남 의류제조업체를 사례로 꼽았다.

 

2004년에 설립된 Un-Available(이하 ‘UA’)은 글로벌 스트리트웨어 및 패션 브랜드를 선도하는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의류 제조업체다. 최근 UA는 직장 내 복지 확대 차원에서 사내 카페, 무료 요가 수업 등을 개설했다. 여기에 한 달에 한 번 팀원끼리 맥주를 마시거나 볼링을 칠 수 있도록 시간도 보장해주고 있다. 이는 제조업 기피로 청년인력 구인난에 시달리던 끝에 20대 직원들의 취향에 맞춘 시도다.

 

공동 설립자인 폴 노리스는 “인스타그램을 하고 사진작가가 되고, 카페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20대 인력은 훈련 도중 이탈하거나 몇 년 안에 그만 둔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제조공장 기피 현상은 베트남 뿐 아니라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 전역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세대교체에 따른 인식 변화다.

 

아시아 청년층은 부모 세대보다 교육수준이 높고, SNS 등 소셜미디어에 익숙해져 점점 공장에서 일하기를 거부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또 아시아 청년층이 부모 세대보다 자녀를 적게 낳거나 늦은 나이에 출산하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소위 ‘인구 황금기’는 6~59세 노동인구 수가 노동인구의 두 배인 시기를 지칭한다. 베트남의 경우는 2007~2039년이다. 2036년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황금기 세대를 활용하지 못할 경우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출산, 결혼이 늦어지면서 20대부터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나 고정적인 수입의 필요성을 덜 느끼면서 공장보다는 쇼핑몰이나 호텔 같은 서비스 직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취재진도 4~5년 전 베트남 진출 봉제업체 A사 사장으로부터 이 같은 사례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4년 차 베트남 여성 직원이 갑작스럽게 사표를 내고 퇴사를 한 것. 성실하고 똑똑해서 급여를 올려주겠다며, 어르고 달랬지만 쉽사리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3~4달이 지나 호치민 내 유명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퇴사한 그 직원과 맞닥트렸다. 사장은 조용히 바깥으로 불러 이유를 물어봤다. 직원은 “공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식당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고 팁 등 수입도 두 배 이상  많아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는 것.

 

WSJ는 이러한 변화가 아시아 공장의 임금 인상을 불렀고, 이는 해외로 수출되는 물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베트남 공장 임금은 2011년 이후 2배로 올라 한 달에 320달러 수준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나이키, 마텔 등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WSJ는 1990년대 이후 30년 간 아시아 공장의 값싼 노동력에 의지해온 전 세계 초저가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러나 아시아 지역을 대체할 남아시아 등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물류 기반이 열약해 대체 소싱지로는 아직까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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