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선순환은 곧 ‘지속가능순환경제’

EU의 지속가능·순환섬유 전략에 우리 기업 철저한 대응 필수
섬산련, ‘폐섬유 리사이클 기술개발 동향 세미나’ 주최
“지숙가능 순환경제 구심체 ‘SCT포럼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

TIN뉴스 | 기사입력 2024/04/18 [10:59]

 

유럽발 환경 규제 시행을 앞두고 섬유나 의류 등 버려지는 폐기물에 대한 리사이클 기술에 대한 학계와 업계의 관심이 높다. 이에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이하 섬산련)는 4월 16일 섬유센터 17층 중회의실에서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폐섬유 리사이클 기술개발 동향 세미나”를 주최했다. 

 

세미나에는 TP그룹(舊태평양물산), ㈜영원무역, 효성티앤씨㈜, SK지오센트릭㈜,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관련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해 섬유패션 제품의 자원순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리사이클은 마치 완성한 레고블록을 

다시 부수고 재조립하는 것과 같다.”

 

▲ (좌)숭실대 신소재공학과 곽영제 교수/벨기에의 폐의류 자동·선별 분류 시스템 개발업체인 Valvan의 디터 위투크(Dieter Wittouck) 대표  

 

먼저 숭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곽영제 교수는 “리사이클은 마치 어렵게 조립해 완성한 레고 블록을 부수어 버리고 다시 조립하는 것과 같다. 얼핏 보면 바보 같은 짓이고, 비효율적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탄소중립, 순환경제라는 글로벌 이슈로 인해 반드시 리사이클을 통한 순환경제 구축을 해내야 한다”면서 “섬유산업을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존 의류제품에 심미성과 편리성을 위해 부과하던 각종 가공기술을 덜어내고 다시 자연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소재와 공정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형 경제적인 섬유산업은 ‘원료→생산→사용→폐기’로 마무리되는 선형 경제에서 폐기물을 수거해 다시 재활용해 제품으로 만드는 순환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의류 제품 대부분이 ‘폴리에스터+면+스판덱스’ 등 3종 이상의 소재로 혼방되어 있고, 여기에 염료, 가공제 등이 첨가되어 있어 이를 선별하고 분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관건이다.

 

① 현재 의류에서 염료 및 가공제를 제거하는 기술로는 ▲(네덜란드 Loniqa Technologies社의 ‘Magnetic smart process’) 액체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염색된 폴리에스터 섬유에서 염료를 분리 ▲유·무색 구분 없이 모든 PET를 수거한 뒤 자기장과 촉매를 이용해 착색염료를 제거 ▲(프랑스 Axens社의 ‘Rewind PET 공정’) 특별한 분리정제 단계들이 포함된 글라이콜리시스(glycolysis) 기반의 해중합 기술로, 분리정재 단계에서 PET 폐기물에 들어있는 색소와 염료를 포함한 모든 유기, 무기 불순물들을 제거 ▲(일본 테이진) 폴리에스터 의류로부터 스판덱스, 염료 등 이소재 제거한다. 처리제를 통해 PU탄성섬유를 팽운(물질이 용매를 흡수해 부푸는 현상)시켜 화학결합을 끊고 용해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② 혼방섬유에서 면, 스판덱스 등을 분리하는 기술로는 ▲(미국 Circ社의 ‘The pattented recycling technology’) 열수공정(Hydrothermal process)을 이용해 폴리에스터와 면 소재를 분리 ▲(호주 TU Wien社의 'Elastane separation process') 용매를 이용해 폴리에스터나 나일론으로부터 스판덱스 성분을 선택적으로 용해한다.

 

③ 현재 가장 많은 분리기술은 해중합으로 10개 이상이 넘는다. 해중합을 이용해 폴리에스터, 나일론을 분리한다. 이외에도 면섬유 재활용 기술로는 스웨덴 기업 리뉴셀의 ‘Circulose’로 폐의류를 분쇄하고 단추, 지퍼 등의 부속품을 제거, 탈염 공정을 거쳐 슬러리로 되고, 불순물과 비셀룰로스 소재는 분리된다.

 

NIR·RGB카메라 활용한 소재·컬러 분류 및

‘Trimclean™ 활용한 지퍼·단추 등 부자재 제거까지

 

▲ 의류폐기물을 근적외선 및 RGB카메라를 이용해 소재와 컬러별로 분류/선별하는 기술인 Fibersort™  

 

벨기에의 폐의류 자동·선별 분류 시스템 개발업체인 Valvan의 디터 위투크(Dieter Wittouck) 대표는 최근 유럽의 폐의류 규제 동향 및 자사가 개발한 의류 분류·선별기술인 ‘Fibersort™’와 소재 내 불순물 제거 기술인 ‘Trimclean™’을 소개하고 강연 이후에는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AI를 활용한 소재별 혼용률을 판별하는 데모키트를 시연하기도 했다. 

 

‘Fibersort™’는 인공지능(AI)에 기반 해 의류 소재와 색상을 파악하고, 의류만을 분류하는 기술로, 북서유럽 내 의류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결성된 ‘Fibersort Project’를 통해 개발됐다. 

 

먼저 벨트 시작점에 의류폐기물을 감지하는 카메라 장착 로봇 팔이 의류폐기물을 집어 컨베이어벨트 위에 올려놓으면 벨트를 타고 의류폐기물이 이동한다. 컨베이어벨트 위에 놓인 의류폐기물들은 1초당 1개 속도로 근적외선(NIR) 카메라와 RGB 3색 카메라를 통과하게 된다. 근적외선 카메라는 소재를, RGB카메라는 색상을 파악해 선별·분리한다.

 

이때 소재는 AI로 학습된 근적외선 분광법(NIRS)을 기반으로 울, 폴리에스터, 아크릴, 비스코스, 나일론 등의 섬유 구성을 분석하며, 총 15가지 소재를 파악할 수 있다. 근적외선 분광법은 가시광선과 중적외선 사이에 존재하는 800~2,500㎚ 범위의 근적외선 빛을 이용해 유기화합물의 정량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다음으로 의류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인 단추, 지퍼 등의 부자재를 제거한다. 이때 Valvan의 ‘Trimclean™’을 이용한다. 금속탐지기가 컨베이어벨트 위를 지나가는 의류폐기물에서 금속 성분의 부자재 유무를 파악한다.

 

Dieter Wittouck 대표는 “향후 3년 이내에는 EU의 지속가능·순환섬유 전략에 따른 에코디자인 규정(ESPR),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등 환경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폐의류 리사이클에 대한 한국 업체들의 준비가 지금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Valvan의 데모키드, 옷을 올려놓으면 모니터로 소재 성분을 확인할 수 있다.  © TIN뉴스

 

한편 이번 세미나는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로 의류폐기물에 대한 규제가 EU를 중심으로 강화됨에 따라 ‘의류의 선순환’에 중점을 두고 ‘국내외 폐섬유 리사이클 핵심기술 개발동향’과 ‘유럽의 폐섬유 리사이클 현황 및 폐의류의 자동 선별·분류 시스템’을 소개하는 등 정보를 제공했다.

 

섬산련 관계자는 “폐의류 관련 규제가 섬유패션업계에 위기로 여겨질 수 있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또 다른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며 “지난해 12월 출범한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포럼(SCT)의 순환생태계 분과 활동의 일환으로 금번 세미나를 기획했으며, 정부 및 업계와 협력하여 지속가능 순환경제의 구심체 역할로 SCT 포럼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

섬유패션산업 발전과 함께하는 경제전문 언론 TIN뉴스 구독신청 >

이 기사를 후원하고 싶습니다.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인터넷 신문사 'TIN뉴스' 발전에 쓰여집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포토뉴스
까스텔바작, ‘봄 필드’ 스타일 공개
1/5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