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섬유 첫 수출, ‘플러스로 출발’

전년동월대비 8.5% 증가…주요 수출국 오더소싱 회복
공급망 재편·의류 소싱 감축·중국산과의 저가 경쟁 심화

TIN뉴스 | 기사입력 2024/02/07 [09:10]

 

2024년 새해 첫 수출 실적이 공개됐다.

15대 주요 수출품목 중 섬유를 포함해 13개 품목이 증가했다. 특히 섬유품목은 전년 동월대비 8.5% 증가한 8억6,900만 달러다. 지난해 11월(9억5,800만 달러)과 12월(9억3,300만 달러)과 비교하면 9억 달러에 못 미치긴 하나 주요 수출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중국 등 주요 수출 시장 내 의류 판매가 늘어나고, 소싱 오더 회복에 따른 편직물 등 주력 소재 수출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1월 1일~25일까지 주요 수출국가인 아세안이 9.6% 증가한 2억2,000만 달러, 중국이 70.5% 증가한 1억1,000만 달러, 미국이 6.8% 증가한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5대 유망 소비재’인 패션의류 1월 수출액도 2억 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26.5% 증가했다.

 

각종 전망 지표들이 작년보다 올해가 더 힘들 것이라는 전망들로 업계와 산업이 움츠러든 분위기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워낙 지난해 수출이 나빴던 탓에 기저효과가 아닐까 싶어 조심스럽다.

 

베트남 공장 가동률이 점차 회복되는 분위기다.

최근 만난 수출 기업들은 베트남에서 일부 발주가 있다는 소식들이 전해지곤 있으나 지켜볼 일이다. 베트남 직영 공장을 둘러보고 돌아온 A업체 관계자는 “한국 기업 3~4곳 정도가 3월까지 오더를 확보했지만 4월 이후는 상황을 알 수 없다고 전해 들었다. 그나마 가동률이 4~5일 정도였던 공장들도 6일까지 돌리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리 오래 갈 것 같진 않다”면서 “작년 대비 가동률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미주 바이어들이 오더 물량을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에 캐파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더 물량 감소와 더불어 가격도 난제다.

B업체 관계자는 “일부 미주 바이어의 경우 기존 공급망 내 유통업체들을 정리하고 대신 설비를 갖춘 제조업체 위주로 재편했다고 들었다. 문제는 대놓고 중국 가격을 요구하는 데 결국 중국산 가격에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은 예를 들어 원사, 편직, 염색업체 3곳이 바이어에게 개런티를 주고 물량을 일정 부분 수주해 각자 순비용을 정한 이후 3곳에서 각각 감가를 해 전체 캐파 물량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도저히 이런 형태로도 맞추긴 어렵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원단 소싱업체 관계자 역시 “만약 국내 원사부터 봉제까지 국내에서 생산한다고 가정할 경우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 차이는 최대 200%다. 즉 2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데 이를 감수하고 국산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여기에 지난해 중반부터 에너지 가격이 차츰 내려가고 있긴 해도 섬유염색가공업계에겐 여전히 제조비용 중 에너지 비용은 큰 부담이다. C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으로 제조비용이 늘어나면서 손익분기점은 매년 올라가고 있다. 최근에는 가스 가격이 내려가나 싶더니 공업용수가 20% 이상 가격이 올랐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지난해 섬유염색업계의 난제였던 스팀료 가격은 여전히 큰 부담이다.

 

타겟, 의류소싱 베트남→중미로 확대

나이키 신발, 중국 철수 → 공급업체, 인도네시아로 이전

 

 

미국 등 글로벌 바이어들의 공급망 재편에 따른 소싱국가별 오더물량 변동이 심상치 않다.

타겟(Target Corporation)이 최근 베트남에 대한 의류 소싱을 현 수준에서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고 협력사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과테말라 등 중미 지역으로 소싱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타겟은 앞서 지난해 2월 백악관 발표 자료를 통해 중앙아메리카 지역 공급업체와의 관계 확대를 위해 2033년까지 엘살바도드, 과테말라, 온두라스에서 지출을 3억 달러 늘리기로 약속한 내용이 확인됐다. 이어 지난해 11월 멕시코 지역 소싱 관련 관리자 채용목록을 게시하면서 멕시코 시장 전략 진출을 암시하기도 했다.

 

수출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과의 지리적 인접성에 따른 딜리버리 단축이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 중미 국가 중 사회주의나 공산국가 등은 우선 배제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선 코로나 기간 베트남 정부의 잦은 셧 다운으로 인해 바이어들의 납기 지연 등 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앙갚음이라는 시각이다. 한마디로 ‘미운 털이 박혔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공급망 분석가들은 베트남의 고숙련공 부족과 가파른 물가 상승(인건비) 등을 이유로 꼽는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베트남의 노동생산성은 189개국 중 124위다. ‘노동생산성’은 투하된 일정한 노동력과 그것에 의해 얻어진 생산량과의 비율로 노동자 1명이 일정기간 동안 산출하는 생산량 또는 부가가치를 나타낸다.

 

한편 나이키(Nike, Inc.)는 올해 1월 1일부로 중국 신발 생산(소싱)을 접었다.

나이키의 신발 공급업체 중 하나인 대만계 푸첸(Pou Chen)은 지난해 11월 말로 중국 장쑤성 양저우 바오이 신발공장을 폐쇄하고, 인도네시아로 이전을 결정했다. 바오이 공장은 푸첸의 중국 현지 법인으로 2006년부터 컨버스(Converse) 운동화를 생산·납품해왔으나, 나이키의 결정에 따라 1월 1일부로 컨버스 주문은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이전됐다.

 

나이키는 올해도 부진한 소비자 수요에 맞춰 재고 수준을 유지하는 동시에 가능한 매출과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향후 3년 간 제품 카테고리 단순화, 공급망 효율성 개선, 자동화 강화, 규모별 운영 한계비용 절감, 관리계층 축소, 조달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이익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들이 포함됐다.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가 지난해 12월 실적 발표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판촉 환경과 신중한 소비자 행동을 고려해 주요 프랜차이즈의 시장 공급을 줄이는 계획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나이키 재고는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과 외신 보도 등을 접하면서 올 한해도 녹녹치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앞선다. 대부분들의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더 강도 높은 인력 감원과 사업 재편을 통해 수익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한편에선 위기를 기회 삼아 새로운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들도 드러나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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